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수년내 분화"…기상청 국가차원 대책 준비
[연합뉴스 2010-06-18 05:13]
"지진 잦아지고 천지 인근서 화산가스…폭발조짐 뚜렷"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보다 피해 훨씬 클듯"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휴화산(休火山) 상태인 백두산이 수년 안에 폭
발할 개연성이 있으며 분화하면 올해 `항공대란'을 불러온 아이슬란드 화산보다 피해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돼 기상청이 국가 차원의 재난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지난 16일 기상청 주최의 `백두산 화산 위기와 대응' 세미나에서 2014∼2015년 백두산 화산이 폭발할 수 있다는 중국 화산학자들의 견해를 전하면서 대비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상세한 관측 자료를 입수할 수 없어 정확히 언제라고 단언할 수는 없으나 가까운 장래에 백두산이 분화할 조짐을 보이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런 조짐으로 2002년 6월 중국 동북부 왕청현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일어나고 서 백두산에서 지진이 10배로 잦아진 점, 백두산 천지의 지형이 조금씩 솟아오르는 사실이 위성 촬영으로 확인된 점, 백두산 정상부 호수인 천지(天池)와 인근 숲에서 화산 가스가 방출된 점 등을 제시했다.
지진파형 분석 결과 백두산 지하 약 10km, 20km, 27km, 32km에 액체 상태의 마그마가 네 겹으로 분포한 사실이 드러났고, 위치는 천지 바로 아래로 추정된다고 윤교수는 소개했다.
그는 "올해 봄 아이슬란드 화산의 분출물은 0.11㎦였으나 대량의 수증기가 생기 고 폭발로 화산재가 날려 피해가 컸다. 정상부에 20억t의 물을 담은 백두산이 분화하면 이보다 훨씬 심각한 화산폭발이 일어날 것이다"고 예측했다.
일본 학자의 최근 추정에 따르면 백두산이 10세기 중반에 대규모 분화를 일으켰을 때 분출물 양은 83∼117㎦로, 지난 아이슬란드 화산폭발의 1천배에 달했다.
윤 교수는 "남북 공동연구나 한국, 중국, 일본 등의 국제협력을 통해 관측 장비
를 설치해 지진 전조를 탐지하고 분화 시기와 규모를 예측해 피해를 줄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기상청 관계자들은 윤 교수의 경고에 따라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추진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전병성 기상청장은 "백두산 분화에 대비한 대책을 방재기관과 항공당국 등과 논의할 필요가 있다. 다만, 백두산은 우리 정부의 힘이 실질적으로 미치지 않아 지진 전조를 조기에 감지하려는 관측 장비 설치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이현 기상청 지진관리관은 "현재 화산 관련 사항이 직제상 기상청 업무에 포함
돼 있으나 사실상 지금까지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며 "올해 안으로 국가 차원의 종합적 대책을 마련하고 국제 협력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olatido@yna.co.kr
'세계최대' 화산폭발 전력 있는 백두산
[연합뉴스 2010-06-18 10:35]
국내외 기록에 등장…946, 947년에도 대폭발
폭발땐 주변 수십㎞ 초토화…일본까지 영향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백두산이 다시 분화(噴火)할 가능성에 화산학계의 시선이 쏠리는 가장 큰 이유는 백두산이 인간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추정되는 화산 폭발을 일으킨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18일 관련 학계에 따르면 백두산은 고려 시대인 서기 946과 947년 각각 대규모
로 분화했으며, 당시 화산폭발지수(VEI)는 7.4로 인류가 역사 기록을 남긴 지난 수천년간 가장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화산폭발지수는 화산 폭발의 지속시간, 분출물의 높이 및 양 등을 종합해 화산
폭발의 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지수 1이면 소규모, 2~3이면 중규모, 4 이상이면 대규모 폭발로 분류된다.
고려 때 백두산 분화는 일본의 역사서에도 "하얀 재가 마치 눈처럼 내렸다" "하
늘에서 소리가 났는데 마치 천둥소리와 같았다"는 기록으로 등장한다.
이때 나온 분출물의 양은 최근 일본 학자의 추정에 따르면 83∼117㎦에 달한다.
지난봄 유럽에 `항공대란'을 일으킨 아이슬란드 화산의 경우 화산폭발지수가 4
였고, 화산재 분출량은 0.11㎦로 백두산의 1천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백두산의 현재 지형은 당시 분화만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수억년간의 지질활동과 여러 차례의 대규모 화산 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백두산 일대는 적어도 약 2천840만년 전부터 화산 분화가 있었고, 지금으로부터 100만년 전까지 대지에 갈라진 틈새를 따라 현무암이 분출했다.
먼 거리를 흘러갈 수 있는 용암이 여러 차례 분출되면서 이 일대에 개마용암대
지가 형성됐고, 경사가 완만한 돔 모양의 순상화산체(shield volcano)도 만들어졌다.
이 용암대지와 순상화산체가 현재 백두산의 하부를 이루고 있다.
이 위에 60만년 전부터 1만년 전까지 조면암 및 알칼리유문암 화산활동으로 점
성이 큰 용암과 화성쇄설물(화산 폭발로 방출된 다양한 크기의 암석 조각)이 교대로 쌓여 경사가 급한 성층화산체(strato volcano)가 형성됐다.
이어 4천년 전과 1천여년 전 폭발적인 대분화가 일어나면서 성층화산체의 꼭대기 부분이 파괴·함몰돼 거대한 호수인 천지(天池)가 만들어졌다.
천지 내에는 크게 보면 3개의 분화구가 있는데, 이 중 2개는 946과 947년의 대
폭발 당시 만들어진 것이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백두산의 모습이 완성된 것은 불과 1천여년 전이라는 얘기다.
이후에도 백두산이 1014∼1019년, 1122년, 1176년, 1199∼1201년, 1217년, 1373년, 1401년, 1403년, 1405∼1406년, 1597년, 1668년, 1702년, 1903년 등에도 분화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역사 기록들이 남아 있다.
만약 백두산이 다시 폭발한다면 반경 수∼수십km 이내 지역은 초토화될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막대한 양의 암석 조각, 화산재, 가스, 물 등이 마구 뒤섞여 계곡이나 산 경사
면을 타고 흘러내리면서 주변 지역의 식생을 파괴한다는 것이다.
현재 백두산의 꼭대기 부분 지형을 감안하면 중국측 지린(吉林)성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이나 만약 일부가 무너지거나 갈라지면 북한측 양강도 삼지연군에도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천지에 담긴 약 20억t에 달하는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면 압록강, 쑹화강,
두만강 등에 대홍수가 날 확률도 높다.
또 화산재가 편서풍을 타고 일본에 영향을 주고, 동아시아 일대의 항공기 운항
이 전면 중단될 수도 있다.
[연합뉴스 2010-06-18 05:13]
"지진 잦아지고 천지 인근서 화산가스…폭발조짐 뚜렷"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보다 피해 훨씬 클듯"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휴화산(休火山) 상태인 백두산이 수년 안에 폭
발할 개연성이 있으며 분화하면 올해 `항공대란'을 불러온 아이슬란드 화산보다 피해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돼 기상청이 국가 차원의 재난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지난 16일 기상청 주최의 `백두산 화산 위기와 대응' 세미나에서 2014∼2015년 백두산 화산이 폭발할 수 있다는 중국 화산학자들의 견해를 전하면서 대비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상세한 관측 자료를 입수할 수 없어 정확히 언제라고 단언할 수는 없으나 가까운 장래에 백두산이 분화할 조짐을 보이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런 조짐으로 2002년 6월 중국 동북부 왕청현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일어나고 서 백두산에서 지진이 10배로 잦아진 점, 백두산 천지의 지형이 조금씩 솟아오르는 사실이 위성 촬영으로 확인된 점, 백두산 정상부 호수인 천지(天池)와 인근 숲에서 화산 가스가 방출된 점 등을 제시했다.
지진파형 분석 결과 백두산 지하 약 10km, 20km, 27km, 32km에 액체 상태의 마그마가 네 겹으로 분포한 사실이 드러났고, 위치는 천지 바로 아래로 추정된다고 윤교수는 소개했다.
그는 "올해 봄 아이슬란드 화산의 분출물은 0.11㎦였으나 대량의 수증기가 생기 고 폭발로 화산재가 날려 피해가 컸다. 정상부에 20억t의 물을 담은 백두산이 분화하면 이보다 훨씬 심각한 화산폭발이 일어날 것이다"고 예측했다.
일본 학자의 최근 추정에 따르면 백두산이 10세기 중반에 대규모 분화를 일으켰을 때 분출물 양은 83∼117㎦로, 지난 아이슬란드 화산폭발의 1천배에 달했다.
윤 교수는 "남북 공동연구나 한국, 중국, 일본 등의 국제협력을 통해 관측 장비
를 설치해 지진 전조를 탐지하고 분화 시기와 규모를 예측해 피해를 줄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기상청 관계자들은 윤 교수의 경고에 따라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추진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전병성 기상청장은 "백두산 분화에 대비한 대책을 방재기관과 항공당국 등과 논의할 필요가 있다. 다만, 백두산은 우리 정부의 힘이 실질적으로 미치지 않아 지진 전조를 조기에 감지하려는 관측 장비 설치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이현 기상청 지진관리관은 "현재 화산 관련 사항이 직제상 기상청 업무에 포함
돼 있으나 사실상 지금까지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며 "올해 안으로 국가 차원의 종합적 대책을 마련하고 국제 협력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olatido@yna.co.kr
'세계최대' 화산폭발 전력 있는 백두산
[연합뉴스 2010-06-18 10:35]
국내외 기록에 등장…946, 947년에도 대폭발
폭발땐 주변 수십㎞ 초토화…일본까지 영향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백두산이 다시 분화(噴火)할 가능성에 화산학계의 시선이 쏠리는 가장 큰 이유는 백두산이 인간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추정되는 화산 폭발을 일으킨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18일 관련 학계에 따르면 백두산은 고려 시대인 서기 946과 947년 각각 대규모
로 분화했으며, 당시 화산폭발지수(VEI)는 7.4로 인류가 역사 기록을 남긴 지난 수천년간 가장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화산폭발지수는 화산 폭발의 지속시간, 분출물의 높이 및 양 등을 종합해 화산
폭발의 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지수 1이면 소규모, 2~3이면 중규모, 4 이상이면 대규모 폭발로 분류된다.
고려 때 백두산 분화는 일본의 역사서에도 "하얀 재가 마치 눈처럼 내렸다" "하
늘에서 소리가 났는데 마치 천둥소리와 같았다"는 기록으로 등장한다.
이때 나온 분출물의 양은 최근 일본 학자의 추정에 따르면 83∼117㎦에 달한다.
지난봄 유럽에 `항공대란'을 일으킨 아이슬란드 화산의 경우 화산폭발지수가 4
였고, 화산재 분출량은 0.11㎦로 백두산의 1천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백두산의 현재 지형은 당시 분화만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수억년간의 지질활동과 여러 차례의 대규모 화산 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백두산 일대는 적어도 약 2천840만년 전부터 화산 분화가 있었고, 지금으로부터 100만년 전까지 대지에 갈라진 틈새를 따라 현무암이 분출했다.
먼 거리를 흘러갈 수 있는 용암이 여러 차례 분출되면서 이 일대에 개마용암대
지가 형성됐고, 경사가 완만한 돔 모양의 순상화산체(shield volcano)도 만들어졌다.
이 용암대지와 순상화산체가 현재 백두산의 하부를 이루고 있다.
이 위에 60만년 전부터 1만년 전까지 조면암 및 알칼리유문암 화산활동으로 점
성이 큰 용암과 화성쇄설물(화산 폭발로 방출된 다양한 크기의 암석 조각)이 교대로 쌓여 경사가 급한 성층화산체(strato volcano)가 형성됐다.
이어 4천년 전과 1천여년 전 폭발적인 대분화가 일어나면서 성층화산체의 꼭대기 부분이 파괴·함몰돼 거대한 호수인 천지(天池)가 만들어졌다.
천지 내에는 크게 보면 3개의 분화구가 있는데, 이 중 2개는 946과 947년의 대
폭발 당시 만들어진 것이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백두산의 모습이 완성된 것은 불과 1천여년 전이라는 얘기다.
이후에도 백두산이 1014∼1019년, 1122년, 1176년, 1199∼1201년, 1217년, 1373년, 1401년, 1403년, 1405∼1406년, 1597년, 1668년, 1702년, 1903년 등에도 분화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역사 기록들이 남아 있다.
만약 백두산이 다시 폭발한다면 반경 수∼수십km 이내 지역은 초토화될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막대한 양의 암석 조각, 화산재, 가스, 물 등이 마구 뒤섞여 계곡이나 산 경사
면을 타고 흘러내리면서 주변 지역의 식생을 파괴한다는 것이다.
현재 백두산의 꼭대기 부분 지형을 감안하면 중국측 지린(吉林)성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이나 만약 일부가 무너지거나 갈라지면 북한측 양강도 삼지연군에도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천지에 담긴 약 20억t에 달하는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면 압록강, 쑹화강,
두만강 등에 대홍수가 날 확률도 높다.
또 화산재가 편서풍을 타고 일본에 영향을 주고, 동아시아 일대의 항공기 운항
이 전면 중단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