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은 이야기
090409 永樂
요즘 국민들이 워낙 마음이 피곤하다. 전임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이든 싫어하는 사람이든 “다른 건 몰라도 깨끗했던 사람들”로 기억하고 또 기억하고 싶었는데 오래 전에 전임 대통령 두 사람을 법정에 나란히 세운 고통스런 기억이 혹시라도 되살아날까 봐 꽤나 마음이 울적하다. 연일 봉하 마을을 둘러싼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종종 그 의혹의 손가락은 오지랖 넓은 박회장께서 청기와집 관련 인사들까지 챙기지 않았을까 하는 불경한 상상으로 비화하기도 한다.
오래 전부터 꿈같은 바람이 있었다. 전임 대통령께서 앙시앙 레짐(舊 정치체제)에 관해 핏대 놓여 힐난하고 주머니 손 넣으며 비아냥대실 때 기왕이면 격한 언사 말고 부드럽게 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목포의 홍어 삼합과 부산의 도다리 회와 영덕의 과메기를 함께 펼쳐놓고 여야 좌우 지역 막론하고 모여서 제 고장 음식만 편식하지 말고 셋 다 대한민국 한식 브랜드로 어찌 키울까 이런 생산성 있는 주제로 토론도 하고 화합도 도모하고 하는 바람 말이다.
그런데 웬걸… 안타깝게도 이 분들은 그렇게 떳떳한 오지랖을 넓히시지 못하고 자신들 내부에서 삼합 말고 그냥 홍어회가 어떨까 도다리보다 광어가 낫다 혹은 과메기의 본고장은 영덕이 아니고 포항이다, 이렇게 국민들이 보기에 지엽말단의 문제로 사생결단을 하시다가 호시절을 다 놓친 아쉬움이 없지 않다.
그래서 국민들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어차피 어느 동네 어느 이념 기반의 분을 뽑아놓아도 결말은 대충 비슷하고 우리 스스로 알아서 “근면 자조 협동” 해야 된다는 외롭고도 비장한 결단 말이다. 그 와중에 박연차라는 천하의 한량이 패를 던졌다. 그 분께서는 아무도 생각지 못한 방식 즉, 배춧잎으로 그 말 많은 집단들을 죄다 인연을 맺어주려 하신 것이다.
다시 꿈을 꾸고 싶다. 지금이 勿失好機 千載一遇의 기회가 아닐까. 장사꾼 여불위가 7백년 전란에 시달리던 중원의 백성들에게 진시황이라는 破天荒의 선물을 제공한 것처럼 혹시 박연차라는 장사꾼이 87년 이래 늘 홍역을 앓던 코리아의 백성들에게 삼합과 도다리와 과메기를 다 즐기고 함흥냉면이나 평양만두는 물론 만한전석과 스시까지 골고루 품을 수 있는 글로벌 정치세력을 선물하는 계기를 만들지 않을까 하는 꿈 말이다.
지금부터 하는 말은 꿈속에서 하는 낭설이니 괘념치 말고 그래도 관심 있으면 그저 읽어보시면 된다. 혹시라도 시비 거는 건 사양한다. 각설하고… 이대통령께서는 정치를 너무너무 싫어하신다. 그래서 모씨께서 각별하게 그 무거운 짐을 다 짊어지고 가신다는 설이 파다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정치 초년병 시절 대한민국도 아니고 그 좁은 종로바닥에서 그리 경을 치셨는데 어이 근심이 없었겠는가. 하여 간혹 나오는 말 즉, 청기와집도 관련 있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는 전혀 믿고 싶지 않다.
다만 그 누군가 대통령의 정치라는 무거운 짐을 기꺼이 짊어지신 분께서는 그럴 소지가 없지 않아 있을 수도 있다. 왜. 대한민국은 누가 제맘대로 근처만 와도 서로 작당해서 만났다고 온갖 소문이 퍼지고 여론재판이 속행되는 곳이니까. 억울해도 어쩌겠는가.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정치하는 분들의 숙명인데. 대통령의 짐을 기꺼이 짊어지고 가시려는 분께서는 억울하지만 그럼에도 그 숙명까지 받아들이는 대범한 분이라고 알고 있고 믿고 싶다.
그러고 보니 전임 대통령께서 너무나도 당당하시다. 故 남상국 사장까지 인격살인하신 혐의가 있고 주위가 추문으로 도배되었는데도 정면 돌진하신다. 예전에 국민들이 보아왔던 익숙한 모습 그대로 가히 천하의 인파이터(Infighter)이시다. 갓끈 다 떨어진 지금 이 분께서 과연 무엇을 믿고 저러실까. 혹시라도 대통령의 짐을 다 짊어진 분께서 제 목숨이 아까와 결코 자진할 수 없을 것이라는 명백한 판단을 하지 않으셨다면 저러 하실까 추측도 해본다.
어쩌면 그 분의 판단이 옳을 수도 있다. 일단 불나면 제 몸부터 빠져나오고 다음에 불길 속에 누가 있는가 돌아보는 게 인지상정이니 말이다. 그런데 또 말같잖은 꿈을 꿔본다. 만에 하나라도 대통령의 무거운 짐을 짊어지신 분께서 대한민국 헌정의 새출발과 현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 목숨을 초개같이 버리고 전임 대통령을 비롯한 앙시앙 레짐에 관련된 분을 싸그리 끌어안고 남강이든 영도 앞바다든 투신하다면 어찌 될까.
그 때야말로 대한민국은 여불위 부럽지 않은 박연차의 전설을 간직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그 분께서는 대한민국 청사에 길이 남을 영웅으로 기록되고 대통령께서는 그제서야 지난 열네 달 제대로 해보지도 못한 대한민국의 리모델링 업그레이드에 본격 착수하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집권여당에서 늘 앙앙불락하던 다른 분들과는 전혀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 것이고 아직도 제1야당의 길을 가로막고 계시는 헌정의 원로께서도 드디어 영광스러운 은퇴를 하시게 될 것이다.
그리만 된다면 대한민국은 97년 외환위기 때 보였던 금 모으기의 신화보다 더한 8천만의 마음 모으기의 새 역사를 창출할 것이다. 왜 못 하겠느냐. 평양보다 더 지긋지긋한 남남갈등이 눈 녹듯 사라지고 새로운 헌정의 길이 열렸는데 말이다. 아무쪼록 이왕 이리 된 것. 박연차 회장이 여불위를 능가하는 신화를 만들고 대통령의 무거운 짐을 홀로 짊어지신 외로운 분께서 대한민국의 청사를 새로 쓰는 계기를 만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이 눈물나도록 애절한 이야기, 이 가슴 떨리도록 황홀한 이야기가 꿈이 아니고 현실이면 얼마나 좋을까.
090409 永樂
요즘 국민들이 워낙 마음이 피곤하다. 전임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이든 싫어하는 사람이든 “다른 건 몰라도 깨끗했던 사람들”로 기억하고 또 기억하고 싶었는데 오래 전에 전임 대통령 두 사람을 법정에 나란히 세운 고통스런 기억이 혹시라도 되살아날까 봐 꽤나 마음이 울적하다. 연일 봉하 마을을 둘러싼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종종 그 의혹의 손가락은 오지랖 넓은 박회장께서 청기와집 관련 인사들까지 챙기지 않았을까 하는 불경한 상상으로 비화하기도 한다.
오래 전부터 꿈같은 바람이 있었다. 전임 대통령께서 앙시앙 레짐(舊 정치체제)에 관해 핏대 놓여 힐난하고 주머니 손 넣으며 비아냥대실 때 기왕이면 격한 언사 말고 부드럽게 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목포의 홍어 삼합과 부산의 도다리 회와 영덕의 과메기를 함께 펼쳐놓고 여야 좌우 지역 막론하고 모여서 제 고장 음식만 편식하지 말고 셋 다 대한민국 한식 브랜드로 어찌 키울까 이런 생산성 있는 주제로 토론도 하고 화합도 도모하고 하는 바람 말이다.
그런데 웬걸… 안타깝게도 이 분들은 그렇게 떳떳한 오지랖을 넓히시지 못하고 자신들 내부에서 삼합 말고 그냥 홍어회가 어떨까 도다리보다 광어가 낫다 혹은 과메기의 본고장은 영덕이 아니고 포항이다, 이렇게 국민들이 보기에 지엽말단의 문제로 사생결단을 하시다가 호시절을 다 놓친 아쉬움이 없지 않다.
그래서 국민들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어차피 어느 동네 어느 이념 기반의 분을 뽑아놓아도 결말은 대충 비슷하고 우리 스스로 알아서 “근면 자조 협동” 해야 된다는 외롭고도 비장한 결단 말이다. 그 와중에 박연차라는 천하의 한량이 패를 던졌다. 그 분께서는 아무도 생각지 못한 방식 즉, 배춧잎으로 그 말 많은 집단들을 죄다 인연을 맺어주려 하신 것이다.
다시 꿈을 꾸고 싶다. 지금이 勿失好機 千載一遇의 기회가 아닐까. 장사꾼 여불위가 7백년 전란에 시달리던 중원의 백성들에게 진시황이라는 破天荒의 선물을 제공한 것처럼 혹시 박연차라는 장사꾼이 87년 이래 늘 홍역을 앓던 코리아의 백성들에게 삼합과 도다리와 과메기를 다 즐기고 함흥냉면이나 평양만두는 물론 만한전석과 스시까지 골고루 품을 수 있는 글로벌 정치세력을 선물하는 계기를 만들지 않을까 하는 꿈 말이다.
지금부터 하는 말은 꿈속에서 하는 낭설이니 괘념치 말고 그래도 관심 있으면 그저 읽어보시면 된다. 혹시라도 시비 거는 건 사양한다. 각설하고… 이대통령께서는 정치를 너무너무 싫어하신다. 그래서 모씨께서 각별하게 그 무거운 짐을 다 짊어지고 가신다는 설이 파다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정치 초년병 시절 대한민국도 아니고 그 좁은 종로바닥에서 그리 경을 치셨는데 어이 근심이 없었겠는가. 하여 간혹 나오는 말 즉, 청기와집도 관련 있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는 전혀 믿고 싶지 않다.
다만 그 누군가 대통령의 정치라는 무거운 짐을 기꺼이 짊어지신 분께서는 그럴 소지가 없지 않아 있을 수도 있다. 왜. 대한민국은 누가 제맘대로 근처만 와도 서로 작당해서 만났다고 온갖 소문이 퍼지고 여론재판이 속행되는 곳이니까. 억울해도 어쩌겠는가.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정치하는 분들의 숙명인데. 대통령의 짐을 기꺼이 짊어지고 가시려는 분께서는 억울하지만 그럼에도 그 숙명까지 받아들이는 대범한 분이라고 알고 있고 믿고 싶다.
그러고 보니 전임 대통령께서 너무나도 당당하시다. 故 남상국 사장까지 인격살인하신 혐의가 있고 주위가 추문으로 도배되었는데도 정면 돌진하신다. 예전에 국민들이 보아왔던 익숙한 모습 그대로 가히 천하의 인파이터(Infighter)이시다. 갓끈 다 떨어진 지금 이 분께서 과연 무엇을 믿고 저러실까. 혹시라도 대통령의 짐을 다 짊어진 분께서 제 목숨이 아까와 결코 자진할 수 없을 것이라는 명백한 판단을 하지 않으셨다면 저러 하실까 추측도 해본다.
어쩌면 그 분의 판단이 옳을 수도 있다. 일단 불나면 제 몸부터 빠져나오고 다음에 불길 속에 누가 있는가 돌아보는 게 인지상정이니 말이다. 그런데 또 말같잖은 꿈을 꿔본다. 만에 하나라도 대통령의 무거운 짐을 짊어지신 분께서 대한민국 헌정의 새출발과 현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 목숨을 초개같이 버리고 전임 대통령을 비롯한 앙시앙 레짐에 관련된 분을 싸그리 끌어안고 남강이든 영도 앞바다든 투신하다면 어찌 될까.
그 때야말로 대한민국은 여불위 부럽지 않은 박연차의 전설을 간직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그 분께서는 대한민국 청사에 길이 남을 영웅으로 기록되고 대통령께서는 그제서야 지난 열네 달 제대로 해보지도 못한 대한민국의 리모델링 업그레이드에 본격 착수하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집권여당에서 늘 앙앙불락하던 다른 분들과는 전혀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 것이고 아직도 제1야당의 길을 가로막고 계시는 헌정의 원로께서도 드디어 영광스러운 은퇴를 하시게 될 것이다.
그리만 된다면 대한민국은 97년 외환위기 때 보였던 금 모으기의 신화보다 더한 8천만의 마음 모으기의 새 역사를 창출할 것이다. 왜 못 하겠느냐. 평양보다 더 지긋지긋한 남남갈등이 눈 녹듯 사라지고 새로운 헌정의 길이 열렸는데 말이다. 아무쪼록 이왕 이리 된 것. 박연차 회장이 여불위를 능가하는 신화를 만들고 대통령의 무거운 짐을 홀로 짊어지신 외로운 분께서 대한민국의 청사를 새로 쓰는 계기를 만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이 눈물나도록 애절한 이야기, 이 가슴 떨리도록 황홀한 이야기가 꿈이 아니고 현실이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