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에는 목숨으로 보상하라

by 永樂 posted Nov 17, 2005
목숨에는 목숨으로 보상하라
매일중국어
1년에 3천명 이상의 사형수가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신문 사회면을 보면 사건 사고 면에 단골코너가 사형선고를 내리는 법정모습이다.

사형 집행이유도 다양하다. 부패 관료에서부터 시작해서 밀수범, 마약범, 사기범, 살인범, 유괴범등. 사형이 확정되면 보통 당일 집행되며 집행 방법도 총살, 독극물 주입등의 방법등이 보도에 공개된다.

사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고 주변 중국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바로 나오는 말이 ‘一命抵一命’이다. 즉 목숨에는 목숨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국민들의 정서와 판관들의 정서에 이런 생각이 바탕으로 깔려 있다면 살인범에 대해서는 개선의 여지 없이 사형이 선고될 확률이 높은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 고등학교 3학년에 대한 사형선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공부를 잘하지만 집안이 불우하던 한 남학생은 시험보기 전날 가깝게 지내던 같은반 여급우에게 시험지를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여학생은 거절했고 시험당일에 남학생은 여학생을 칼로 찔러 살해했다. 남학생에게는 사형이 선고 되었고 재판 당일 사형은 집행되었다.

이 사건에 대해 바로보는 시각은 양극화된다. ‘살해당한 여학생의 부모를 생각해봐라 살해자인 남학생의 사형선고는 당연한 것 아닌가’ 라는 입장과 ‘아직 어린 학생이 불우한 환경에서 도발적으로 행한 범죄인데 사형까지 갈 필요가 있는가’라는 입장이다.

첫번째 입장에도 기본 바탕은 ‘一命抵一命’의 기본 정서가 들어가 있다.
그래서인지 매일 신문에 나오는 사형선고에 대한 뉴스는 이들에게 큰 화제거리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사형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식이 두번째 입장인 ‘사회의 구조적 문제 해결’로 많이 옮겨가고 있다. 사형만을 통해서는 근본적인 범죄근절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 정부의 반부패 운동에도 불구하고 고위관료의 부정부패 사건과 경제사범들은 날이 갈수록 많아지고 이들의 사형건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一命抵一命이라는 생각은 살인사건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 ‘나에게 피해를 주었으면 너도 당해야 한다’는 심리로 연결되어 경제적으로 손실을 입힌 기억이 있다면 두고 두고 기억해 두었다가 기회를 보아 보복으로 이어지게 된다. 많은 한국기업들이 이를 간과하고 중국 업체들을 소홀히 대했다가 감금을 당하기도 하고 엉뚱한 방식으로 손실을 입기도 한다.

3천명이상의 사형수에 대해 사회적으로 당연시 되는 국가인 중국. 인권 수준이 낮다고 평가해야 하는지 아님 무서운 나라니 조심하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