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취임 이후
평양에서는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다.
하나는 징병제의 실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채권의 발행이다.
지금껏 북한에서는 법적으로 징병제를 실시하지 않았다.
물론 그럼에도 대다수의 젊은이들은
10~13년의 청춘을 군대에서 보내야만 했다.
북한도 사람 사는 사회다.
즉 당 간부를 비롯한 고위층 자제들은 대학 다니면서 유학 가면서
얼마든지 청춘을 통째 저당 잡히는 군대의 덫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북한판 음서(蔭敍)의 특혜가 사라졌다.
앞으로 대학생들도 전부 다 군대를 가야만 한다.
그리고 50년 이후 반세기 만에 발행한 채권.
기아로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 중 노동자 넉 달 봉급에 해당하는
고액 채권을 살 이가 몇이나 있을까.
결국 평양 시민을 비롯한 김정일의 핵심 지지계층에서
장롱 속에 묻어놓은 비상금을 털어 살 수밖에 없다.
10년 뒤인 2013년에야 되돌려받을 수 있고
그 전에는 반 년에 한 번인 복권추첨 기회만 노릴 수밖에 없는,
이 투자성 제로의 채권을 사기로 한 애국자들이
이미 1백만을 넘었다고 평양의 방송은 자랑을 늘어놓고 있다.
평양이 참으로 불안하다.
단군 이래 최악의 참상인 참혹한 기아사태를 겪은 게
불과 대여섯 해 전이다.
그 때 예의 따지고 공동체도 생각하는 양심가들은
죄다 죽었다고 탈북자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그래서 지금 살아남은 건 사막에 떨어뜨려 놓아도
어떻게든 살아남을 모진 생명력을 가진 이들이고,
이들은 자신과 가족의 생존 말고는 그 어떤 관심도 없고
김정일 체제의 북한의 미래에 관한 어떠한 희망도 없는 이들이다.
탈북난민의 폭주는 그 자연스런 귀결이다.
그렇다면 김정일의 살 길은 무언가.
선군정치로 압축되듯 오로지 군을 비롯한
자신의 지지계층을 확고히 틀어쥐는 방법 밖에는 없다.
그런데 지금 김정일은 대단히 위험한 모험을 하고 있다.
김일성과 달리 이미 핵정치의 카드를 다 써버려
더 이상 벼랑끝 외교의 승부수를 기대하기 힘들다.
나아가 워싱턴은 기획망명이나 현금유입의 차단 등
"외곽을 때리는" 비정규 수단으로 압박을 본격화하고 있고,
3일간 송유 중단으로 보듯 후진타오의 베이징도
더 이상 혈맹으로서의 의리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
그런데 마지막 보루인 자신의 지지계층을 옥조이면
도대체 어떻게 주석궁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생각인지 모를 일이다.
왕국의 충성스런 신민들인 평양 시민들조차
북한 밖의 세계에서 보면 고행에 가까운 '고난의 행군'이 일상인데,
마지막 그들의 자산까지 징발하면
그건 곧 충성심의 증발을 야기할 수도 있다.
자식들을 평민들과 같이 군대에 보내야 하고
장롱의 비상금마저 장군님이 가져가시겠다면,
평양 시민들에게 낡아빠진 훈장 말고 무엇이 남겠는가.
혹여 김정일이 '총폭탄의 장막'에 갇혔을 수도 있다.
두만강까지 쫓겨가며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고
쟁쟁한 이념의 선배들마저 숙청하며 몸소 왕국을 세운 아버지와 달리,
구중궁궐보다 더 은밀한 주석궁에서 평생을 산 김정일은
특유의 영민함은 있을 지 몰라도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순간
혈로를 여는 고독한 운명의 결단을 내릴 수 있을 지 자못 우려가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권고하고 싶다.
당신들 스스로 말했듯이,
세상에 믿을 건 제 민족 밖에 없다.
우리는 민족의 장래와 서울의 안전을 걸고 모험할 생각이 없다.
설사 당신이 밉더라도 당신의 붕괴를 바라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서울과 손을 잡고 당신의 살 길을 찾아라.
지금 워싱턴과 베이징은 전혀 아쉬울 게 없다.
당신의 패를 이미 다 보았고,
당신을 3자회담이란 예비 다자 틀에 묶어 놓았으며,
당신의 예상되는 추가조치 하나하나마다
평양시민의 쌈지와 주석궁의 금고를 마르게 할 실질적 추가조치를
별로 표시나지 않고 고요하게 취해나갈 것이다.
베이징을 믿지 말라.
이미 베이징은 평양의 대가(大哥)로서 인정을 받았으며,
그 이니셔티브에 흠이 가지 않는 한 애 탈 이유가 하나도 없다.
그렇다고 덤비겠는가.
꼭지만 잠그고 국경만 봉쇄하면
평양의 발전소와 북한 전역의 장마당은 문을 닫을 텐데 말이다.
더 이상 퇴로가 없다.
그 어떤 측근들도 믿지 말라.
당신이 믿을 곳은 오로지 서울 밖에 없다.
시간을 무한정 끌지 말라.
그건 환갑 넘은 당신에게도 위험한 도박일 뿐더러,
서울을 너무 지치게 만드는 일이다.
이미 국민의 정부를 기망한 전력이 있는 당신.
우리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평양에서는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다.
하나는 징병제의 실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채권의 발행이다.
지금껏 북한에서는 법적으로 징병제를 실시하지 않았다.
물론 그럼에도 대다수의 젊은이들은
10~13년의 청춘을 군대에서 보내야만 했다.
북한도 사람 사는 사회다.
즉 당 간부를 비롯한 고위층 자제들은 대학 다니면서 유학 가면서
얼마든지 청춘을 통째 저당 잡히는 군대의 덫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북한판 음서(蔭敍)의 특혜가 사라졌다.
앞으로 대학생들도 전부 다 군대를 가야만 한다.
그리고 50년 이후 반세기 만에 발행한 채권.
기아로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 중 노동자 넉 달 봉급에 해당하는
고액 채권을 살 이가 몇이나 있을까.
결국 평양 시민을 비롯한 김정일의 핵심 지지계층에서
장롱 속에 묻어놓은 비상금을 털어 살 수밖에 없다.
10년 뒤인 2013년에야 되돌려받을 수 있고
그 전에는 반 년에 한 번인 복권추첨 기회만 노릴 수밖에 없는,
이 투자성 제로의 채권을 사기로 한 애국자들이
이미 1백만을 넘었다고 평양의 방송은 자랑을 늘어놓고 있다.
평양이 참으로 불안하다.
단군 이래 최악의 참상인 참혹한 기아사태를 겪은 게
불과 대여섯 해 전이다.
그 때 예의 따지고 공동체도 생각하는 양심가들은
죄다 죽었다고 탈북자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그래서 지금 살아남은 건 사막에 떨어뜨려 놓아도
어떻게든 살아남을 모진 생명력을 가진 이들이고,
이들은 자신과 가족의 생존 말고는 그 어떤 관심도 없고
김정일 체제의 북한의 미래에 관한 어떠한 희망도 없는 이들이다.
탈북난민의 폭주는 그 자연스런 귀결이다.
그렇다면 김정일의 살 길은 무언가.
선군정치로 압축되듯 오로지 군을 비롯한
자신의 지지계층을 확고히 틀어쥐는 방법 밖에는 없다.
그런데 지금 김정일은 대단히 위험한 모험을 하고 있다.
김일성과 달리 이미 핵정치의 카드를 다 써버려
더 이상 벼랑끝 외교의 승부수를 기대하기 힘들다.
나아가 워싱턴은 기획망명이나 현금유입의 차단 등
"외곽을 때리는" 비정규 수단으로 압박을 본격화하고 있고,
3일간 송유 중단으로 보듯 후진타오의 베이징도
더 이상 혈맹으로서의 의리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
그런데 마지막 보루인 자신의 지지계층을 옥조이면
도대체 어떻게 주석궁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생각인지 모를 일이다.
왕국의 충성스런 신민들인 평양 시민들조차
북한 밖의 세계에서 보면 고행에 가까운 '고난의 행군'이 일상인데,
마지막 그들의 자산까지 징발하면
그건 곧 충성심의 증발을 야기할 수도 있다.
자식들을 평민들과 같이 군대에 보내야 하고
장롱의 비상금마저 장군님이 가져가시겠다면,
평양 시민들에게 낡아빠진 훈장 말고 무엇이 남겠는가.
혹여 김정일이 '총폭탄의 장막'에 갇혔을 수도 있다.
두만강까지 쫓겨가며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고
쟁쟁한 이념의 선배들마저 숙청하며 몸소 왕국을 세운 아버지와 달리,
구중궁궐보다 더 은밀한 주석궁에서 평생을 산 김정일은
특유의 영민함은 있을 지 몰라도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순간
혈로를 여는 고독한 운명의 결단을 내릴 수 있을 지 자못 우려가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권고하고 싶다.
당신들 스스로 말했듯이,
세상에 믿을 건 제 민족 밖에 없다.
우리는 민족의 장래와 서울의 안전을 걸고 모험할 생각이 없다.
설사 당신이 밉더라도 당신의 붕괴를 바라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서울과 손을 잡고 당신의 살 길을 찾아라.
지금 워싱턴과 베이징은 전혀 아쉬울 게 없다.
당신의 패를 이미 다 보았고,
당신을 3자회담이란 예비 다자 틀에 묶어 놓았으며,
당신의 예상되는 추가조치 하나하나마다
평양시민의 쌈지와 주석궁의 금고를 마르게 할 실질적 추가조치를
별로 표시나지 않고 고요하게 취해나갈 것이다.
베이징을 믿지 말라.
이미 베이징은 평양의 대가(大哥)로서 인정을 받았으며,
그 이니셔티브에 흠이 가지 않는 한 애 탈 이유가 하나도 없다.
그렇다고 덤비겠는가.
꼭지만 잠그고 국경만 봉쇄하면
평양의 발전소와 북한 전역의 장마당은 문을 닫을 텐데 말이다.
더 이상 퇴로가 없다.
그 어떤 측근들도 믿지 말라.
당신이 믿을 곳은 오로지 서울 밖에 없다.
시간을 무한정 끌지 말라.
그건 환갑 넘은 당신에게도 위험한 도박일 뿐더러,
서울을 너무 지치게 만드는 일이다.
이미 국민의 정부를 기망한 전력이 있는 당신.
우리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