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봄, KG회원과 함께 오른 북한산, 진흥왕순수비, 그리고 북한산성
기후변화로 인해 봄이 왔으되 봄 같지 않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날씨가 계속되는 속에서 KG봄산행 - 북한산 역사답사 산행을 다녀왔다. 올해는 특별히 서울시립대 부설 서울학연구소에 계신 김웅호 박사님을 길라잡이로 모시어 북한산에 깃든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다. 역사답사를 겸한 산행이라 코스를 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어린 꿈나무들도 함께 하는 가족 산행이라 만만치 않았다. 북한산성 일대를 쭉 돌아보고 싶었지만 결국 가장 완만하면서 북한산의 역사를 볼 수 현장이 있는 곳을 찾다보니 작년과 같은 코스로 결정했다. 작년의 그저 대충 잡은 코스(한 회원의 증언)와 올해 많이 고민하고 회의를 거친 코스가 다르지 않으니 아이러니 할 뿐.

산행 당일 새벽 2시까지 비가 내려서 일정을 계획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게 아닐까 하고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아침이 되자 개이면서 간간히 햇살도 비치는 것이 오히려 산행하기 좋은 날씨가 되었다. 집결지인 이북5도청 앞에는 역시 우리의 길라잡이 김웅호 박사님이 가장 먼저 도착했다. 아마 제시간에 도착한 사람은 박종화 회원과 나 뿐이었던 것 같다. 20여 분이 지나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다 도착하니 모두 18명, 준비해온 자료집을 받아들고 쭉 둘러서서 각자 소개를 하고 나니 10시가 훌쩍 지났다.
등산로 입구인 구기동에는 넓은 집의 정원에 벚꽃과 목련이 활짝 피어 등반 전부터 맘을 설레게 한다. 산행을 시작한지 십 여분 지나자 인사할 때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뚱한 얼굴을 하고 있던 아이들이 어른보다 씩씩하게 앞서 간다. 어쩌면 가족 산행이라 완만한 코스를 잡았다는 것은 어설픈 핑계가 아닐까? 하기야 어느 코스로 가도 북한산은 그리 만만한 산이 아니긴 하지만. 여기저기 핀 진달래에 눈길을 주면서 쉬엄쉬엄 오르다보니 비봉 아래 진흥왕순수비 안내 표지판 앞에 도착했다. 참, 비봉(碑峯)이라는 이름은 진흥왕순수비(568년, 국보3호)가 있는 봉우리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모두 편한 곳에 터를 잡고 앉아 김웅호 박사의 설명을 들으려 하는 그 때, 김정철 회원의 아들 범준(초등학교 6학년)이가 보이지 않는다. 맨 앞서 가던 터라 그냥 먼저 내려가 버린 것이 아닌가 하여 되돌아오라고 전화하는데, 휴대폰이 잘 안 터져서 속이 터진다. 그러기를 5분 여, 갑자기 범준이가 나타났다. 알고 보니 먼저 도착해서 진흥왕순수비까지 다녀왔다는 것이다. 어른도 힘든 바위를 홀로 오르락내리락한 것이다. 이번 봄산행 최고의 건각이다. 대단하다!!!

진흥왕 순수비 안내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1시간을 머물며 김웅호 박사로부터 진흥왕 순수비를 세울 당시의 역사와 북한산성(1711년~)을 세운 이유에 대해 들었다. 미리 받은 자료집을 펴서 북한산성의 위치와 구조에 대해 사진자료를 확인하면서 설명을 하자 여기저기 ‘아~’하고 돌 터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북한산성은 재정부족과 근대화의 물결로 전 구간이 축조되지 못했고, 식민지 시대를 겪으면서 제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바로 이 대목에서 한 회원의 ‘그게 바로 대표적 전시행정과 예산낭비가 아니겠느냐’는 말에 모두들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설명이 끝나고 모두들 진흥왕순수비(진품은 1972년에 국립중앙박물관에 옮겼고, 현재는 진품을 그대로 재현한 모조품이 있다)가 있는 곳까지 다녀온 후 준비해 온 과일, 떡, 초밥 등 간식거리를 함께 나누며 봄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사모바위와 승가사를 지나 하산하는 길에 작년에 기념사진을 찍은 곳에서 2007년 KG봄산행을 추억에 담았다.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데, 우리 회원들의 이야기소리, 웃음소리가 유난히 크다. 봄산행이 모두에게 기운을 북돋아 주었나 보다. 우리는 등산로 입구에 으레 있는 두부전문식당에서 간단히 뒷풀이를 했다. 역시 산행 후의 막걸리 한잔, 두부 한 접시는 최고다. 함께 무언가를 하고 나면 왠지 더 친밀해진 느낌을 받는다. 그 느낌을 막걸리와 두부에 버무려 풀어내는 것, KG산행에서 빠질 수 없는 기쁨이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봄의 자연 속에서 생태감수성을 키울 수 있었으리라.
올해는 역사답사를 겸할 수 있어 봄 산행이 더 풍성하고 의미 있었다. 이번을 기회로 역사, 문화탐방을 겸한 산행이 더 자주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그리고 좀 더 욕심을 내면 다음 산행에는 더 많은 회원들이 참여했으면 한다.

산행 참가자 : 김웅호, 강성룡(강준구), 김석규가족(박미화, 김한백, 김한울), 박종화, 김현인, 박종철(강희정), 이호준, 김정철(이유현, 김범준, 김세연), 김영일(남철웅)
기후변화로 인해 봄이 왔으되 봄 같지 않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날씨가 계속되는 속에서 KG봄산행 - 북한산 역사답사 산행을 다녀왔다. 올해는 특별히 서울시립대 부설 서울학연구소에 계신 김웅호 박사님을 길라잡이로 모시어 북한산에 깃든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다. 역사답사를 겸한 산행이라 코스를 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어린 꿈나무들도 함께 하는 가족 산행이라 만만치 않았다. 북한산성 일대를 쭉 돌아보고 싶었지만 결국 가장 완만하면서 북한산의 역사를 볼 수 현장이 있는 곳을 찾다보니 작년과 같은 코스로 결정했다. 작년의 그저 대충 잡은 코스(한 회원의 증언)와 올해 많이 고민하고 회의를 거친 코스가 다르지 않으니 아이러니 할 뿐.

산행 당일 새벽 2시까지 비가 내려서 일정을 계획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게 아닐까 하고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아침이 되자 개이면서 간간히 햇살도 비치는 것이 오히려 산행하기 좋은 날씨가 되었다. 집결지인 이북5도청 앞에는 역시 우리의 길라잡이 김웅호 박사님이 가장 먼저 도착했다. 아마 제시간에 도착한 사람은 박종화 회원과 나 뿐이었던 것 같다. 20여 분이 지나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다 도착하니 모두 18명, 준비해온 자료집을 받아들고 쭉 둘러서서 각자 소개를 하고 나니 10시가 훌쩍 지났다.
등산로 입구인 구기동에는 넓은 집의 정원에 벚꽃과 목련이 활짝 피어 등반 전부터 맘을 설레게 한다. 산행을 시작한지 십 여분 지나자 인사할 때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뚱한 얼굴을 하고 있던 아이들이 어른보다 씩씩하게 앞서 간다. 어쩌면 가족 산행이라 완만한 코스를 잡았다는 것은 어설픈 핑계가 아닐까? 하기야 어느 코스로 가도 북한산은 그리 만만한 산이 아니긴 하지만. 여기저기 핀 진달래에 눈길을 주면서 쉬엄쉬엄 오르다보니 비봉 아래 진흥왕순수비 안내 표지판 앞에 도착했다. 참, 비봉(碑峯)이라는 이름은 진흥왕순수비(568년, 국보3호)가 있는 봉우리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모두 편한 곳에 터를 잡고 앉아 김웅호 박사의 설명을 들으려 하는 그 때, 김정철 회원의 아들 범준(초등학교 6학년)이가 보이지 않는다. 맨 앞서 가던 터라 그냥 먼저 내려가 버린 것이 아닌가 하여 되돌아오라고 전화하는데, 휴대폰이 잘 안 터져서 속이 터진다. 그러기를 5분 여, 갑자기 범준이가 나타났다. 알고 보니 먼저 도착해서 진흥왕순수비까지 다녀왔다는 것이다. 어른도 힘든 바위를 홀로 오르락내리락한 것이다. 이번 봄산행 최고의 건각이다. 대단하다!!!

진흥왕 순수비 안내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1시간을 머물며 김웅호 박사로부터 진흥왕 순수비를 세울 당시의 역사와 북한산성(1711년~)을 세운 이유에 대해 들었다. 미리 받은 자료집을 펴서 북한산성의 위치와 구조에 대해 사진자료를 확인하면서 설명을 하자 여기저기 ‘아~’하고 돌 터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북한산성은 재정부족과 근대화의 물결로 전 구간이 축조되지 못했고, 식민지 시대를 겪으면서 제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바로 이 대목에서 한 회원의 ‘그게 바로 대표적 전시행정과 예산낭비가 아니겠느냐’는 말에 모두들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설명이 끝나고 모두들 진흥왕순수비(진품은 1972년에 국립중앙박물관에 옮겼고, 현재는 진품을 그대로 재현한 모조품이 있다)가 있는 곳까지 다녀온 후 준비해 온 과일, 떡, 초밥 등 간식거리를 함께 나누며 봄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사모바위와 승가사를 지나 하산하는 길에 작년에 기념사진을 찍은 곳에서 2007년 KG봄산행을 추억에 담았다.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데, 우리 회원들의 이야기소리, 웃음소리가 유난히 크다. 봄산행이 모두에게 기운을 북돋아 주었나 보다. 우리는 등산로 입구에 으레 있는 두부전문식당에서 간단히 뒷풀이를 했다. 역시 산행 후의 막걸리 한잔, 두부 한 접시는 최고다. 함께 무언가를 하고 나면 왠지 더 친밀해진 느낌을 받는다. 그 느낌을 막걸리와 두부에 버무려 풀어내는 것, KG산행에서 빠질 수 없는 기쁨이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봄의 자연 속에서 생태감수성을 키울 수 있었으리라.
올해는 역사답사를 겸할 수 있어 봄 산행이 더 풍성하고 의미 있었다. 이번을 기회로 역사, 문화탐방을 겸한 산행이 더 자주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그리고 좀 더 욕심을 내면 다음 산행에는 더 많은 회원들이 참여했으면 한다.

산행 참가자 : 김웅호, 강성룡(강준구), 김석규가족(박미화, 김한백, 김한울), 박종화, 김현인, 박종철(강희정), 이호준, 김정철(이유현, 김범준, 김세연), 김영일(남철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