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의 경당(扃堂)이 다시 부활해야 하는 이유
대륙을 꿈꾼다면 역사의 눈부터 바로 떠야
지난 5월 17일 남북철도의 시험운행을 두고 세계의 언론들은 “드디어 한국이 대륙과 연결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다. 한반도에서 시작해 동아시아대륙을 거쳐 유럽과 연결되는 대륙횡단철도의 꿈이 멀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유라시아대륙을 향한 코리아의 오랜 열정은 현실의 벽을 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첫 번째 보이는 벽은 북한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높고 두꺼운 벽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나치고 있다. 바로 코리안이 간직하고 있던 대륙의 기억이 중국의 역사패권주의에 의해 철저하게 지워지고 왜곡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동북공정 너머 부활하는 중화패권주의
지난 과거와의 대화로서 역사가 갖는 힘은 바로 미래를 비춘다는데 있다. 특히 국제질서를 파악하는데 있어서 역사가 주는 교훈은 그 어떤 전략서보다 탁월하다. 우리가 중국의 백두산공정이나 동북공정을 단순한 역사왜곡으로 보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티베트를 향한 서남공정과 신장위구르지역을 향한 서북공정, 그리고 고대의 전설과 신화마저도 실체로 만드는 단대공정(斷代工程)과 탐원공정(探源工程)에 이르기까지 중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55개 소수민족은 물론 주변국의 역사를 지워가면서 21세기 세계전략으로서 대중화(大中華)전략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08년 8월 8일 베이징 올림픽은 조작된 대중화의 역사를 홍보하는 결정판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바로 랴오허 일대를 기존의 세계 4대 문명보다 앞서는 1만년 역사의 새로운 문명권으로 부각시키려는 요하문명론(遼河文明論)이 그것이다. 동아시아 역사를 송두리째 대중화의 아류로 뒤덮어 버리는 요하문명론 앞에서 고조선과 고구려의 역사는 물론 반만년 한민족의 뿌리 전체가 황제(黃帝)의 자손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동아시아대륙을 향한 인식의 출발, 경당
TV드라마 주몽과 연개소문, 그리고 대조영에 이르기까지 고구려와 발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실망스러울 뿐이다.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는 정부의 대응은 대중경제교역의 확대와 북핵 6자회담이라는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으며, 역사학계와 시민사회의 대응 역시 즉흥적인 규탄이나 단기적인 반박대응의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1,300년 만에 고구려 경당의 부활을 추진하는 것도 바로 그런 현실의 벽을 뛰어넘기 위해서이다. 경당은 엄격한 신분제를 뛰어넘어 평민출신의 청년들을 문무겸전의 주체로, 지금으로 말하면 글로벌 인재로 양성하던 교육기관이다. 2천년전 고구려가 동아시아의 주인공으로 찬란한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경당을 통해 인재를 키웠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들의 인식의 지평은 한반도를 뛰어넘어 동아시아대륙을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21세기에 새롭게 태어나는 경당의 취지는 동북공정에 대응해 고조선과 고구려 역사 지키기의 범주를 넘어선다. 우리 민족만이 우월하다는 가치관으로는 결코 중국의 역사패권주의를 뛰어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교류와 흐름의 관계사로서 동아시아 고대사를 해석하고 우리 민족이 반만년 역사공동체라면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한 주변의 모든 민족 역시 반만년 역사공동체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만 패권과 경쟁의 벽을 허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역사인식과 중국의 역사패권이 다른 핵심이 바로 이 점에 있다.
때문에 부활하는 경당은 동아시아의 새로운 비전을 모색하는 에너지가 되고자 한다. 오랜 대립과 갈등을 넘어 유럽연합(EU)의 새로운 질서가 창조될 수 있었던 것도 공통의 역사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듯이, 사라져버린 냉전의 틈바구니에서 싹트고 있는 철 지난 패권주의와 민족주의로는 동아시아공동체는 커녕 지역평화와 공동번영을 지켜낼 수 없기 때문이다.
코리아의 DNA에 감춰진 대륙의 기억을 찾아
2007경당이 오는 6월 25일부터 4박5일간 경북 풍기 동양대학교에서 개최된다.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을 비롯해 요하문명의 실체를 파헤친 우실하 교수, 대쥬신제국사의 저자 김운회 교수, 몽골전문가 박원길 교수 등이 강사로 참여한다. 사이버 외교활동을 펴고 있는 반크(prkorea.com) 박기태 단장의 특강도 이어진다. 고대사 외에도 ‘경술국치 100년과 코리아의 선택’, ‘코리아의 통일과 동아시아의 미래’ 등 한반도의 미래비전을 함께 모색하는 시간도 진행되며, 문화답사와 전통무예(활과 검) 체험, B-boy공연 등 젊은 기상과 꿈을 나누는 시간도 마련된다.
2007 경당은 코리아의 DNA 속에 숨겨져 있는 대륙의 기억을 찾아나서는 길이다. 우리만을 생각하고 우리 것만을 찾아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고조선과 고구려를 넘어 동북공정과 요하문명론을 뚫고 만들어야 할 동아시아의 새로운 어울림과 나눔의 미래를 1,300년 만에 부활한 2007 지구촌 경당에 기대해 본다.
코리아글로브 집행위원장
대륙을 꿈꾼다면 역사의 눈부터 바로 떠야
지난 5월 17일 남북철도의 시험운행을 두고 세계의 언론들은 “드디어 한국이 대륙과 연결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다. 한반도에서 시작해 동아시아대륙을 거쳐 유럽과 연결되는 대륙횡단철도의 꿈이 멀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유라시아대륙을 향한 코리아의 오랜 열정은 현실의 벽을 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첫 번째 보이는 벽은 북한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높고 두꺼운 벽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나치고 있다. 바로 코리안이 간직하고 있던 대륙의 기억이 중국의 역사패권주의에 의해 철저하게 지워지고 왜곡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동북공정 너머 부활하는 중화패권주의
지난 과거와의 대화로서 역사가 갖는 힘은 바로 미래를 비춘다는데 있다. 특히 국제질서를 파악하는데 있어서 역사가 주는 교훈은 그 어떤 전략서보다 탁월하다. 우리가 중국의 백두산공정이나 동북공정을 단순한 역사왜곡으로 보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티베트를 향한 서남공정과 신장위구르지역을 향한 서북공정, 그리고 고대의 전설과 신화마저도 실체로 만드는 단대공정(斷代工程)과 탐원공정(探源工程)에 이르기까지 중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55개 소수민족은 물론 주변국의 역사를 지워가면서 21세기 세계전략으로서 대중화(大中華)전략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08년 8월 8일 베이징 올림픽은 조작된 대중화의 역사를 홍보하는 결정판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바로 랴오허 일대를 기존의 세계 4대 문명보다 앞서는 1만년 역사의 새로운 문명권으로 부각시키려는 요하문명론(遼河文明論)이 그것이다. 동아시아 역사를 송두리째 대중화의 아류로 뒤덮어 버리는 요하문명론 앞에서 고조선과 고구려의 역사는 물론 반만년 한민족의 뿌리 전체가 황제(黃帝)의 자손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동아시아대륙을 향한 인식의 출발, 경당
TV드라마 주몽과 연개소문, 그리고 대조영에 이르기까지 고구려와 발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실망스러울 뿐이다.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는 정부의 대응은 대중경제교역의 확대와 북핵 6자회담이라는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으며, 역사학계와 시민사회의 대응 역시 즉흥적인 규탄이나 단기적인 반박대응의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1,300년 만에 고구려 경당의 부활을 추진하는 것도 바로 그런 현실의 벽을 뛰어넘기 위해서이다. 경당은 엄격한 신분제를 뛰어넘어 평민출신의 청년들을 문무겸전의 주체로, 지금으로 말하면 글로벌 인재로 양성하던 교육기관이다. 2천년전 고구려가 동아시아의 주인공으로 찬란한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경당을 통해 인재를 키웠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들의 인식의 지평은 한반도를 뛰어넘어 동아시아대륙을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21세기에 새롭게 태어나는 경당의 취지는 동북공정에 대응해 고조선과 고구려 역사 지키기의 범주를 넘어선다. 우리 민족만이 우월하다는 가치관으로는 결코 중국의 역사패권주의를 뛰어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교류와 흐름의 관계사로서 동아시아 고대사를 해석하고 우리 민족이 반만년 역사공동체라면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한 주변의 모든 민족 역시 반만년 역사공동체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만 패권과 경쟁의 벽을 허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역사인식과 중국의 역사패권이 다른 핵심이 바로 이 점에 있다.
때문에 부활하는 경당은 동아시아의 새로운 비전을 모색하는 에너지가 되고자 한다. 오랜 대립과 갈등을 넘어 유럽연합(EU)의 새로운 질서가 창조될 수 있었던 것도 공통의 역사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듯이, 사라져버린 냉전의 틈바구니에서 싹트고 있는 철 지난 패권주의와 민족주의로는 동아시아공동체는 커녕 지역평화와 공동번영을 지켜낼 수 없기 때문이다.
코리아의 DNA에 감춰진 대륙의 기억을 찾아
2007경당이 오는 6월 25일부터 4박5일간 경북 풍기 동양대학교에서 개최된다.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을 비롯해 요하문명의 실체를 파헤친 우실하 교수, 대쥬신제국사의 저자 김운회 교수, 몽골전문가 박원길 교수 등이 강사로 참여한다. 사이버 외교활동을 펴고 있는 반크(prkorea.com) 박기태 단장의 특강도 이어진다. 고대사 외에도 ‘경술국치 100년과 코리아의 선택’, ‘코리아의 통일과 동아시아의 미래’ 등 한반도의 미래비전을 함께 모색하는 시간도 진행되며, 문화답사와 전통무예(활과 검) 체험, B-boy공연 등 젊은 기상과 꿈을 나누는 시간도 마련된다.
2007 경당은 코리아의 DNA 속에 숨겨져 있는 대륙의 기억을 찾아나서는 길이다. 우리만을 생각하고 우리 것만을 찾아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고조선과 고구려를 넘어 동북공정과 요하문명론을 뚫고 만들어야 할 동아시아의 새로운 어울림과 나눔의 미래를 1,300년 만에 부활한 2007 지구촌 경당에 기대해 본다.
코리아글로브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