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리포트
blog.chosun.com/moscvich
1> 정부, 입만 열면 자원외교라더니. 그 실체는?
정부는 최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해외순방 때마다 ‘자원외교’를 내세운다.
세계 에너지 보유국이 자원을 무기화하고 전략화하면서 에너지가 국가안보를 뒤흔드는 요소로 떠오르자 이에 대처하기 위한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對)중동 에너지 의존율이 절대적인 우리나라로서는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 차원에서 러시아 등 제 3의 지역을 두드리고 있는 셈이다. 바람직한 외교 방향이다. 하지만 정부가 자원외교라고 주장하고 있는 이면(裏面)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현재 한국석유공사 등 에너지사들의 해외자원 개발을 위한 재원은 유전(油田)개발펀드와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금, 회사보유 자금이 고작이다. 올해 정부가 책정한 에너지사업 예산은 ‘에너지 사업 특별회계’ 명목으로 편성한 3억 달러 남짓이다. 이 돈으로는 소규모 생산 유전 매입에도 부족한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은 해외 순방 때마다 유전 공동개발, 현지 유전 지분확보에 나서기로 했다는 협정을 체결한다. 유전 한 곳을 개발하는데 투자하면 고갈될 예산인데도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아제르바이잔까지 대통령이 성공적인 자원외교를 이끌었다는 나라와는 매번 협정이 쏟아진다. 대통령이 방문한 나라의 유전 개발에 대부분 참여하게 된 셈이다. 3억 달러가 요술예산도 아닐텐데 투자금은 다 어디에서 조달될 지 궁금할 뿐이다.
정부가 관례적으로 집행하고 있는 예산 사용을 보면 더욱 문제다. 에너지 사업 특별회계는 석유 수입과 판매 부과금 등 세입으로 조성되지만, 실제로는 예산의 약 10%만이 유전과 가스전 투자 재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에너지 개발 사업과 무관한 석탄산업 구조 조정과 농어촌 전기사업 등으로 전용되고 있어 업계 종사자의 기를 빼고있다. 최소한 책정된 예산만이라도 유전과 가스전 개발을 위해 직접 투자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업계 목소리가 높다.
또 하나는 석유공사 등 정부투자기관이 해외유전개발과 지분 투자로 벌어들인 수익은 국고로 고스란히 환수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효율적이 유전 투자를 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기업이 나서 유전관련 투자에 나서도록 수익금을 자체적으로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최근 에너지 개발과 유전·가스전 확보를 위한 국제 경쟁은 더 복잡한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는 추세다. 유전·가스전 단일 개발 형식이 아닌 석유와 전력, 석유와 건설 등 복합 개발 형식으로 진전하고 있다. 심지어 에너지와 무기 구입까지 연계되고 있다.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의 무기를 대량 구입하면서 자원을 집중적으로 확보해나가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최근 국내 에너지 관련 종사 업체가 해외 유전·가스전 입찰에 참여해서 개발권을 따낸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고 한다. 소규모 예산으로 메이저사와 경쟁하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원외교가 성공하려면 해외 에너지 투자 부분의 예산을 대폭 늘이면서 에너지업계를 적극적인 지원해야 한다. 또 이종(異種) 기업간 콘소시엄 구성에도 팔을 붙이고 나서야한다.
정부는 대통령 해외 순방 때마다 자원외교를 들먹인다. 하지만 목소리만 높인다고 금세 자원외교가 성사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정책으로는 정부가 내세운 2008년 자주개발 원유확보 목표치 10% 달성은 요원해 보인다.
2> 우린 지중해로 간다/흑해함대 모항을 버리다
러시아 흑해(黑海)함대가 지중해로 나간다.
옛소련 핵심국이었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흑해함대가 지중해로 이동 배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실제로 준비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러시아 한 국방전문가는 6일 “흑해함대 이전은 이미 수년동안 국방부와 외교부가 적극 고려해왔으며, 시리아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전이 추진되고 있는 곳은 시리아의 타르투스다. 정확히는 이곳에서 90㎞ 북쪽지역에 함대 주둔이 유력하다.
이미 함대 이전 계획하에 모항 건설 작업이 추진되고 있어 이곳에서 3년내 미사일 순양함이 활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해군 주력함대중 하나인 흑해함대는 현재 우크라이나령 세바스토폴을 모항(母港)으로, 흑해는 물론 지중해를 중심으로 작전을 전개하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견제해왔다.
하지만 소련 붕괴로 모항이 우습게도 우크라이나땅에 위치하게 되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측에 함대 주둔지를 빌려써야하는 처지가 됐다.
러시아는 지난 1997년 우크라이나와 ‘흑해함대 주둔협정’을 체결하며 20년 동안 매년 9300만 달러를 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가 민주화혁명을 이뤄내며 러시아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친(親)서방정책을 추진하면서 흑해함대 문제는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연초 러시아가 대(對)우크라이나 천연가스 중단 조치를 취한 뒤 우크라이나는 흑해함대 철수로 맞짱을 놓았다. 게다가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을 노골적으로 표명하면서 흑해함대 철수를 요구하고 나서자 러시아는 이삿짐을 싸야할 판이다.
지난 2월과 4월에도 양국 국방장관 사이에 설전이 오갔다. “철수하든지 매년 2억달러 이상을 내든지” 하라는 게 우크라이나측입장이다. 당연히 러시아는 “협정을 준수해야지 뭔 소리냐”하는 식이다. 타협이 원만할 리 없다.
러시아도 비책을 준비해왔다. 흑해 함대 차기 모항으로 강력히 고려하고 있는 곳이 시리아의 타르투스다. 러시아와 전통적으로 유대관계인 지중해 연안국 시리아는 흑해 함대가 주둔에 걸림돌이 없는데다 흑해는 물론 지중해까지 포괄적인 작전을 전개할 수 있는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흑해 함대를 지중해로 이동 배치하는 것은 러시아의 군사력 확장과도 맞물려 있어 국제사회에 상당한 파급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느날 불가피하게 떠나더라도 화끈하게 떠나고 미리 준비하고 떠나 우크라이나는 골탕먹이겠다는 심산도 깔려있다.
이런 배경을 보면 여러분들도 다양한 상상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매년 1억달러 상당을 내고 있는데 이돈이 당장 유입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타격이 있을 것은 당연하다. 물론 그다지 크지 않게지만 당장 우크라이나의 경제 사정이 그리 원만하지 않은 상황하에서는 미동이 있을 수 밖에.
러시아 흑해함대의 시리아 이동 배치는 이란 핵문제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등 최근 중동지역에 고조되고 있는 긴장사태와 맞물려 있다. 러시아의 영향력 확보와도 직결된 문제이며 나토 동진(東進) 견제 의미도 크다.
러시아는 시리아내 항구를 이용하는 대가로 시리아의 군현대화와 이스라엘의 위협으로부터 안보 보장을 확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복합 전략이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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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부, 입만 열면 자원외교라더니. 그 실체는?
정부는 최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해외순방 때마다 ‘자원외교’를 내세운다.
세계 에너지 보유국이 자원을 무기화하고 전략화하면서 에너지가 국가안보를 뒤흔드는 요소로 떠오르자 이에 대처하기 위한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對)중동 에너지 의존율이 절대적인 우리나라로서는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 차원에서 러시아 등 제 3의 지역을 두드리고 있는 셈이다. 바람직한 외교 방향이다. 하지만 정부가 자원외교라고 주장하고 있는 이면(裏面)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현재 한국석유공사 등 에너지사들의 해외자원 개발을 위한 재원은 유전(油田)개발펀드와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금, 회사보유 자금이 고작이다. 올해 정부가 책정한 에너지사업 예산은 ‘에너지 사업 특별회계’ 명목으로 편성한 3억 달러 남짓이다. 이 돈으로는 소규모 생산 유전 매입에도 부족한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은 해외 순방 때마다 유전 공동개발, 현지 유전 지분확보에 나서기로 했다는 협정을 체결한다. 유전 한 곳을 개발하는데 투자하면 고갈될 예산인데도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아제르바이잔까지 대통령이 성공적인 자원외교를 이끌었다는 나라와는 매번 협정이 쏟아진다. 대통령이 방문한 나라의 유전 개발에 대부분 참여하게 된 셈이다. 3억 달러가 요술예산도 아닐텐데 투자금은 다 어디에서 조달될 지 궁금할 뿐이다.
정부가 관례적으로 집행하고 있는 예산 사용을 보면 더욱 문제다. 에너지 사업 특별회계는 석유 수입과 판매 부과금 등 세입으로 조성되지만, 실제로는 예산의 약 10%만이 유전과 가스전 투자 재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에너지 개발 사업과 무관한 석탄산업 구조 조정과 농어촌 전기사업 등으로 전용되고 있어 업계 종사자의 기를 빼고있다. 최소한 책정된 예산만이라도 유전과 가스전 개발을 위해 직접 투자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업계 목소리가 높다.
또 하나는 석유공사 등 정부투자기관이 해외유전개발과 지분 투자로 벌어들인 수익은 국고로 고스란히 환수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효율적이 유전 투자를 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기업이 나서 유전관련 투자에 나서도록 수익금을 자체적으로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최근 에너지 개발과 유전·가스전 확보를 위한 국제 경쟁은 더 복잡한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는 추세다. 유전·가스전 단일 개발 형식이 아닌 석유와 전력, 석유와 건설 등 복합 개발 형식으로 진전하고 있다. 심지어 에너지와 무기 구입까지 연계되고 있다.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의 무기를 대량 구입하면서 자원을 집중적으로 확보해나가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최근 국내 에너지 관련 종사 업체가 해외 유전·가스전 입찰에 참여해서 개발권을 따낸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고 한다. 소규모 예산으로 메이저사와 경쟁하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원외교가 성공하려면 해외 에너지 투자 부분의 예산을 대폭 늘이면서 에너지업계를 적극적인 지원해야 한다. 또 이종(異種) 기업간 콘소시엄 구성에도 팔을 붙이고 나서야한다.
정부는 대통령 해외 순방 때마다 자원외교를 들먹인다. 하지만 목소리만 높인다고 금세 자원외교가 성사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정책으로는 정부가 내세운 2008년 자주개발 원유확보 목표치 10% 달성은 요원해 보인다.
2> 우린 지중해로 간다/흑해함대 모항을 버리다
러시아 흑해(黑海)함대가 지중해로 나간다.
옛소련 핵심국이었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흑해함대가 지중해로 이동 배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실제로 준비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러시아 한 국방전문가는 6일 “흑해함대 이전은 이미 수년동안 국방부와 외교부가 적극 고려해왔으며, 시리아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전이 추진되고 있는 곳은 시리아의 타르투스다. 정확히는 이곳에서 90㎞ 북쪽지역에 함대 주둔이 유력하다.
이미 함대 이전 계획하에 모항 건설 작업이 추진되고 있어 이곳에서 3년내 미사일 순양함이 활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해군 주력함대중 하나인 흑해함대는 현재 우크라이나령 세바스토폴을 모항(母港)으로, 흑해는 물론 지중해를 중심으로 작전을 전개하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견제해왔다.
하지만 소련 붕괴로 모항이 우습게도 우크라이나땅에 위치하게 되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측에 함대 주둔지를 빌려써야하는 처지가 됐다.
러시아는 지난 1997년 우크라이나와 ‘흑해함대 주둔협정’을 체결하며 20년 동안 매년 9300만 달러를 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가 민주화혁명을 이뤄내며 러시아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친(親)서방정책을 추진하면서 흑해함대 문제는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연초 러시아가 대(對)우크라이나 천연가스 중단 조치를 취한 뒤 우크라이나는 흑해함대 철수로 맞짱을 놓았다. 게다가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을 노골적으로 표명하면서 흑해함대 철수를 요구하고 나서자 러시아는 이삿짐을 싸야할 판이다.
지난 2월과 4월에도 양국 국방장관 사이에 설전이 오갔다. “철수하든지 매년 2억달러 이상을 내든지” 하라는 게 우크라이나측입장이다. 당연히 러시아는 “협정을 준수해야지 뭔 소리냐”하는 식이다. 타협이 원만할 리 없다.
러시아도 비책을 준비해왔다. 흑해 함대 차기 모항으로 강력히 고려하고 있는 곳이 시리아의 타르투스다. 러시아와 전통적으로 유대관계인 지중해 연안국 시리아는 흑해 함대가 주둔에 걸림돌이 없는데다 흑해는 물론 지중해까지 포괄적인 작전을 전개할 수 있는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흑해 함대를 지중해로 이동 배치하는 것은 러시아의 군사력 확장과도 맞물려 있어 국제사회에 상당한 파급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느날 불가피하게 떠나더라도 화끈하게 떠나고 미리 준비하고 떠나 우크라이나는 골탕먹이겠다는 심산도 깔려있다.
이런 배경을 보면 여러분들도 다양한 상상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매년 1억달러 상당을 내고 있는데 이돈이 당장 유입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타격이 있을 것은 당연하다. 물론 그다지 크지 않게지만 당장 우크라이나의 경제 사정이 그리 원만하지 않은 상황하에서는 미동이 있을 수 밖에.
러시아 흑해함대의 시리아 이동 배치는 이란 핵문제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등 최근 중동지역에 고조되고 있는 긴장사태와 맞물려 있다. 러시아의 영향력 확보와도 직결된 문제이며 나토 동진(東進) 견제 의미도 크다.
러시아는 시리아내 항구를 이용하는 대가로 시리아의 군현대화와 이스라엘의 위협으로부터 안보 보장을 확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복합 전략이 눈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