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과 자유를 요구하는 訪北이라면 OK
2006/02/01 강철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열차편으로 방북할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때문에 잊혀져가던 지난 정상회담이 다시 떠오르고 지금 가서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궁금증만 더해진다.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은 우리민족은 물론 전 세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 결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도 받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남한 정부가 건네준 5억달러 이상을 챙기는 것으로 정상회담에 응했다.
겉으로 보기에 화려했던 남북정상회담은 국민의 혈세를 국민 몰래 독재자에게 전달한 대가로 만들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국민이 생각했던 정상적인 햇볕정책, 인민이 아닌 정권에 일방적으로 햇볕을 비추었다는 국내외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실 對北 현금지원은 현물지원과는 달리 김정일 개인비자금을 늘려준 것 외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 오히려 현금지원의 증가는 군사비 지출을 늘이고 북한정권을 지탱시켜주는데 보탬이 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돼 있다. 노동당간부들이 즐겨타는 벤츠승용차나 김父子의 이름을 새겨놓은 고급 오메가 시계들을 사올 돈으로 인민에게 줄 식량을 구입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작년 말 노벨평화상 수상 5주년 기념식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북지원이 늘어나 북한의 인권이 상당부분 개선 됐다는 납득할 수 없는 발언을 했는데, 그런 논리대로라면 먹는 문제를 해결한 박정희 대통령은 국민의 기본인권을 크게 개선한 대통령으로 평가해야 한다.
인간이 잘 먹지만 자유가 없다면 먹고 자는 돼지와 다를 바 없는 짐승에 불과하다.
고대 로마 시대에도 잘 먹고 사는 노예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먹는 것 보다 더 갈망했던 것은 자유인이 되는 것이었다.
자유와 인권은 독재정권과의 치열한 투쟁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지 먹을 것을 주는 것으로 개선되는 사항이 아니다.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인민들은 먹는 것만 해결해주면 모든 것이 개선되는 단순 동물로 비유했다고 누가 비판한다면 그에 대한 김 전태통령의 대답은 무엇이었을까. 아마 먹는 문제를 포함 기본 생존권을 보장해주는 것이 현재로서는 북한인권 개선의 첫 단계라고 말할지는 모르겠지만 그것 또한 김정일정권의 속성을 따져보면 전혀 타당성이 없다.
상층부는 외부원조로 살고, 인민은 알아서 먹고사는 것이 오늘의 북한임을 감안하면 대북지원은 인민이 아닌 특권층과 군대에 집중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대북지원으로 인권개선이 됐다는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은 전혀 근거가 없다. 상당수 탈북자들은 대북지원이 증가하면 인권탄압도 증가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이런 현금지원외에도 김 전 대통령의 지난 정상회담에서 가장 실망스러웠던 것은 독재자 김정일을 만나서도 ‘인권’ 이란 말은 입도 뻥끗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과거 박정희군사정권을 상대로 목숨걸고 싸웠던 그 기백은 김정일위원장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문제다.
김정일은 북한 내부 강연 자료를 통해 늙은 김대중이 절뚝거리며 평양까지 찾아와 장군님앞에 머리를 숙였으며 그 대가로 많은 식량과 현금을 진상품으로 바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식으로 북한정권은 정상회담을 악용하고 있고, 이 때문에 북한주민들은 김대중 전대통령을 독재자에 굴복한 허수아비 같은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다. 덕분에 김정일의 몸값만 올려 놓았다.
북한인민들은 남측의 지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보내주는 동포의 정이 아닌 장군님의 노획물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남쪽 인민에 대한 그 어떤 고마움도 느끼지 않는다.
답방하겠다는 약속도 지키고 않고, 핵까지 만들어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김 위원장에게 김 전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누가봐도 김정일보다 연배인 김 전대통령이 다시 김정일을 찾아와 무슨 부탁을 한다는 것은 체면상 맞지도 않을뿐더러 동방예의지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북한은 또 장군님에 무릅을 끓기 위해 왔다는 선전을 할 것이고, 평생을 민주화운동에 몸담은 김 전대통령의 이미지는 먹칠 당할 수밖에 없다.
수용소를 철폐하고, 북한주민에게 인권과 자유를 주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남긴다면 독재치하에서 신음하는 북한주민에겐 큰 희망이 되겠지만 지금까지 주장해온 대통령의 생각을 전달하는 정도라면 또 한번의 실망을 반복할 뿐이다.
김정일 위원장에게 핵을 포기하고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촉구하는 김 전대통령의 생각은 북한내부의 현실적 문제와 김정일 위원장이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모르는 비현실적인 충고가 될 수밖에 없다.
김정일도 핵을 포기하고 경제개혁을 해야 자신이 살길이 열린다는 것쯤은 다 알고 있다. 미국과의 관계개선은 말로서가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자유와 인권의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한 북-미관계는 근본적인 개선이 어렵다.
핵을 포기하면 주민들과 군대를 결속시킬 수 없고, 개혁개방하면 그동안 누적된 거짓말로 인해 정권이 붕괴되는 것을 누구보다도 더 잘아는 김 위원장의 처지를 아직도 모르고 계신다면 참 할말은 없다.
대가없이 핵을 포기하고, 외부의 원조를 구걸하기 전에 인권개선을 요구하는 확고한 의지가 없다면 이번 방북은 김정일에게 일방적으로 놀아나는 결과 외에는 얻을 것이 별로 없다. 지금까지 이룩해놓은 김 전대통령의 명성이 독재자와의 잘못된 만남으로 더 이상 손상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2006/02/01 강철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열차편으로 방북할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때문에 잊혀져가던 지난 정상회담이 다시 떠오르고 지금 가서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궁금증만 더해진다.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은 우리민족은 물론 전 세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 결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도 받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남한 정부가 건네준 5억달러 이상을 챙기는 것으로 정상회담에 응했다.
겉으로 보기에 화려했던 남북정상회담은 국민의 혈세를 국민 몰래 독재자에게 전달한 대가로 만들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국민이 생각했던 정상적인 햇볕정책, 인민이 아닌 정권에 일방적으로 햇볕을 비추었다는 국내외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실 對北 현금지원은 현물지원과는 달리 김정일 개인비자금을 늘려준 것 외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 오히려 현금지원의 증가는 군사비 지출을 늘이고 북한정권을 지탱시켜주는데 보탬이 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돼 있다. 노동당간부들이 즐겨타는 벤츠승용차나 김父子의 이름을 새겨놓은 고급 오메가 시계들을 사올 돈으로 인민에게 줄 식량을 구입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작년 말 노벨평화상 수상 5주년 기념식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북지원이 늘어나 북한의 인권이 상당부분 개선 됐다는 납득할 수 없는 발언을 했는데, 그런 논리대로라면 먹는 문제를 해결한 박정희 대통령은 국민의 기본인권을 크게 개선한 대통령으로 평가해야 한다.
인간이 잘 먹지만 자유가 없다면 먹고 자는 돼지와 다를 바 없는 짐승에 불과하다.
고대 로마 시대에도 잘 먹고 사는 노예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먹는 것 보다 더 갈망했던 것은 자유인이 되는 것이었다.
자유와 인권은 독재정권과의 치열한 투쟁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지 먹을 것을 주는 것으로 개선되는 사항이 아니다.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인민들은 먹는 것만 해결해주면 모든 것이 개선되는 단순 동물로 비유했다고 누가 비판한다면 그에 대한 김 전태통령의 대답은 무엇이었을까. 아마 먹는 문제를 포함 기본 생존권을 보장해주는 것이 현재로서는 북한인권 개선의 첫 단계라고 말할지는 모르겠지만 그것 또한 김정일정권의 속성을 따져보면 전혀 타당성이 없다.
상층부는 외부원조로 살고, 인민은 알아서 먹고사는 것이 오늘의 북한임을 감안하면 대북지원은 인민이 아닌 특권층과 군대에 집중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대북지원으로 인권개선이 됐다는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은 전혀 근거가 없다. 상당수 탈북자들은 대북지원이 증가하면 인권탄압도 증가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이런 현금지원외에도 김 전 대통령의 지난 정상회담에서 가장 실망스러웠던 것은 독재자 김정일을 만나서도 ‘인권’ 이란 말은 입도 뻥끗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과거 박정희군사정권을 상대로 목숨걸고 싸웠던 그 기백은 김정일위원장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문제다.
김정일은 북한 내부 강연 자료를 통해 늙은 김대중이 절뚝거리며 평양까지 찾아와 장군님앞에 머리를 숙였으며 그 대가로 많은 식량과 현금을 진상품으로 바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식으로 북한정권은 정상회담을 악용하고 있고, 이 때문에 북한주민들은 김대중 전대통령을 독재자에 굴복한 허수아비 같은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다. 덕분에 김정일의 몸값만 올려 놓았다.
북한인민들은 남측의 지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보내주는 동포의 정이 아닌 장군님의 노획물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남쪽 인민에 대한 그 어떤 고마움도 느끼지 않는다.
답방하겠다는 약속도 지키고 않고, 핵까지 만들어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김 위원장에게 김 전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누가봐도 김정일보다 연배인 김 전대통령이 다시 김정일을 찾아와 무슨 부탁을 한다는 것은 체면상 맞지도 않을뿐더러 동방예의지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북한은 또 장군님에 무릅을 끓기 위해 왔다는 선전을 할 것이고, 평생을 민주화운동에 몸담은 김 전대통령의 이미지는 먹칠 당할 수밖에 없다.
수용소를 철폐하고, 북한주민에게 인권과 자유를 주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남긴다면 독재치하에서 신음하는 북한주민에겐 큰 희망이 되겠지만 지금까지 주장해온 대통령의 생각을 전달하는 정도라면 또 한번의 실망을 반복할 뿐이다.
김정일 위원장에게 핵을 포기하고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촉구하는 김 전대통령의 생각은 북한내부의 현실적 문제와 김정일 위원장이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모르는 비현실적인 충고가 될 수밖에 없다.
김정일도 핵을 포기하고 경제개혁을 해야 자신이 살길이 열린다는 것쯤은 다 알고 있다. 미국과의 관계개선은 말로서가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자유와 인권의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한 북-미관계는 근본적인 개선이 어렵다.
핵을 포기하면 주민들과 군대를 결속시킬 수 없고, 개혁개방하면 그동안 누적된 거짓말로 인해 정권이 붕괴되는 것을 누구보다도 더 잘아는 김 위원장의 처지를 아직도 모르고 계신다면 참 할말은 없다.
대가없이 핵을 포기하고, 외부의 원조를 구걸하기 전에 인권개선을 요구하는 확고한 의지가 없다면 이번 방북은 김정일에게 일방적으로 놀아나는 결과 외에는 얻을 것이 별로 없다. 지금까지 이룩해놓은 김 전대통령의 명성이 독재자와의 잘못된 만남으로 더 이상 손상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