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문제는 남과 북, 서로의 이해가 충돌하는 양 당사자의 문제이다. 남한에는 남한의 입장이 있고, 북한에는 북한의 입장이 있다. 이 양자를 아우르는 '민족공동체'로서의 입장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이는 추상적이고 당위적 차원의 것일 수밖에 없다.
북한의 입장은 무엇인가? 생존이다. 여전히 해결의 기미가 별로 보이지 않는 식량 위기와 경제 파탄은 나라의 목줄을 죄는 직접적인 요인이고, 친구보다는 적들에 의해 포위되고 있는 국제적 환경은 위협을 더욱 증대시키고 있다.
남한의 입장은 무엇인가? 평화번영이다. DJ 정부의 햇볕정책은 북의 생존을 보장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겠다는 의지의 산물이었다.
그런데 최근 북한은 핵보유를 공개하고, 이를 통해 생존을 보장받으려하고 있다. 이러한 한반도의 긴장고조는 남한의 입장과 충돌한다. 북한과 미국의 일촉즉발의 대결국면은 남한의 생존과 번영에 심각한 장애가 된다. 북핵 위기가 상존하는 한 동북아경제허브도, 다른 어떤 경제/사회적 시도도 대단히 힘겨운 형국에 놓일 것이다.
북한의 핵은 미국을 대상으로 한 것이면서 동시에 자신들이 주장하는 바 미국의 식민지인 남한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것은 애증의 형제국인 중국을 겨냥한 것일 수도 있다.
남한이 자신의 안전과 번영을 위해 미국에게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요구하면서도, 북한에게 핵무기 개발 중단과 폐기를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이것이 북한에게 '죽으라는 소리'가 아니다. 오히려 핵포기야 말로 북한의 유일한 생존방안이다.
생존이 보장되면, 핵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북한이 가지고 있다고들 한다. 어떻게 하면 생존이 보장될 수 있는가? 문서화된 불가침 조약? 경제 제재의 해제? 북한은 이미 미국의 어떤 약속도 믿을 수 없다고 미국 정부에 배신감을 표시한 바 있다.
생존은 보장받는 것이 아니다. 생존은 이루어내는 것이다. 어떤 문서도 어떤 조약도 그 자체로 생존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악수를 믿을 수 없다면, 핵보유는 북한의 유일한 생존 전략일 수밖에 없는가?
북한은 현시기 북한의 국가 전략을 '선군노선'에 기반한 '강성대국'으로 삼고 있다. 미국을 한반도에서 몰아내고, 자주통일 국가를 수립해서, 일본,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것이다. 핵은 이를 실현하는 중요한 도구이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로 평화적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유지하기는 어렵다. 협박은 될 수 있지만, 외교는 힘들다.
북한은 세계에서 자신이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북한은 자신이 미국의 일방주의의 희생양으로서가 아니라, 세계 유일의 반문명국이라는 오명으로 불리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병영국가, 폐쇄국가이자, 일당독재, 유일사상체제로서 조롱과 멸시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미국의 민주당이 북한에 대해 더 유화적일 것이라는 것은 심각한 오해이다. 94년 북폭을 실행하려 했던 정권이 민주당 클린턴 정권이고, 부시행정부에 북핵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냉전시기 소련에 대해 가장 강력한 '반소비에트'입장을 가졌던 것처럼 인권탄압국이자 핵보유국인 북한에 가장 적대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유럽이 미국의 일방주의에 반대하기 때문에 북한의 손을 들어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번 UN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을 주도한 나라들이 유럽의 나라들이다. 이들은 어떤 이유에서건 북한이 인권문제에 관련한 성의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심히 불쾌해하고 있다.
중국은 더이상 북한의 형제국이 아니다. 한국전쟁 당시 중국은 북한의 혈맹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등소평에게 북한은 형제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후진타오에게 북한은 이웃국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중국은 북한 경제의 유일한 활로이다. 그러나 북한의 개혁개방에 중국은 우호적이지 않다. 북한은 자신의 국가전략을 가장 중요한 나라인 중국에게서조차 인정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게 필요한 것은 더 이상 반제국주의 연대가 아니다. 중국은 WTO의 가입국이다. 이제 북한은 미국의 동아시아 패권을 저지하는 저항지대로서의 의미 말고 중국에게 인정받을 새로운 카드가 필요하다.
북한의 생존은 핵보유에서 보장되지 않는다. 국제사회에서의 생존은 협박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는다. 중국이 그러했듯이, 동구가 그러했듯이 이제 북한은 세계 경제/정치 체제의 구성원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한 자격을 갖추어야 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 북한이 남한에게 요구해야 할 것은 반미를 위한 민족공조가 아니라 체제전환을 위한 지원과 협력이어야 한다.
북한의 유일한 활로는 한국에 있다. 한국의 활로는 한반도의 평화체제 정착에 있다. 북한은 칼을 버려야 한다. 그것이 살 길이다.
북한의 입장은 무엇인가? 생존이다. 여전히 해결의 기미가 별로 보이지 않는 식량 위기와 경제 파탄은 나라의 목줄을 죄는 직접적인 요인이고, 친구보다는 적들에 의해 포위되고 있는 국제적 환경은 위협을 더욱 증대시키고 있다.
남한의 입장은 무엇인가? 평화번영이다. DJ 정부의 햇볕정책은 북의 생존을 보장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겠다는 의지의 산물이었다.
그런데 최근 북한은 핵보유를 공개하고, 이를 통해 생존을 보장받으려하고 있다. 이러한 한반도의 긴장고조는 남한의 입장과 충돌한다. 북한과 미국의 일촉즉발의 대결국면은 남한의 생존과 번영에 심각한 장애가 된다. 북핵 위기가 상존하는 한 동북아경제허브도, 다른 어떤 경제/사회적 시도도 대단히 힘겨운 형국에 놓일 것이다.
북한의 핵은 미국을 대상으로 한 것이면서 동시에 자신들이 주장하는 바 미국의 식민지인 남한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것은 애증의 형제국인 중국을 겨냥한 것일 수도 있다.
남한이 자신의 안전과 번영을 위해 미국에게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요구하면서도, 북한에게 핵무기 개발 중단과 폐기를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이것이 북한에게 '죽으라는 소리'가 아니다. 오히려 핵포기야 말로 북한의 유일한 생존방안이다.
생존이 보장되면, 핵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북한이 가지고 있다고들 한다. 어떻게 하면 생존이 보장될 수 있는가? 문서화된 불가침 조약? 경제 제재의 해제? 북한은 이미 미국의 어떤 약속도 믿을 수 없다고 미국 정부에 배신감을 표시한 바 있다.
생존은 보장받는 것이 아니다. 생존은 이루어내는 것이다. 어떤 문서도 어떤 조약도 그 자체로 생존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악수를 믿을 수 없다면, 핵보유는 북한의 유일한 생존 전략일 수밖에 없는가?
북한은 현시기 북한의 국가 전략을 '선군노선'에 기반한 '강성대국'으로 삼고 있다. 미국을 한반도에서 몰아내고, 자주통일 국가를 수립해서, 일본,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것이다. 핵은 이를 실현하는 중요한 도구이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로 평화적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유지하기는 어렵다. 협박은 될 수 있지만, 외교는 힘들다.
북한은 세계에서 자신이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북한은 자신이 미국의 일방주의의 희생양으로서가 아니라, 세계 유일의 반문명국이라는 오명으로 불리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병영국가, 폐쇄국가이자, 일당독재, 유일사상체제로서 조롱과 멸시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미국의 민주당이 북한에 대해 더 유화적일 것이라는 것은 심각한 오해이다. 94년 북폭을 실행하려 했던 정권이 민주당 클린턴 정권이고, 부시행정부에 북핵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냉전시기 소련에 대해 가장 강력한 '반소비에트'입장을 가졌던 것처럼 인권탄압국이자 핵보유국인 북한에 가장 적대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유럽이 미국의 일방주의에 반대하기 때문에 북한의 손을 들어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번 UN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을 주도한 나라들이 유럽의 나라들이다. 이들은 어떤 이유에서건 북한이 인권문제에 관련한 성의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심히 불쾌해하고 있다.
중국은 더이상 북한의 형제국이 아니다. 한국전쟁 당시 중국은 북한의 혈맹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등소평에게 북한은 형제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후진타오에게 북한은 이웃국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중국은 북한 경제의 유일한 활로이다. 그러나 북한의 개혁개방에 중국은 우호적이지 않다. 북한은 자신의 국가전략을 가장 중요한 나라인 중국에게서조차 인정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게 필요한 것은 더 이상 반제국주의 연대가 아니다. 중국은 WTO의 가입국이다. 이제 북한은 미국의 동아시아 패권을 저지하는 저항지대로서의 의미 말고 중국에게 인정받을 새로운 카드가 필요하다.
북한의 생존은 핵보유에서 보장되지 않는다. 국제사회에서의 생존은 협박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는다. 중국이 그러했듯이, 동구가 그러했듯이 이제 북한은 세계 경제/정치 체제의 구성원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한 자격을 갖추어야 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 북한이 남한에게 요구해야 할 것은 반미를 위한 민족공조가 아니라 체제전환을 위한 지원과 협력이어야 한다.
북한의 유일한 활로는 한국에 있다. 한국의 활로는 한반도의 평화체제 정착에 있다. 북한은 칼을 버려야 한다. 그것이 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