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용천을 폭격하라
이왕재
김정일 위원장은 후진타오 주석의 방북 약속을 선물로 받고 중국 방문을 마치고 평양으로 귀환했다. 이번 김정일위원장의 방중 과정에서 중국은 이제 노골적이고 적극적으로 북한의 후견임을 자처하고 나섰다. 나아가 북한을 자신의 앞마당으로 삼아 동진정책을 완성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중국의 류훙차이(劉洪才) 당 대외연락부 부부장은 21일 관영 신화 통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4대 성과를 꼽았다. ▲ 우호 관계 지속 발전 ▲ 상호 이해 심화 및 상호 신뢰 증진(서로 국내 정세와 경제건설, 농촌 발전, 도시관리, 당 건설,국제 및 지역 정세 등) 지도자간의 회담 지속 ▲ 교류 협력 강화(국제 문제와 경제.무역 협력 강화에 합의) ▲ 6자 회담의 지속적인 추진(북한 핵문제를 비롯한 국제및 지역 문제에 심도있는 대화)
북한 개혁개방의 원칙과 방향, 북핵 문제의 해결 방향, 동북아시아의 세력 제편 방향,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 등 북한이 처한 모든 현안에 대해 북한과 중국은 실질적인 우호 협력 관계를 가진다는 의미이다.
이제 중국은 자신의 주도로 북한을 6자 회담에 끌어들인 것을 계기로 자신감있는 북한 제어에 들어갔다. 중국은 미국의 지칠줄 모르는 강공에 궁지에 몰려있던 북한이 당장에 선택할 수밖에 없는 유일한 선택지가 되었다. 중국은 주석궁을 겨냥한 정밀유도폭탄 대신 형제국으로서의 자애와 지원을 앞세워 평양을 장악해 가고 있다. 동아시아를 둘러싼 쟁패에 가장 유력한 패자로 중국이 등장하는 순간이다. 지난 수천년간 동아시아 주인으로 군림하던 영화를 재현하고자 하는 중국의 열망은 북한을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포섭하는 것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22일 북한 평안북도 룡천군 룡천역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직후에 발생한 이 대형 참사는 북한은 물론이고 동북아 질서의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주재 중국대사관은 특별팀을 구성하여 희생자들에게 “필수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북한으로 향하는 모든 지원은 중국 단동을 베이스캠프로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국은 북한의 맏형으로서의 지위를 만방에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비교해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다른 이해당사국의 역할은 초라하다. 5억여 달러를 북한지역 라디오 보급, 인도적 지원, 한국 NGO지원 등에 사용하는 법안을 입법하겠다는 미국의 북한해방 의지는 이번 사태 앞에서는 지원요청이 있다면 지원하겠다는 소극적 대응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의 최근 대북한 정책, 대한반도 정책은 미국이 장기적 전망 속에서의 동아시아전략을 가지고나 있는 것인가를 의심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미국은 악의 축 3개국 중 하나로 북한을 지목했지만, 미국 단독으로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어떤 진전도 이루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6자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개입함으로써 게임의 참여자만 늘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미국과의 직접 대화에 안달이었던 북한은 중국에 그 운명을 의탁하는 것으로 새로운 문제해결 경로를 마련하고 있다. 미국은 한편으로는 무력을 불사하는 북한해방이라는 미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라크 사태의 종속변수 정도로 여기면서 그 중요도를 낮추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어정쩡한 대북한 정책은 북핵 문제 미봉을 통해 동북아 긴장상태를 현상유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조롱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변화하는 외교질서에서 현상유지란 어리석은 선택이다.
미일안보체제의 강화를 통해 동아시아에서의 일본의 역할을 증대시키려는 미국의 시도는 필연적으로 중국과 한국의 결사적 저항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일본 군국주의 부활에 대한 우려와 경계가 사라지기에는 지난 100여년의 세월이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한국은 이제 더 이상 친미공화국이 아니다. 한국의 친미반공 세력이 더 이상 주도세력이 될 수 없음은 지난 대선과 이번 총선에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분단 유지를 통해 국가 안보를 보장받던 시대는 지나갔다는 것은 모든 한국민의 상식이 되고 있다. 이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한국의 주도 세력은 보수와 개혁을 막론하고 통일한국의 비전없이는 한국의 미래를 그려낼 수 없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하지 않는다면 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는 협박이 한국에 통할 것이라고 순진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혹여 대만/일본/한국을 잇는 반중라인을 형성할 수 있다는 안이한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 미국은 대한반도 정책을 네오콘의 이념주의자들에게 더 이상 맡겨서는 안된다. 중국과 연대하여 북한 김정일 정권을 무너뜨리고 북한해방을 이루어야겠다는 이상은 고스란히 북한을 중국의 차지가 되게 할 것이다.
북한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순간, 통일한국의 궤도는 미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중국이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 싯점에서 한국은 미.일 이외에도 여러 선택지를 가지게된 다는 것을 미국은 명심해야 한다.
용천사태는 미국에게 새로운 기회이다. 주석궁을 폭격하려던 전투기를 돌려 구호물자로 용천을 폭격해야 한다. 평양의 마음을 협박으로 돌릴 수 없다면 돈으로 사야할 일이다. 동아시아 경제권의 주도력은 통일한국에 대한 주도력에서 나온다. 없는 돈에 호주머니를 쥐어짜 십수년 앞의 미래에 투자하는 중국인의 큰 배포를 미국은 배워야 한다. 북한 개혁개방의 가장 매력적인 파트너는 미국이 되어야 한다. 그 대리인으로 한국을 내세워야 한다. 당장이라도 어려움에 처해있는 북한을 구호하라.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이고, 통큰 양보가 진정한 양보이다. 나아가 개혁개방을 지원할 선물을 준비하고 북핵문제를 일괄타결해야 한다.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력을 이미 상실해가고 있다. 중국에 의존하는 대북협상을 지지부진 유지할 여유가 미국에게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미국 대통령선거라는 국내 일정을 이유로 향후 동아시아 외교 백년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왕재
김정일 위원장은 후진타오 주석의 방북 약속을 선물로 받고 중국 방문을 마치고 평양으로 귀환했다. 이번 김정일위원장의 방중 과정에서 중국은 이제 노골적이고 적극적으로 북한의 후견임을 자처하고 나섰다. 나아가 북한을 자신의 앞마당으로 삼아 동진정책을 완성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중국의 류훙차이(劉洪才) 당 대외연락부 부부장은 21일 관영 신화 통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4대 성과를 꼽았다. ▲ 우호 관계 지속 발전 ▲ 상호 이해 심화 및 상호 신뢰 증진(서로 국내 정세와 경제건설, 농촌 발전, 도시관리, 당 건설,국제 및 지역 정세 등) 지도자간의 회담 지속 ▲ 교류 협력 강화(국제 문제와 경제.무역 협력 강화에 합의) ▲ 6자 회담의 지속적인 추진(북한 핵문제를 비롯한 국제및 지역 문제에 심도있는 대화)
북한 개혁개방의 원칙과 방향, 북핵 문제의 해결 방향, 동북아시아의 세력 제편 방향,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 등 북한이 처한 모든 현안에 대해 북한과 중국은 실질적인 우호 협력 관계를 가진다는 의미이다.
이제 중국은 자신의 주도로 북한을 6자 회담에 끌어들인 것을 계기로 자신감있는 북한 제어에 들어갔다. 중국은 미국의 지칠줄 모르는 강공에 궁지에 몰려있던 북한이 당장에 선택할 수밖에 없는 유일한 선택지가 되었다. 중국은 주석궁을 겨냥한 정밀유도폭탄 대신 형제국으로서의 자애와 지원을 앞세워 평양을 장악해 가고 있다. 동아시아를 둘러싼 쟁패에 가장 유력한 패자로 중국이 등장하는 순간이다. 지난 수천년간 동아시아 주인으로 군림하던 영화를 재현하고자 하는 중국의 열망은 북한을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포섭하는 것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22일 북한 평안북도 룡천군 룡천역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직후에 발생한 이 대형 참사는 북한은 물론이고 동북아 질서의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주재 중국대사관은 특별팀을 구성하여 희생자들에게 “필수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북한으로 향하는 모든 지원은 중국 단동을 베이스캠프로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국은 북한의 맏형으로서의 지위를 만방에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비교해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다른 이해당사국의 역할은 초라하다. 5억여 달러를 북한지역 라디오 보급, 인도적 지원, 한국 NGO지원 등에 사용하는 법안을 입법하겠다는 미국의 북한해방 의지는 이번 사태 앞에서는 지원요청이 있다면 지원하겠다는 소극적 대응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의 최근 대북한 정책, 대한반도 정책은 미국이 장기적 전망 속에서의 동아시아전략을 가지고나 있는 것인가를 의심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미국은 악의 축 3개국 중 하나로 북한을 지목했지만, 미국 단독으로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어떤 진전도 이루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6자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개입함으로써 게임의 참여자만 늘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미국과의 직접 대화에 안달이었던 북한은 중국에 그 운명을 의탁하는 것으로 새로운 문제해결 경로를 마련하고 있다. 미국은 한편으로는 무력을 불사하는 북한해방이라는 미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라크 사태의 종속변수 정도로 여기면서 그 중요도를 낮추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어정쩡한 대북한 정책은 북핵 문제 미봉을 통해 동북아 긴장상태를 현상유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조롱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변화하는 외교질서에서 현상유지란 어리석은 선택이다.
미일안보체제의 강화를 통해 동아시아에서의 일본의 역할을 증대시키려는 미국의 시도는 필연적으로 중국과 한국의 결사적 저항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일본 군국주의 부활에 대한 우려와 경계가 사라지기에는 지난 100여년의 세월이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한국은 이제 더 이상 친미공화국이 아니다. 한국의 친미반공 세력이 더 이상 주도세력이 될 수 없음은 지난 대선과 이번 총선에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분단 유지를 통해 국가 안보를 보장받던 시대는 지나갔다는 것은 모든 한국민의 상식이 되고 있다. 이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한국의 주도 세력은 보수와 개혁을 막론하고 통일한국의 비전없이는 한국의 미래를 그려낼 수 없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하지 않는다면 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는 협박이 한국에 통할 것이라고 순진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혹여 대만/일본/한국을 잇는 반중라인을 형성할 수 있다는 안이한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 미국은 대한반도 정책을 네오콘의 이념주의자들에게 더 이상 맡겨서는 안된다. 중국과 연대하여 북한 김정일 정권을 무너뜨리고 북한해방을 이루어야겠다는 이상은 고스란히 북한을 중국의 차지가 되게 할 것이다.
북한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순간, 통일한국의 궤도는 미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중국이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 싯점에서 한국은 미.일 이외에도 여러 선택지를 가지게된 다는 것을 미국은 명심해야 한다.
용천사태는 미국에게 새로운 기회이다. 주석궁을 폭격하려던 전투기를 돌려 구호물자로 용천을 폭격해야 한다. 평양의 마음을 협박으로 돌릴 수 없다면 돈으로 사야할 일이다. 동아시아 경제권의 주도력은 통일한국에 대한 주도력에서 나온다. 없는 돈에 호주머니를 쥐어짜 십수년 앞의 미래에 투자하는 중국인의 큰 배포를 미국은 배워야 한다. 북한 개혁개방의 가장 매력적인 파트너는 미국이 되어야 한다. 그 대리인으로 한국을 내세워야 한다. 당장이라도 어려움에 처해있는 북한을 구호하라.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이고, 통큰 양보가 진정한 양보이다. 나아가 개혁개방을 지원할 선물을 준비하고 북핵문제를 일괄타결해야 한다.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력을 이미 상실해가고 있다. 중국에 의존하는 대북협상을 지지부진 유지할 여유가 미국에게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미국 대통령선거라는 국내 일정을 이유로 향후 동아시아 외교 백년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