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기업, 지혜로운 나라
이왕재
최근에 주가가 폭락하는 바람에 보유주식 평가액은 852억원에서 194억원으로 77%나 줄어 좀 가난해졌지만, 그래도 명실상부 한국 벤처 성공신화의 한복판에 있는 사람 중의 하나가 네오위즈의 나성균 창업자이다.
인터넷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 중에서 많은 이들이 나 사장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많이 한다. 사업제안서 하나 들고 뛰어다니던 그가 이제 전화 한 통화 하기도 어려운 업계의 거물이 되어버린 현실 앞에서 씁쓸해 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나성균 사장은 1997년 지금은 이름도 생소한 “웹 푸시” 솔루션을 만들어 하이텔 등에 납품하는 것으로 기업을 시작했다. 웹 푸시는 인터넷에 접속한 사용자에게 자동으로 정보를 전달해 주는 기술로, 당시만 해도 새로운 광고/뉴스 기법이 될 것이라고 각광을 받았던 기술이었다. 나 사장은 이 사업을 하면서 인터넷 접속이라는 시장을 발견하고, “원클릭”이라는 자동접속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처음에는 그 정도 기술은 누구나 쉽게 따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 사장이 첫 주자였고, 처음에 벌어진 기술격차는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그의 말처럼 경쟁자가 늘어갈수록 시장이 커졌을 뿐이었다. 네오위즈는 그 뒤 인터넷 채팅 시장에 뛰어들어 빛나는 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아바타라는 사상 초유의 아이디어로 대박을 터뜨리게 되었다.
모든 성공한 벤처 기업가에게는 초라하지만 악착같았던 창업시절이 있다. 아직 네오위즈가 젊은 친구 몇 명이 만든 작은 회사이던 때, 나 사장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한국통신이나 데이콤 같은 대기업 담당자에게 자신의 기술을 설명할 기회를 얻기 위해 발로 뛰어다니는 것밖에 없었다.
힘이 없을 때 나 사장은 큰 기업의 이른바 협력업체로 자신의 힘을 키워 나갔다. 큰 기업의 고객에게 자신의 상품을 얹어 파는 것으로 기술회사가 가지는 영업력의 취약함을 보완했다. 아마도 큰 기업이 제시한 부당한 계약 조건 앞에서 고민했을 수도 있고, 기존 거래 업체와의 불공정한 경쟁 환경에서 좌절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 사장은 기술과 실력으로 자신의 영역을 지키고 넓혀 나갔다. 무엇보다 그에게는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움을 낯설어하지 않는 도전 정신이 있었다.
최근 중국 정부의 고구려사 왜곡 시도로 인해 온 나라가 시끄럽다. 중국이라는 대국이 이제 이 나라를 넘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발로일 것이다. 얼마전까지 우리는 미국의 오만함과 폭력성에 목청을 드높이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 기세라면 이제 중국 패권에 반대하는 일에도 나서야 할 판이다. 반대하고 자존심을 지켜 내는 일은 당연히 힘을 기울여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이와 함께, 아니 이보다 더 중요하게 할 일은 자신을 보전하면서 실력을 키우는 일일지도 모른다.
맹자는 이웃한 나라와 어떻게 지내야 하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오직 어진 사람이라야 큰 나라로서 작은 나라를 섬길 수 있고, 오직 지혜로운 사람이라야 능히 작은 나라로서 큰 나라를 섬길 수 있습니다. 큰 나라로서 작은 나라를 섬기는 사람은 하늘의 이치를 즐거워하는 자요, 작은 나라로서 큰 나라를 섬기는 사람은 하늘의 이치를 두려워하는 사람이니, 하늘의 이치를 즐겨하는 사람은 천하를 보전하고, 하늘의 이치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그 나라를 보전할 수 있습니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나 지혜롭게 앞날을 도모할 일이다. 한 기업이 진정으로 자존심을 지켜내는 것은 불공정계약을 강요하는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는 것이 아니고, 그 모욕을 이겨내고 당당히 성공한 기업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 나라가 진정으로 자존심을 지켜낸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 참여사회 9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이왕재
최근에 주가가 폭락하는 바람에 보유주식 평가액은 852억원에서 194억원으로 77%나 줄어 좀 가난해졌지만, 그래도 명실상부 한국 벤처 성공신화의 한복판에 있는 사람 중의 하나가 네오위즈의 나성균 창업자이다.
인터넷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 중에서 많은 이들이 나 사장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많이 한다. 사업제안서 하나 들고 뛰어다니던 그가 이제 전화 한 통화 하기도 어려운 업계의 거물이 되어버린 현실 앞에서 씁쓸해 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나성균 사장은 1997년 지금은 이름도 생소한 “웹 푸시” 솔루션을 만들어 하이텔 등에 납품하는 것으로 기업을 시작했다. 웹 푸시는 인터넷에 접속한 사용자에게 자동으로 정보를 전달해 주는 기술로, 당시만 해도 새로운 광고/뉴스 기법이 될 것이라고 각광을 받았던 기술이었다. 나 사장은 이 사업을 하면서 인터넷 접속이라는 시장을 발견하고, “원클릭”이라는 자동접속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처음에는 그 정도 기술은 누구나 쉽게 따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 사장이 첫 주자였고, 처음에 벌어진 기술격차는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그의 말처럼 경쟁자가 늘어갈수록 시장이 커졌을 뿐이었다. 네오위즈는 그 뒤 인터넷 채팅 시장에 뛰어들어 빛나는 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아바타라는 사상 초유의 아이디어로 대박을 터뜨리게 되었다.
모든 성공한 벤처 기업가에게는 초라하지만 악착같았던 창업시절이 있다. 아직 네오위즈가 젊은 친구 몇 명이 만든 작은 회사이던 때, 나 사장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한국통신이나 데이콤 같은 대기업 담당자에게 자신의 기술을 설명할 기회를 얻기 위해 발로 뛰어다니는 것밖에 없었다.
힘이 없을 때 나 사장은 큰 기업의 이른바 협력업체로 자신의 힘을 키워 나갔다. 큰 기업의 고객에게 자신의 상품을 얹어 파는 것으로 기술회사가 가지는 영업력의 취약함을 보완했다. 아마도 큰 기업이 제시한 부당한 계약 조건 앞에서 고민했을 수도 있고, 기존 거래 업체와의 불공정한 경쟁 환경에서 좌절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 사장은 기술과 실력으로 자신의 영역을 지키고 넓혀 나갔다. 무엇보다 그에게는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움을 낯설어하지 않는 도전 정신이 있었다.
최근 중국 정부의 고구려사 왜곡 시도로 인해 온 나라가 시끄럽다. 중국이라는 대국이 이제 이 나라를 넘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발로일 것이다. 얼마전까지 우리는 미국의 오만함과 폭력성에 목청을 드높이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 기세라면 이제 중국 패권에 반대하는 일에도 나서야 할 판이다. 반대하고 자존심을 지켜 내는 일은 당연히 힘을 기울여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이와 함께, 아니 이보다 더 중요하게 할 일은 자신을 보전하면서 실력을 키우는 일일지도 모른다.
맹자는 이웃한 나라와 어떻게 지내야 하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오직 어진 사람이라야 큰 나라로서 작은 나라를 섬길 수 있고, 오직 지혜로운 사람이라야 능히 작은 나라로서 큰 나라를 섬길 수 있습니다. 큰 나라로서 작은 나라를 섬기는 사람은 하늘의 이치를 즐거워하는 자요, 작은 나라로서 큰 나라를 섬기는 사람은 하늘의 이치를 두려워하는 사람이니, 하늘의 이치를 즐겨하는 사람은 천하를 보전하고, 하늘의 이치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그 나라를 보전할 수 있습니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나 지혜롭게 앞날을 도모할 일이다. 한 기업이 진정으로 자존심을 지켜내는 것은 불공정계약을 강요하는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는 것이 아니고, 그 모욕을 이겨내고 당당히 성공한 기업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 나라가 진정으로 자존심을 지켜낸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 참여사회 9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