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by 김준섭 posted Aug 02, 2003
어머니...

내 어린시절.

무척 추운 겨울이면 가끔 먹던 동태찌게.

그때 어머닌 늘 동태 머리만 드시고 계셨습니다.

어린 마음에 난,

여자는 당연히 생선머리만 먹는줄로만 알았습니다.

나중에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난,

어린 자식들에게 살점 하나라도 더 먹이려는

어머님의 마음을 그제서야 겨우 알았을 뿐입니다.

군대를 갔다온 후 결혼을 하고나서 자식을 낳아서

어머니와 밥상을 마주해도 늘,

어머닌 동태 머리만 드시고 계셨습니다.

그제서야 난,

어린 손자에게 살점 하나라도 더 먹이려는

어머님의 마음을 어렴풋이나마 겨우 알았습니다.

내나이 어언 사십을 바라보는 지금도

어머닌 늘 동태머리만 드시고 계십니다.

평생을 동태살 한점을 못 잡숴 보신 나의 어머니!

아니, 이땅의 우리 모두의 어머님들...

그러하셨던 어머님이 이젠,

아주 작으마하게 보이십니다.

어머님이 작아지시는만큼 나는 커갔고

이젠 내가 작아지려 하고 있습니다.

이젠 내가 그 생선머리를 먹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먹는 생선머리는

살코기에 질려서 맛있게 먹는 머리이고

지금 어머님이 드시는 생선머리는

자식 사랑이란 머리였습니다.

언제까지 어머님이 생선머리를 드시는 모습을

볼수가 있을지...

이젠 그 걱정이 먼저 앞섭니다.

어머니...

오래오래 사세요...

아주 아주

오래 오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