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과연 대국(大國)인가?

by 永樂 posted Apr 28, 2006

                    
                    
                     강철환 (nkch)
                           
                     율리우스 카이사르


                                                       
중국이 과연 대국(大國)인가?
2006/04/24


(强不報弱)강자가 약자를 못 살게 하지 않고 (富不侮貧)부자는 가난한 사람을 모욕하지 않는다.  지난 21일 후진타오(湖錦濤)중국 주석이 미국 방문 중 예일대학에서 연설 중 묵자(墨子) 말을 인용해 한 말이다.

중국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사에 견줄 찬란한 문화와 역사를 자랑하는 大國으로 비록 경제발전은 늦었지만 언젠가는 세계를 지배할 한 축으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는다.

후 주석이 읊었다는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의 시 ‘언젠가 정상에 올라 여러 산의 자그마함을 굽어보겠다’  의 구절에서 보듯이 후 주석과 중국인들의 품고 있는 야심을 엿볼 수 있다.

과거에는 힘으로 세계를 지배했지만 현 시대는 그런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힘과 관용이라는 절묘한 정책을 실행한 로마제국이 오랫동안 버틸 수 있었던 것도  힘만 앞세웠으면 이뤄내기 힘든 일이었다.  

미국이 아무리 막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자랑해도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었다면 그 힘은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다. 히틀러의 군대가 아무리 강해도 결국 멸망한 것은 인간을 학살한 광기집단으로, 비정상적인 국가였기 때문이다. 역사는 이런 정권들이 오래가지 못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중국이 앞으로 지향하는 세계 大國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힘이 아닌 관용과 독재가 아닌 민주주의가 자리 잡아야 함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 민주주의가 없는 대국은 小國보다 못하다.

후 주석은 부시 대통령에게 미국이 힘만 앞세워 약자(중국)를 너무 몰아세우지 말라는 뜻으로 이런 저런 말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에 비해 힘이 약할 뿐 더 이상 약자가 아니라 무서운 호랑이같이 세계 속으로 달려드는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 중국이 경제활동에서 인민에게 자유를 준 결과다.

그런 중국 옆에 경제적 자유조차 없는 북한이 있다. 정치적 자유도 중국에 비하면 거의 제로에 가깝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전혀 비슷하지 않은 이웃나라 북한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살펴보면 후 주석의 한 발언에 대한 철학적 의미의 진실을 파악할 수 있다.

후 주석은 김정일정권이 인민의 생활에는 안중에도 없는 후안무치의 군사깡패국가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웃나라 북한에서 얼마나 많은 인민들이 굶어죽었는지도 잘 알 것이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폭정을 견디다 못해 먹고 살기 위해 중국에 도망쳐 나온 탈북자들을 중국은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노예처럼 쇠사슬에 묶어서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애처로운 사람들을 무지막지하게 사지로 몰고 있다. 북한여성들이 짐승처럼, 노예처럼 소나 말 값에 여기저기 팔려다니는데, 인신매매단은 단속되면 벌금을 물고 풀려나지만 북한여성들은 ‘강제북송’이라는 끔찍한 ‘사형선고’를 받게 된다. 북한으로 끌려가는 것은 차라리 죽는 것만 못할 만큼 고통스럽다는 것은 이미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다.

인신매매 당해도  북한에 가는 것 보다 나은 것이 탈북여성들의 처지다.

강자가 약자를 못살게 하지 않는다는 후 주석의 말이 왜 그렇게 웃기게 들리는지~~ 전 세계가 탈북자의 인권을 이야기하고 우려하는데 후 주석은 이에 대한 한마디 해명도 없다.

중국의 눈부신 경제발전은 독재정권하에서 신음하는 북한인민들에겐 큰 희망이 되고 있다.

그것은 북한도 중국식 개혁개방을 하면 저렇게 잘살게 된다는 것을 중국이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김정일정권을 중국이 유지시켜주는 것은 중국의 국익이라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국민을 굶겨 죽인 야만국가와 동맹이니, 이웃이니 하는 것은 이젠 중국으로선 창피스러운 일이다. 동맹의 개념도 결국 지향하는 이념과 목적이 같아야 한다.

경제발전과 세계화로 나아가는 중국과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인민을 희생시키는 북한이 과거의 혈연 때문에 얽혀있다는 것은 세계속의 중국이라는 大國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

후 주석은 자신이 한 말이 그의 신념이라는 것을 국제사회에 알게 하기 위해서는 바로 굶어죽는 김정일정권을 유지시키기 위해 탈북자들의 강제북송을 자행할 것이 아니라 중국식 개혁개방을 하지 않는 김정일정권을 질책해야 한다.

그 질책의 수단으로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해 국제사회에 돌려보낸다면 중국의 위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이 머물게 될 것이다.

먹고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불쌍한 사람들을 짐승 취급하는 것은 大國 중국이 할 짓이 아니다.

화려한 말장난보다 진실된 말 한마디가 더 감동을 줄 수 있다. 행하지 않으면서 말만 앞서면 세상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된다.

후 주석은 말만 거창하게 했지, 그런 말이 국제사회를 감동시키지 못한 것은 바로 중국의 행동이 그 말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유와 인권이 없는 大國은 이제 불가능하다. 미국과 유럽, 일본, 세계를 움직이는 대국은 모두 자유민주주이 국가다. 중국도 자유민주주의를 해야만 높은 정상에 올라 아래 산들을 굽어보는 그런 날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