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헤지펀드의 급증과 그 의미
최배근(건국대, 경상학부 교수)
최근 아시아 헤지펀드 증가세가 눈에 띠는 모습이다. 숫자로 볼 때 아시아 헤지펀드의 규모를 보면 외환위기가 있던 98년까지는 50개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특히 미국경기가 침체를 보였던 2001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지난 4월에는 400개를 넘어섰고 현재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을 준비 중인 펀드도 약 100개에 달하고 있어 이 같은 높은 증가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자산 총액으로 볼 때에도 2001년까지 40억 달러 정도에 불과했던 아시아 헤지펀드의 규모는 2002년 이후 급증하여 지난해 말에는 330억 달러, 그리고 올해에는 지난해 말의 두 배에 가까운 63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펀드 당 자산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아시아 헤지펀드가 급증하는 이유로 몇 가지 요인을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헤지펀드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미국 및 유럽시장에서 수익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00년 2분기 이후 미국 경기가 침체로 접어들면서 금리가 계속 인하되고 채권 수익률도 하락하고 증시는 횡보를 보였고 부동산가격은 너무 높이 오르는 등 열악한 여건으로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의 헤지펀드들은 신규 자금을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펀드마저 속출했으며, 현금 보유분 마저 크게 늘렸다. 이 상황에서 헤지펀드들은 투자 대안으로 아시아 증시를 선택했다. 그동안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를 통해 이머징마켓에 투자해 수익을 남겼던 헤지펀드들이 지난 4월 중국이 경기억제책을 시행하고 미국이 금리 인상 방침을 확정한 후 아시아 시장에서 대거 자금을 빼내갔지만 선진 시장이 정체를 거듭함에 따라 아시아 증시로 다시 선회한 것이다.
두 번째는 헤지펀드들이 아시아 시장의 성장을 낙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98년 외환위기 이후 빠르게 회복되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고는 2조 달러를 넘을 정도이다. 세계에서 외환을 가장 많이 보유한 7개 국가가 아시아 국가들이다. 일본이 8,190억 달러, 중국이 4,700억 달러, 타이완 2,300억 달러, 한국 1,700억 달러, 홍콩 1,200억 달러, 인도가 1,170억 달러, 싱가포르 1천억 달러, 말레이시아 450억 달러, 타이 420억 달러, 인도네시아 360억 달러, 필리핀 160억 달러 등이다. 또한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의 개혁으로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대부분 국가의 은행 부실채권이 크게 하락하였다. 2천억 달러에서 3천70억 달러로 증가한 중국을 제외하면 일본은 6천억 달러에서 3천3백억 달러, 한국은 1,25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 타이완은 5백억 달러에서 191억 달러, 타이는 960억 달러에서 187.9억 달러, 인도네시아는 370억 달러에서 169억 달러로 감소하였다. 외환보유고의 증가와 부실채권의 감소는 아시아 국가들의 신뢰 개선으로 이어졌다. 기준금리에 덧붙이는 가산금리(spread)도 필리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에서 하락하였다. 미 재무성 발행 채권금리를 기준으로 5년 전보다 중국은 1.7%에서 0.72%, 말레이시아가 3.11%에서 1.10%, 타이가 2.04%에서 0.71%로 하락하였다.
세번째는 역설적으로 아시아 시장의 비효율성이 오히려 헤지펀드들에 고수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단일통화를 갖고 있는 유럽연합과 달리 아시아의 금융시장은 상이한 규제 환경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화폐와 통화정책을 가진 12개 국가들로 나누어져 있다. 이런 이유들로 과거에 헤지펀드들은 상대적으로 미국 및 유럽 시장에 비해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 그러나 최근 아시아 시장에 적극 관심을 가지면서 규모는 작지만 보다 전문화된 펀드들을 만들고 현지 사정에 밝은 펀드매니저들을 적극 고용하여 차익투자를 통해 수익 극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의 비효율성과 관련하여 높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지적할 수 있다. 최근 중국의 변동환율제 도입 가능성이나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 절상 가능성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의 증대에 따른 차익실현을 노린 헤지펀드들의 유입이 증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시아 헤지펀드가 글로벌 헤지펀드와 비교해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가를 과거와 현재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지난 99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4년 6개월간 아시아 헤지펀드(the ABN AMRO EurekaHedge Index of Asian hedge funds)가 연평균 11%의 수익을 올린 반면, 글로벌 헤지펀드(the global CSFB/Tremont Hedge Index)는 연평균 7%의 수익을 기록하였다. 같은 기간에 미국의 S&P 500이 -5%의 수익을 기록한 것과도 비교가 된다. 올해 2004년의 수익률 기록을 보더라도 아시아 헤지펀드가 4.28%를 달성한 반면, 글로벌 헤지펀드는 2.75%에 불과하였다. 수익률이 높은 상위 5개 펀드들을 비교할 경우에도 올해 8월초까지 아시아펀드가 5.74%에서 19.16%까지 수익을 낸 반면, 글로벌 헤지펀드는 3.48%에서 5.15%의 수익률을 기록하였다. 아시아 펀드들의 높은 수익률 편차는 아시아 시장의 변동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아시아 시장에 유입되는 헤지펀드의 성격과 관련하여 몇 가지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아시아 시장에 유입되는 헤지펀드들은 과거에는 대부분 유럽계 펀드였으나, 최근에는 북미 지역에서도 상당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아시아 헤지펀드의 규모가 숫자나 자산에 있어서 급증하고 있지만 아시아 헤지펀드가 전 세계 헤지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7%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아시아 시장의 특성으로 아시아 펀드의 절반 정도는 자산이 2천5백만 달러 이하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아시아 시장에 유입된 상당수의 유럽 및 미국계 헤지펀드들은 일본과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 증시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시장이자 상대적으로 규제도 적기 때문이고 중국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초기지를 두고 있는 홍콩, 싱가포르에서도 활동이 눈에 띄게 활발하다. 아시아증시로 유입된 자금의 상당 부분이 원유를 비롯해 원자재 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이라는 점에서 아시아 펀드의 상당수가 투기성 자금일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의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얼마 전 "아시아 시장의 비효율성을 노린 헤지펀드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하였다.
헤지펀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긍정적으로는 외환시장의 유동성 증대를 통해 환율을 안정시키고 기업의 자금압박을 해소하는 등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기여할 수 있겠으나, 투기적 성향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 최대의 규모와 실적을 자랑했던 미국의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가 1990년대 후반 러시아의 모라토리엄과 그에 따른 시장의 충격을 예측하지 못한 결과 한달 만에 모든 것을 읽고 파산한 경우가 좋은 예에 해당된다. 또한, 헤지펀드의 단기성 자금 이동으로 인해 환율정책을 비롯해 일국의 경제정책 수행이 어려워지거나 경제위기를 촉발시키는 부정적 측면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글로벌 매크로 전략을 취하는 "거시헤지펀드"는 각국의 거시경제 기초여건을 분석하여, 환율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 국가를 찾아내 그 통화의 평가절하나 절상 쪽에 투기를 하는데 공매방법을 많이 이용한다. 또한 헤지펀드는 지나치게 단기수익을 추구한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1999년 말 미국계 헤지펀드인 타이거펀드가 국내 기업인 SK텔레콤에서 1조원 안팎의 단기 시세차익을 낸 후 떠난 일이다. 그밖에도 헤지펀드의 투기적 성격은 주가나 유가 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IMF나 세계은행조차 헤지펀드가 최근 주식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유가와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는 세계경제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면 금융시장의 개방에 따라 많은 헤지펀드가 한국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아시아 헤지펀드들 중 6.83%로 수익률 3위를 기록한 Whitefield Korean Fund Li.는 아일랜드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투자회사로 한국에서 활동하는 대표적 헤지펀드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헤지펀드는 1996년 9월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융기관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남아메리카와 동유럽 등 투자위험성이 비교적 높은 신흥시장에 집중 투자하는 헤지펀드가 최초로 생겼던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11월 시행을 앞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에 따라 사모투자전문회사에 의한 PEF(private equity fund) 입 등 국내 자산운용시장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하여 헤지펀드 시장의 부작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면 헤지펀드의 역할을 포함한 시장 투명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사모펀드가 투기세력 악용을 근절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PEF는 투기적 세력에 악용될 소지가 다분한데 예를 들어, 최근 증시에 유행처럼 번진 개인' 손'에 의한 위장 M&A들이 무차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중소형 우량 기업들의 경우 M&A를 가장해 지분을 매입한 후 주가를 띄워 대규모 차익을 남기고 빠지는 사례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이같은 우려 때문에 PEF가 특정 기업의 주식을 취득한 후 6개월 이내에 매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금융감독위원회 승인을 거쳐야 하도록 했으나 투기세력의 경우 의도적으로 치밀하게 접근하면 이 같은 규정을 지키면서도 위장 M&A 수단으로 충분히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TV 글로벌이슈 10월 8일자 방송내용 요약분입니다.
최배근(건국대, 경상학부 교수)
최근 아시아 헤지펀드 증가세가 눈에 띠는 모습이다. 숫자로 볼 때 아시아 헤지펀드의 규모를 보면 외환위기가 있던 98년까지는 50개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특히 미국경기가 침체를 보였던 2001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지난 4월에는 400개를 넘어섰고 현재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을 준비 중인 펀드도 약 100개에 달하고 있어 이 같은 높은 증가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자산 총액으로 볼 때에도 2001년까지 40억 달러 정도에 불과했던 아시아 헤지펀드의 규모는 2002년 이후 급증하여 지난해 말에는 330억 달러, 그리고 올해에는 지난해 말의 두 배에 가까운 63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펀드 당 자산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아시아 헤지펀드가 급증하는 이유로 몇 가지 요인을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헤지펀드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미국 및 유럽시장에서 수익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00년 2분기 이후 미국 경기가 침체로 접어들면서 금리가 계속 인하되고 채권 수익률도 하락하고 증시는 횡보를 보였고 부동산가격은 너무 높이 오르는 등 열악한 여건으로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의 헤지펀드들은 신규 자금을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펀드마저 속출했으며, 현금 보유분 마저 크게 늘렸다. 이 상황에서 헤지펀드들은 투자 대안으로 아시아 증시를 선택했다. 그동안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를 통해 이머징마켓에 투자해 수익을 남겼던 헤지펀드들이 지난 4월 중국이 경기억제책을 시행하고 미국이 금리 인상 방침을 확정한 후 아시아 시장에서 대거 자금을 빼내갔지만 선진 시장이 정체를 거듭함에 따라 아시아 증시로 다시 선회한 것이다.
두 번째는 헤지펀드들이 아시아 시장의 성장을 낙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98년 외환위기 이후 빠르게 회복되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고는 2조 달러를 넘을 정도이다. 세계에서 외환을 가장 많이 보유한 7개 국가가 아시아 국가들이다. 일본이 8,190억 달러, 중국이 4,700억 달러, 타이완 2,300억 달러, 한국 1,700억 달러, 홍콩 1,200억 달러, 인도가 1,170억 달러, 싱가포르 1천억 달러, 말레이시아 450억 달러, 타이 420억 달러, 인도네시아 360억 달러, 필리핀 160억 달러 등이다. 또한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의 개혁으로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대부분 국가의 은행 부실채권이 크게 하락하였다. 2천억 달러에서 3천70억 달러로 증가한 중국을 제외하면 일본은 6천억 달러에서 3천3백억 달러, 한국은 1,25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 타이완은 5백억 달러에서 191억 달러, 타이는 960억 달러에서 187.9억 달러, 인도네시아는 370억 달러에서 169억 달러로 감소하였다. 외환보유고의 증가와 부실채권의 감소는 아시아 국가들의 신뢰 개선으로 이어졌다. 기준금리에 덧붙이는 가산금리(spread)도 필리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에서 하락하였다. 미 재무성 발행 채권금리를 기준으로 5년 전보다 중국은 1.7%에서 0.72%, 말레이시아가 3.11%에서 1.10%, 타이가 2.04%에서 0.71%로 하락하였다.
세번째는 역설적으로 아시아 시장의 비효율성이 오히려 헤지펀드들에 고수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단일통화를 갖고 있는 유럽연합과 달리 아시아의 금융시장은 상이한 규제 환경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화폐와 통화정책을 가진 12개 국가들로 나누어져 있다. 이런 이유들로 과거에 헤지펀드들은 상대적으로 미국 및 유럽 시장에 비해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 그러나 최근 아시아 시장에 적극 관심을 가지면서 규모는 작지만 보다 전문화된 펀드들을 만들고 현지 사정에 밝은 펀드매니저들을 적극 고용하여 차익투자를 통해 수익 극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의 비효율성과 관련하여 높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지적할 수 있다. 최근 중국의 변동환율제 도입 가능성이나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 절상 가능성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의 증대에 따른 차익실현을 노린 헤지펀드들의 유입이 증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시아 헤지펀드가 글로벌 헤지펀드와 비교해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가를 과거와 현재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지난 99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4년 6개월간 아시아 헤지펀드(the ABN AMRO EurekaHedge Index of Asian hedge funds)가 연평균 11%의 수익을 올린 반면, 글로벌 헤지펀드(the global CSFB/Tremont Hedge Index)는 연평균 7%의 수익을 기록하였다. 같은 기간에 미국의 S&P 500이 -5%의 수익을 기록한 것과도 비교가 된다. 올해 2004년의 수익률 기록을 보더라도 아시아 헤지펀드가 4.28%를 달성한 반면, 글로벌 헤지펀드는 2.75%에 불과하였다. 수익률이 높은 상위 5개 펀드들을 비교할 경우에도 올해 8월초까지 아시아펀드가 5.74%에서 19.16%까지 수익을 낸 반면, 글로벌 헤지펀드는 3.48%에서 5.15%의 수익률을 기록하였다. 아시아 펀드들의 높은 수익률 편차는 아시아 시장의 변동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아시아 시장에 유입되는 헤지펀드의 성격과 관련하여 몇 가지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아시아 시장에 유입되는 헤지펀드들은 과거에는 대부분 유럽계 펀드였으나, 최근에는 북미 지역에서도 상당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아시아 헤지펀드의 규모가 숫자나 자산에 있어서 급증하고 있지만 아시아 헤지펀드가 전 세계 헤지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7%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아시아 시장의 특성으로 아시아 펀드의 절반 정도는 자산이 2천5백만 달러 이하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아시아 시장에 유입된 상당수의 유럽 및 미국계 헤지펀드들은 일본과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 증시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시장이자 상대적으로 규제도 적기 때문이고 중국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초기지를 두고 있는 홍콩, 싱가포르에서도 활동이 눈에 띄게 활발하다. 아시아증시로 유입된 자금의 상당 부분이 원유를 비롯해 원자재 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이라는 점에서 아시아 펀드의 상당수가 투기성 자금일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의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얼마 전 "아시아 시장의 비효율성을 노린 헤지펀드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하였다.
헤지펀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긍정적으로는 외환시장의 유동성 증대를 통해 환율을 안정시키고 기업의 자금압박을 해소하는 등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기여할 수 있겠으나, 투기적 성향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 최대의 규모와 실적을 자랑했던 미국의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가 1990년대 후반 러시아의 모라토리엄과 그에 따른 시장의 충격을 예측하지 못한 결과 한달 만에 모든 것을 읽고 파산한 경우가 좋은 예에 해당된다. 또한, 헤지펀드의 단기성 자금 이동으로 인해 환율정책을 비롯해 일국의 경제정책 수행이 어려워지거나 경제위기를 촉발시키는 부정적 측면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글로벌 매크로 전략을 취하는 "거시헤지펀드"는 각국의 거시경제 기초여건을 분석하여, 환율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 국가를 찾아내 그 통화의 평가절하나 절상 쪽에 투기를 하는데 공매방법을 많이 이용한다. 또한 헤지펀드는 지나치게 단기수익을 추구한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1999년 말 미국계 헤지펀드인 타이거펀드가 국내 기업인 SK텔레콤에서 1조원 안팎의 단기 시세차익을 낸 후 떠난 일이다. 그밖에도 헤지펀드의 투기적 성격은 주가나 유가 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IMF나 세계은행조차 헤지펀드가 최근 주식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유가와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는 세계경제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면 금융시장의 개방에 따라 많은 헤지펀드가 한국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아시아 헤지펀드들 중 6.83%로 수익률 3위를 기록한 Whitefield Korean Fund Li.는 아일랜드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투자회사로 한국에서 활동하는 대표적 헤지펀드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헤지펀드는 1996년 9월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융기관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남아메리카와 동유럽 등 투자위험성이 비교적 높은 신흥시장에 집중 투자하는 헤지펀드가 최초로 생겼던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11월 시행을 앞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에 따라 사모투자전문회사에 의한 PEF(private equity fund) 입 등 국내 자산운용시장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하여 헤지펀드 시장의 부작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면 헤지펀드의 역할을 포함한 시장 투명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사모펀드가 투기세력 악용을 근절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PEF는 투기적 세력에 악용될 소지가 다분한데 예를 들어, 최근 증시에 유행처럼 번진 개인' 손'에 의한 위장 M&A들이 무차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중소형 우량 기업들의 경우 M&A를 가장해 지분을 매입한 후 주가를 띄워 대규모 차익을 남기고 빠지는 사례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이같은 우려 때문에 PEF가 특정 기업의 주식을 취득한 후 6개월 이내에 매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금융감독위원회 승인을 거쳐야 하도록 했으나 투기세력의 경우 의도적으로 치밀하게 접근하면 이 같은 규정을 지키면서도 위장 M&A 수단으로 충분히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TV 글로벌이슈 10월 8일자 방송내용 요약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