야당탄핵... 노무현시대의 개막...

by KG posted Mar 22, 2004
"87체제의 주역 앞에 냉엄한 검증이 기다릴 것이다"

보고> 彈劾政局... KG 시국토론회 / 040316


지난 3월16일, KG는 출범 이후 최초로 시국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 날 (송파갑으로 많은 인원이 빠져나갔음에도)
모처럼 KG 대회의실을 메운 열 셋 참가자들은,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사태와 급격한 정치지형의 변화를 맞이하며,
때로는 격정을 때로는 예리한 분석을 쏟아내며
향후 정국을 예의주시하고 기민하게 대처할 필요성을 공감하였습니다.

아래에 KG 시국토론회의 요지를 싣습니다.
읽어보시고 비록 당일 참가하지 못하셨더라도,
추후 KG의 진로를 잡아나감에 긴요한 말씀과 지적을
기탄 없이 꾸준히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정리보고가 늦어진 점,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길...

참석자>
강성룡, 김경아, 박종화, 손종도, 永樂, 윤여진, 이왕재,
이윤주원, 이호준, 진월, 최배근, 하태경, 홍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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彈劾政局... KG 시국토론회 정리보고


2004년 3월12일, 드디어 우려했던 초유의 사태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KG에서는 작년 여름께부터 대통령과 의회권력의 치킨게임이 일상화되고,
이로 말미암아 헌정중단의 사태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심각한 경고를 발했습니다.
결국 17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가 실종되고 대통령은 탄핵되었습니다.

이미 갈 길을 잃은 대한민국에 드리운 먹장구름은
매일 밤 비치는 광화문 촛불로 해결할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서 그 길을 찾아야 하겠습니까?
다소 긴장되고 비감한 분위기에 네 분 회원이 운을 뗍니다.


손종도> "야당탄핵을 자초했다.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 대통령과 의회권력에 관한 국민정서는 양비론이었다.
그런데 이를 야당탄핵으로 격화시킨 당사자는 국민정서를 가벼이 여긴 야당 자신이다.
이미 국민의 의식수준과 자발성은 2004년에 있는데,
그 앞에서 노대통령 1/10화법으로 대통령탄핵의 면죄부를 청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총선 이전에 스스로 심판을 자초한 야당은 겸허히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하태경> "구보수의 퇴장과 정치의 신진대사"

- 탄핵 자체가 반민주적이다. 사소한 관행을 문제삼아 법적 안정성을 파괴해선 곤란하다.
대통령의 유도를 떠나 스스로 무리수를 둔 허물을 먼저 질정해야 한다.
당 지도력의 위기를 외부에 돌려 일거에 해결하려고 너무나 큰 도박을 걸었다.
그로 인해 친노 반노의 대결구도가 일시에 반민주 야당탄핵국면으로 돌변했다.
자업자득이다. 차라리 솔직하게 대통령의 선동정치와 의회적대행위의
위험성을 경고했더라면 이리 되지 않았을 것이다.

- 여하튼 17대 총선을 계기로 한국정치의 구조적 변화를 목도하게 되었다.
구보수가 퇴장하고 386을 위시한 신세대가 전면에 등장하게 되었다.
앞으로 국가운영의 현실과 무능한 386세대 사이의 갈등이 부단히 표출될 것이다.
수구보수의 퇴장 그 다음 순서는 수구좌파일 수도 있다.

- 그리고 구보수가 물러난 자리를 신보수가 차지하게 될 것이다.
구보수와 달리 신보수는, 탈냉전 전후세대이며 시장경제 세대이고
미디어 인터넷 세대이다. 이들과 386세대가 무엇이 다른가.
추후 예의주시할 대목이다.


이왕재> "비전 없는 노무현 시대, 포스트 노무현을 시급히 준비해야..."

- 극단의 대립이다. 한 달 잔여임기의 국회의원들이
4년 남은 대통령을 탄핵하냐는 분노와 차라리 하야하는 게 낫지 않냐는 경멸이,
서로 엇갈리며 소통불능으로 굳어져가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늘 죽을꾀만 내는 야당의 자충수로 '대통령 탄핵'이 아닌 '야당 탄핵',
공정선거가 아닌 선거투쟁의 장으로 바뀌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아직도 야당은 그리도 저주하는 대통령과 여당의 여론 형성 메커니즘을 도통 모른다.

- 인터넷에서 들끓은 화제를 공론화하는 마당은 라디오다.
라디오의 주 청취증은 말 그대로 여론형성계층이다.
그리고 이를 받아 마지막으로 이슈화 하는 곳이 TV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방송사를 찾아가 윽박질러봤자 무엇을 얻을 수 있겠는가.
이미 야당에 익숙한 상수로서의 이슈는 예전에 사라졌다. 한심할 따름이다.

- 또 하나 코드문제다. 지금 상황을 주도하는 여론은 광화문의 여론이다.
이들은 앞서의 메커니즘을 충실히 밟을 뿐아니라 세대의 동질성을 갖고 있다.
80년대 유행한 '해방 전후사의 인식' 그 레벨의 역사인식과 가치관을 견지하고 있다.
그들에게 대통령의 그 어떤 잘못보다 더 중차대한 惡은
친일로부터 이어지는 '역사적 혐의'이다.

- 그 앞에서 대통령의 1/10 화법은 용납될 지라도 야당
특히 한나라당의 변명은 통할 수 없다.
이를 놓고 이념논쟁 할 생각을 한다면 한나라당의 장래는 없다.
거꾸로 보수로서 그 혐의를 대한민국의 정통성 補修의 문제로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래야만 대한민국의 보수는 민족사적 정당성을 얻을 수 있다.
민족문제에서 늘 변명해야 하는 보수가 어떻게 정치적으로 살아남길 바라는가.

- 이미 대의제 정치에 관한 불신은 전국을 휩쓸고 있다.
설사 대행체제를 통해서 살아나려 해도 치밀한 그물망 안에서 몸부림칠 공간조차 없다.
오래 전부터 국정의 연속성에 관한 한 고건-반기문-이헌재 시스템으로 대비를 해놓았고,
대변인 역할은 강장관이 도맡을 터인데 장군도 멍군도 부를 처지가 못 된다.
야당은 서서 죽을 수밖에 없다. 그게 살 길이다. 당분간은 노무현 시대가 될 것이다.

- 우리의 고뇌는 포스트 노무현이다. 80년대의 자원은 노무현이 독점할 것이며,
정적의 힘을 빌어 거꾸로 자신의 정치기반을 확립하는
현란한 영도예술을 누구도 이기기 어렵다. 그러나 대중동원의 정치는
곧 도래할 국가경제의 위기나 통일 국면 앞에서 빛이 바랠 것이다.
누군가 포스트 노무현의 국가 비전과 이정표를 준비하고 정치집단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

- 무력한 보수세력의 절망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기독교신당? 보수신당?
윤리 도덕의 바탕을 갖춘 리더그룹과 새로운 세대의 감성이 만나는
희망의 공간이 절실하다. 아울러 그 곳은 민족적 자긍심과 세계적 비전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주체 형성의 장이 되어야 한다.


최배근> "상이한 평가 필요... 앞으로 87체제의 주역, 냉엄한 검증이 기다릴 것"

- 탄핵정국에 대한 평가는 두 개의 상이한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하나는 구문화에 기초한 구세대(한나라당과 민주당)가 새로운 시대와
얼마나 커다란 갭을 갖고 있는가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으로
낡은 세대와 문화의 퇴장을 의미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그들은
노무현 정권에 대한 비판을 자신들에 대한 지지로 착각하는 결정적 우를 범하였다.

- 사실, 그들과 노무현은 다른 세상(상이한 단위)의 존재들이다.
이것이 과거 김대중 정권과는 가능했던 적대적 공존관계가
노무현정권에서는 성립하지 않은 이유이다.
이는 지역갈등을 중심으로 분리와 배제의 정치를 하였던 구세력과
오늘날의 시대정신인 통합을 내세운 노무현정권과의 차이에서 비롯한 것이다.

- 그럼에도 다른 차원의 평가가 필요하다.
이는 노무현정권이 새로운 역사와 시대정신에
얼마나 충실한가에 대한 평가로 탄핵을 둘러싼 양비론의 성격이 아니다.
노무현 정권이 새로운 문화의 상징으로서 의미를 갖기에,
그리고 또 그런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역사적 기능이 소멸된 구세력의 문제와 별개로
노무현 정권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양비론으로 이해하는 사람에게 미래를 기대할 수는 없다.

- 노무현정권은 새로운 문화의 출현의 상징임에도 지난 1년간 보여준
노무현 정권의 모습은 여전히 낡은 문화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었다.
탄핵을 반대하는 70% 국민 중 40%의 노무현정권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노무현정권의 몫이기 때문이다.

- 새로운 시대의 바람을 업고 등장한 노무현정권에게 요구되는 역사적 과제,
이는 낡은 문화에 안주하는 구세대의 청산과는 다른 차원의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4.15 총선을 통해 역사적 소명을 다한 낡은 세대는 무대 뒤로 퇴장할 것이고,
87체제의 주역들은 우리당으로 그리고 민노당 등으로 새로운 무대에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냉엄하게 검증받게 될 것이다.
이들에게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책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토론>

永樂) 대의제 정치의 위기가 우려된다. 지난 1년 의회를 배제하고
직접 대국민 정치를 해왔다. 이번에도 국회의장의 간곡한 협상요청에 '피곤하다'
일언지하에 거절한 사람이 노대통령이다. 탄핵 전 날 기자회견을 봐라.
그건 대통령이 아닌 투쟁위원장의 모습이다.
의회주의를 무력화하는 제왕적 권력의 전횡이 불임정당의 자충수보다 더욱 위험하다.
국민정서를 무시한 야당 탄핵과 다른 차원에서, 415 이후를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

이윤주원) 정치의 금도가 있다. 대통령 탄핵은 레드라인을 넘어선 도발이다.
안정지향 보수정당이 어떻게 정치적 위기국면을 조성하여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가.
시민혁명을 비난하며 그와 똑같은 방식으로 혼란을 조성하는 자들을
보수세력이라 부를 수 없다. 지금은 국가에 대한 책임을 방기한
보수세력의 심판에 단호해야 할 때이고, 노무현 세력에 대한 견제의 힘 또한
이 과정을 거쳐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

박종화) 의회권력의 횡포에 관한 국민의 분노는 비등하다.
이는 낡은정치에 대한 혐오이자 교체의 의지다. 탄핵을 주도한 민주당의 이야기다.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 매 한가지다" 얼마나 무책임한가.
비록 노대통령의 문제가 많으나 낡은정치의 표본인 의회권력을 교체함이
한국 민주주의의 선결과제다. 노대통령은 21세기의 태종이 될 수도 있다.
한국인의 높은 시민의식을 볼 때 오늘의 혼란은 수습할 수 있다.
낡은 의회권력을 하루아침에 뒤바꾸는 피플파워가
완장정치에 놀아나리라 보는 건 기우다.

하태경) 노대통령은 포퓰리즘을 동원할 줄 아는 큰 승부사다.
시민혁명을 선동했지만, 친노든 NGO든 386이든 '부패한 보수'
그리고 '정통성 없는 보수'에 대한 피해의식이 신념화된 집단에게
이는 위험한 선동이 아닌 코드가 맞는 고뇌일 수 있다.
그러나 야당을 제물로 삼는 단계를 지나, 어떻게 분열된 국민을 통합하고
미래를 준비할 것인가. 그에 관한 한 아무도 준비를 않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전쟁 중이기 때문에...
누군가 준비해야 할 것이며, 그에 관해 KG도 깊은 소명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왕재) 비전도 없고 배제의 논리에 익숙한 노대통령은 태종이 될 수 없다.
기대보다 한나라당이 일찍 주저앉으면서 노캠프의 밑천도 머잖아 바닥이 날 것이다.
추후 정치적 위기는 일상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총선이 지나면
관료와 지방의 토호를 치겠다는 말이 나온다. 대중의 호응을 얻을 방법도 다양해지고
곳곳에 전선이 만들어지면서 백병전이 도처에서 벌어질 것이다.
그렇게 2006년 지자체 선거를 치르고 2007년 대선을 맞이하면,
대한민국에 무엇이 남을 것인가. 건설의 비전을 전제로 한
'질서 있는 개혁'이 이루어지도록 노대통령을 견제해야 한다.
대통령이 제시하는 선택지가 아니라, 그를 넘어서는 새로운 세력이
한국사회에 선택지를 제시해야 한다.
KG가 심사숙고해야 할 대목이다.


결론>

1) 야당은 금도를 넘어서서 야당탄핵을 자초했다.
쏟아지는 돌멩이를 피하지 말고 서서 한 번 죽어, 의연히 수구보수의 틀을 깨어야 한다.
그 다음에는 '역사적 혐의'를 벗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 대한민국 보수의 장래는 없다.

2) 그와 다른 차원에서 대통령의 승부사 정치와 시민혁명의 시대인식은 위험하다.
87년 체제의 한 축인 노대통령 세력을 견제하고
'질서 있는 개혁'을 추진할 세력의 형성이 시급하다.

3) 2004년 3월12일은 87체제의 종언을 고한 날로 기록될 것이다.
비록 87체제의 주역들이 전면에 등장했지만
이미 한국사회는 2004년의 시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냉전시대의 주역이 탈냉전시대를 이끈 역사적 지체가 반복되어선 곤란하다.
이제 국가사회의 비전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가까이는 415 이후, 멀리는 포스트 노무현의 시대는
고뇌하고 먼저 기획하는 집단의 몫이다.
그 길에 누구보다 KG가 시대의 소명으로 엄숙하게 임해야 할 것이다.


* 추후 KG의 정치토론은 일상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회원 제위의 적극적인 제언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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