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입니다..그러나 뒤로는 가지 않습니다"

by 김준섭 posted Jul 22, 2003
"나는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뒤로는 가지 않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아침이 시작되기 전... 동트기 직전의 새벽이 두려웠다.
가장 어둡고 깊은 암흑속에서 모든 허우적거리는거 같아서
그것을 발견하고 이내 못마땅해 하는 내가 싫어서 정말로 그 시간이두려웠다.

오늘도 이전과 별다를 것이 없었다.
가슴은 열렸는데 아침은 아직 미동도 안한다.
아니, 내가 움직이기를 두려워하는 슬픈 그림자같은 시간이다.

그러나, 어느 날 지혜 하나를 가슴에 담았다.
옅은 음성으로 들려왔는데 그것만큼은 정확히 기억할 수 있다.
동트기 직전의 어둠이 하루 중 가장 어둡지만
도저히 넘지 못할거 같은 그 산만 넘으면 이내 새벽이 찾아온다고...
빛이 되어 우리 앞에 너무도 당당하게 선다고...

그래서 이 어둠은 새벽을 밝히기 위한 하나의 전주곡이 되는거라고...
그렇게 가슴 뜨거워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생각한다, 사람은 절망하되 두 번 절망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반복되는 것 같지만 늘 같은 곳을 향해가는 하나의 이유일 뿐이라고...

누구나가 꼭 건너야하는 징검다리 같은거라고...
이후에 펼쳐질 세상... 내가 꿈꾸는 세상에 비하면
내가 생각하는 절망은 쉽게 나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함께 호흡해주는 생명 그 자체에 감사해야하는 이유여야 한다고...

그래서 모든 사람은 절망하되 두 번 절망하지 않는다.
또 생각한다,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이지만 그러나 뒤로는 가지 않는다고...
그러면 내 희망은 지극히 작아보여도 커다란 바위처럼 이내 커져있다.
우리들의 모든 바램이 짊어지고 가야 하는 내 등의 무게에 비해 결코 작지 않음을...
그래서 특별히 우리들이 살아가는 가슴에 아름다운 꽃이 피는거라고...
결코 지지 않는 생명보다 귀한 꽃이 피는거라고...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들이지만 그러나 뒤로는 가지 않는다고...
나... 우리들 모두 그러한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아니, 그것을 꿈꾸며 간직하려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가끔은 모든 것에서 부터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
절망이 넘쳐서 미처 대응하지 못할 때,
아니 과다하게 넘쳐서 감당하지 못할 때 이내 손을 놓구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그것을 포기하면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거 같은 희망과
늘 가슴에서 울어야하는 그 떨림을 기억하기에 조심스럽지만 추스리기 시작한다.

내가 나를 일으켜세워야하는 시간이다.
그러면서 인생을 배우고 지혜를 배우고 또 나를... 남을 존귀히 여길 줄 아는
神이 주신 성품중에 가장 소중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한다.
걸어 온 지난 길은 잠시 접어두고 다만 다가 올 미래에 시선을 모으자.

미래가 있어서 현재는 존재하는 것이다.
과거는 결코 묻혀지는 것이 아니라 발돋움하기 위한 디딤돌이 되는 것이다.
오늘은 내 현재의 시간을 가장 절박하게 표현한다.
이 시간이 가장 깊은 절망이라 하지만 넘치 못할 산이 없듯이
나 스스로에게 좀 더 많은 자신감을 부여하고 힘을 주고 용기를 주자.

지극히 작은 일인거 같지만 가장 큰 힘의 원천이 된다.
오늘 아침이 바로 그런 아침이다.
지극히 작은 존재... 우주의 점처럼 보일 수 밖에 없는 연약한 나에게
힘을 주고 용기를 주고 격려함을 잃지 말아야하는 그런 시간이다.
나의 연약함이 강함이 되어야하는 시간이다.
물론, 당신의 아침도 그러할 것이다.
비록 작은 존재... 지극히 작은 이유로 그 본분을 다할 때 가장 아름다운 것처럼
나는 나 자신에게 가장 부끄럽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뒤로는 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