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

by 永樂 posted Jul 06, 2006
제2차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 ‘작전 계획’(OPLAN)에 따른 한미연합군 대북 군사제재 전략 김필재 기자 2006-07-06 오후 12:45:17  
 
▲ 미국은 유사시 '작계 5026'(OPLAN 5026)을 기반으로 괌에서 긴급 발진한 스텔스 전폭기(사진)가 612~756개에 해당하는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에 대한 공습에 나선다. 사진은 훈련 중인 스텔스 폭격기의 모습. ⓒGlobal Security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인해 한반도는 지난 94년 6월 발생한 북한 핵 사태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UN안전보장이사회가 소집되는가 하면 일본은 이미 북한 선박의 입항을 금지하는 등 대북 제재에 착수했다. 미국은 독립기념일에 맞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에서 ‘중대 도발’로 간주하고 단호한 경제-군사 제재를 검토 중이다. 이에 <프리존뉴스>는 한미연합군의 군사작전계획(OPLAN)에 따른 대북 군사제재 시나리오를 공개한다.<편집자 주>

부시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도발”이라면서 “북한은 또다시 스스로를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고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미국,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5개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북한의 지도자에게 자국 인민들을 위해 보다 나은 방법을 계속 상기시키기 위해 함께 공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부시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 강경파들의 영향력 강화라는 예기치 못한 결과를 낳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 급락과 반전(反戰) 물결 등 안팎 악재로 한때 궤멸 위기까지 내몰렸던 네오콘 등 강경파들에게 대포동 2호 발사 논란이 회생의 계기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대북 강경론은 민주당에서도 나오고 있다. 빌 클린턴 미 행정부 시절 국방장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는 지난 달 22일 장문의 칼럼을 통해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할 경우 미국이 먼저 ‘선제공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반도 영토가 아닌 잠수함으로부터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을 공격방법으로 제시하면서 그러한 공격이 위험을 수반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지역 외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페리 전 장관은 “우리는 현 상황을 외교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믿지만 만약 외교가 실패할 경우 우리는 앉아서 이 치명적인 위협이 무르익기를 기다릴 수는 없다”고 조언했다.

 
▲ 미국은 한반도 전쟁 발발시 美 해군 전력 40% 이상, 공군의 50% 이상, 해병대의 70%이상의 증원전력을 전개시킨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사진은 훈련 중인 미 해병대의 모습. ⓒ미 해병대 홈페이지 
이런 가운데 미국의 유력 군사전문지인 ‘성조지’(stars and stripes)는 최근 미국이 괌의 미 공군기지에 대한 대규모 전력증강을 추진 중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해 군사 전문가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유는 괌 기지가 한반도 돌발 사태 시 대북선제공격의 핵심 발진기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핵시설에 대한 정밀 ‘선제공습’(surgical strike)을 상정한 ‘작전계획 5026’(OPLAN 5026)에 따르면 괌 기지에 배치된 B-1, B-2 폭격기들이 우선적으로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한반도 위기상황 때 괌 기지에는 항상 전력증강 조치가 이뤄졌다. 1993년 1차 북핵위기를 비롯해 2003년 2월 이라크 전을 앞두고 미국은 괌 기지에 B-1, B-52 폭격기 24대를 배치했다.

성조지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앞으로 괌 기지에 태평양 지역의 타격기동부대(global strike task force)를 배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괌 기지에 고고도 전략정찰기인 글로벌호크 3대를 2009년부터 실전배치 하는 것을 비롯, F-15E 등 최신예 전폭기 46대, B-2 등 폭격기 6대, 공중급유기 12대가 배치될 것이라고 성조지는 보도했다.

특히 12대의 공중급유기가 괌 기지에 영구 배치된다는 대목은 이번 전력증강의 핵심적인 내용으로 평가되고 있다. 공중급유기는 기본적으로 방어보다는 공세를 위한 전력이기 때문입니다. 공중급유기의 도움으로 항공전력은 임무 중간에 재급유를 위해 이-착륙할 필요가 사라지고 작전반경도 대폭 늘어난다. 따라서 괌 기지의 전폭기들은 유사시 보다 오랫동안 광범위한 지역을 대상으로 타격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지난 1994년 당시 영변 폭격 직전 상황까지 갔던 미국이 마지막 순간 폭격을 철회한 것은 북한의 반격으로 한국이 대규모 전쟁 재앙에 휩싸일 가능성 때문이었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10년이 넘은 지금 미국은 비약적인 군사기술혁신(RMA)으로 한반도 대재앙의 가능성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공격을 가하게 되면 개전 첫날 밤 정밀 폭격을 통해 지하 비밀 기지에 숨어있는 김정일을 제거(참수공격*decapitation attack)한 뒤, 북한군의 전투력을 90% 이상 무력화해 한국을 향한 북한군의 직접 화력을 잠재울 것이라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견해다.

실제로 6.25 전쟁이 1953년 7월 27일 휴전 된 후 반세기에 걸쳐 한미연합군은 한반도 전쟁을 대비한 군사연습을 비롯해 전쟁 시뮬레이션(워 게임)까지 해가며 모든 상황에 대비해 왔다. 이와 함께 럼스펠드 美 국방장관은 지난 2003년 5월말 북한의 김정일 정권의 붕괴를 유도하는 혁신적인 작전계획을 마련할 것을 지휘관들에게 명령했다.(2003년 7월 21일자 US News and World Report 보도)

 
▲ 북한 전역에 퍼져 있는 미사일 기지는 김정일과 함께 한미연합군의 제1공격 대상이 된다. ⓒGlobal Security 
현재까지 알려진 미군의 ‘작전계획’은 모두 다섯 가지로 모두 펜타곤(Pentagon) 작전암호 상으로 한국을 뜻하는 ‘50’으로 시작되며 이들 계획은 모두 美 태평양사령부(PACOM)가 주관한다. 한반도 작전계획에는 ‘정밀공습계획’(작계 5026), ‘전면적 계획’(작계 5027), ‘개념계획’(작계 5028) ‘북한붕괴계획’(작계 5029) 그리고 전쟁예비 단계로서의 ‘북한동요계획’(작전계획 5030)등 다양한 전장 상황을 가정해 만들어졌다.

이 가운데 제한적인 초정밀 공습 계획인 ‘작계5026’의 경우 제1차 북핵 위기 당시 작성된 계획으로 북한의 영변 핵 시설을 필두로 JDAM(일명 ‘스마트 폭탄’) 폭탄을 사용해 612~756개에 해당하는 북한의 주요 군사 시설을 정밀 타격한다는 작전계획이다. 특히 전면전을 피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이 계획은 B-2 스텔스 폭격기와 F-117 스텔스 전폭기를 동원해 북한 전역의 전략 거점들을 동시에 타격한다는 계획이다.

‘작계5026’의 주요내용은 ▲유사시 전방지역의 북한 장사정포를 정밀 공격해 수도권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북한정권의 수뇌부에게 족집게공격을 가해 북한군의 전쟁지휘능력을 조기에 무력화하며 ▲핵 및 생화학무기, 미사일 기지, 공군기지, 지휘소 및 통신시설 등을 초정밀 공격해 북한의 전쟁능력을 조기에 마비시킨다는 것 등이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것은 주한미군이 실제로 지난해 6월 한국 공군기지에 배치한 F-117A 스텔스 전폭기 15대를 김정일이 머물고 있다고 추정되는 ‘특각’ 상공에 출격 시켜 급강하와 급상승을 반복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제트기가 급강하 할 때 공기를 가로지르는 충격음, 또 급상승 할 때의 애프터버너에 의한 폭발음으로 인해 김정일을 경호하던 호위총국이 이를 미군에 의한 공폭(空爆)인줄 알고 긴급사태에 대응했다.

이 사건을 최초로 다룬 일본의 보수 성향 잡지 ‘SAPIO’는 지난 2005년 8월 24일자 기사에서 “당시 F-117에 의한 북한상공비행은 명백한 영공침범으로 원래대로라면 조선통신이나 평양방송이 목소리를 높여 ‘美帝비난’을 되풀이했을 것이나 그러한 보도가 없는 것은 북한의 공군기가 긴급발진조차 못하는 실태라든가, 방공 체제의 결함이 내외에 밝혀지는 결과를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미국의 조치는 현재 미 태평양사령부가 작계 5026의 전개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암시한다.

한편 전면전을 토대로 작성된 ‘작계5027’의 경우 주한 미8군이 태평양사령부의 명령을 받아 한반도의 전면전에 대비해 1973년에 만들어졌다. 한미 양국군은 2년 단위로 이 작전계획을 개정하고 있는데 ‘작계5027’의 경우 한미연합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무력으로 일거에 김정일 정권을 타도하고 한국 주도하에 남북통일을 구현한다는 것을 상정하고 있다.

 
▲ 한국군이 보유한 에이태킴스(ATACMS)는 유사시 전선 후방 100~150km에 있는 적의 2진 부대와 보급기지를 공격한다. 미군은 걸프전에서 대략 50발의 에이태킴스 블록1 미사일을 발사해 이라크군의 지대공미사일진지 30여곳을 초토화시키고 200대의 장갑차량을 파괴했다. 에이태킴스 블록1의 사정거리는 165km로 알려져 있다. ⓒlockheedmartin.com 
지난 98년에 작성된 ‘작계5027-98’의 경우 걸프전의 교훈에 따라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김정일 정권의 제거 즉 ‘참수공격’(decapitation attack)을 목표로 한다는 가정 하에 작성됐다. 한편 2004년 판(작계5027-04)의 경우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에 대한 미국의 방어 전략과 한강 이북에 위치한 캠프 케이시(CP Casey)및 캠프 레드 클라우드(CP Red Cloud)와 같은 2사단 산하 미군부대의 한강이남 재배치와도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계 5027은 다음과 같이 5단계로 되어 있다.

▲제1단계 : 북한에 의한 남침 징후가 보일 경우 한반도에 미군 병력을 집결시켜 북한을 하늘과 바다에서 봉쇄한다.
▲제2단계 : 북한군이 서울을 조준하고 있는 1만문 이상의 장거리포와 다연장 로켓포를 공격해 무력화시킨다. 또 공군력과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로 북한의 후방기지를 무력화 시킨다. 북한의 심장부인 평양을 철저히 공격하여 괴멸적인 타격을 입힌다.
▲제3단계 : 휴전선을 돌파해 공격을 개시한다. 우선 동해안에서는 원산과 흥남, 그리고 서해안에서는 남포에 대해 동시에 대규모 상륙전을 감행해 최종적으로 평양을 포위한 후 평안북도 청천강까지 북진해 이 지역을 점령한다.
▲제4단계 : 김정일 정권을 무너뜨리고 청천강 이북의 북한 전역을 점령한다.
▲제5단계 : 한국 주도하에 남북통일을 실현시킨다.

이 모든 작전이 완료되기까지는 최단 48일, 최장 120일이 걸리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빠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제2차 한반도 전쟁이 길어지고 짧아지는 것은 전적으로 제1단계 전술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군의 경우 북한의 남침 징후가 명확할 경우 전광석화 같은 선제공격이야말로 한국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북한군이 미사일 야포를 발사하는 스위치를 누르기 전에 직접 한국을 타격하는 화력을 모두 쓸어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정리하면 크게 세 단계로 나뉘는데 이들 군사작전은 개전 첫날 거의 동시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첫 번째 작전은 전쟁 초기에 김정일과 북한군의 헤드쿼터(headquarter)인 지휘통제통신정보센터(C4I)를 파괴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반도 지상에 배치된 모든 무기와 공중과 우주 감시 시스템, 해상의 해군 화력, 공중 화력이 조화를 이루며 상호 충돌 없이 돌아가야 한다. 전쟁 몇 분 안에 이 지휘통제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운용하여 북한군의 심장부를 파괴하는지의 여부가 서울을 엄청난 재앙으로부터 구하는 열쇠이다.

이 작전이 초기에 성공할 경우 북한군은 서로 교신할 수 없는 상태에 빠져 부대간 명령 자체가 불가능하게 된다. 그 다음 작전은 휴전선에 배치된 북한군 재래식 야포 전력을 공중 폭격과 지상포격으로 잠재우는 것이다. 이 또한 한국의 피해를 줄이는데 결정적이다.

 
▲ 영변 핵 시설(사진)은 북한의 미사일 기지와 함께 한미연합군의 공격으로 전쟁 초반에 초토화될 가능성이 높다. ⓒGlobal Security 
세 번째 목표는 북한군의 공군 전력과 비행장, 항공관제 시스템, 지대공 미사일 부대 대공 포대다. 이 세 가지 목표물을 모두 첫날 밤 첫 출격에서 제거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작전이 성공하면 북한은 싸울 의지와 저항 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잃게 된다. 이를 위해 미군은 비무장지대(DMZ)부근 뿐만 아니라 북한 전역의 주요 군사 목표물에 대한 위치 정보를 한국군과 공유하고 있다.

美 태평양 사령부의 계획대로 첫 출격이 성공한다면 한국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북한의 화력 가운데 90%정도는 정리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엄청난 대재앙이 발생한다는 10년 전의 전쟁 시나리오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민간인 피해 없이 한미 연합군은 효과적으로 북한의 인민군을 막아낼 수 있다. 위협적인 북한의 무기를 이미 제거했기 때문에 압도적인 화력을 앞세운 한미 연합군은 곧 북한의 핵심적인 군사시설을 차지하게 된다.

이처럼 군사 목표물을 철저히 파괴한 뒤에는 특수부대가 북한으로 침투한다. 이 때부터 한미연합군은 북한군을 부수는 ‘격멸작전’을 거쳐 ‘평양정권’을 무너뜨리고 잔적을 소탕하는 ‘평정작전’에 들어간다. ‘평정작전’ 단계에서는 한미연합군이 점령한 북한 지역을 상대로 군정이 펼쳐지며 군정이 안정되면 양심적인 탈북민을 내세워 과도정부를 수립, 북한을 통치케 한 뒤 최종적으로 한국 주도의 ‘자유통일’을 논의하게 된다.

이와 관련, 박용옥 전 국방부 차관은 ‘전쟁’은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임을 강조한 뒤, “요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고도의 경계심은 민·관·군(民·官·軍) 어디에서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것이 진짜 위기다. 대통령과 국방당국은 적극 나서서 범국민적 안보의식을 회복시켜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우리는 지금 북한의 핵무기 체계가 동족인 남한과는 무관하다는 착각과 민족공조의 환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북한 미사일의 주 위협대상은 한국이고, 역내에서 독자적인 대북 핵억제력과 대응능력이 없는 나라도 한국뿐이라는 사실과 함께 현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국가안보 수단은 한미동맹 및 연합억제태세의 강화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편, 작전계획의 작성 시기를 기준으로 볼 때 전면전에 대비한 ‘작계5027’이 1974년 수립됐고 이어 초정밀 공습을 위한 ‘작계5026’(1993), ‘우발계획’(작계5028) 1996년, 북한정권 붕괴를 대비한 ‘작계 5029’가 1999년 작성됐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은 강도가 낮은 상황에 대비한 계획을 작성해 왔다는 점이다.

 
▲ 유사시 미국의 대(對)한반도 증원전력은 신속한 공지 입체기동전을 수행할 수 있는 지상전력 2개 군단, 최신예 전투기를 탑재하고 입체적인 해상작전을 구사할 수 있는 5개 항모전투단, 공중우세 확보와 적지종심타격 및 대량살상무기에 대응하기 위한 공중전력 32개 대대와 오키나와 및 美 본토의 2개 해병기동군(Marine Expeditionary)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진은 훈련중인 미 항모 키티호크의 모습 ⓒ미 해군 홈페이지 
현재까지 부시 대통령의 정책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에 관해 미국과 협조할 준비가 되어있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의 기자회견에서 “외교든, 군사든 둘 중 하나인데 나는 외교적 접근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놓여 있으나 우리는 외교적 해결방법을 갖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최근 문제가 됐던 ‘작계5029’의 경우 한반도 유사시 한미 연합전력의 대응방안으로 북한의 불안한 정세를 고려하면 반드시 필요한 군사계획이다.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를 포함한 유사시 대응은 미국의 협력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북한 내부 정보 파악과 대응 작전, 대규모 대북 원조 상황에도 미국과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미국의 이 같은 노력에 비해 오히려 한국이 미국의 한반도 통일론에 무관심한 것으로 비치면서 자칫 찾아온 자유 통일기회를 놓칠 수 잇다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이에 대해 이춘근 자유기업원 부원장은 “한국정부가 통일에 대한 안일한 생각으로 미국에 의해 찾아온 통일호기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통일을 희망하는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통해 통일과정에 한국이 이바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kr


다빈치코드와 북한사회의 변화

노 옥 재(좋은벗들 사무국장)

며칠전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고 영화까지 만들어진 [다빈치코드]라는 책을 때늦게나마 읽었다. 소설이 가지는 여러 논쟁적이거나 흥미있는 전개 이외에 내게 큰 인상적인 것은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이란 그림설명이었다. 미술서적이나 흔한 명화복제품에서라도 보았던 그림, ‘아,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이구나’ 하면서 지나쳤던 그림말이다. 책에서는 그림에서 예수의 오른쪽 자리에 있는 사람이 사실은 남성이 아닌 여성이며, 마리아 막달레나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림설명에 대한 저자의 주장에 동조하느냐보다 내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람들이 너무나 유명한 그 그림을 그렇게 보지 못한 이유를 ‘선입관’이 강했기 때문으로 말하고 있다. 흔히 ‘내가 직접 눈으로 봤다니까!’하면서 주장을 할 때 감각적 실제가 사실은 자신의 착각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문제를 바라볼 때 우리는 이런 선입관의 영향을 특히나 많이 받고 있다. 한동안 위조지폐로 들썩이다가 지금은 대포동 2호를 쏠 것처럼 긴장국면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북한의 모습에서 ‘그래, 역시나 북한이 그렇지’하는 마음이 그러하다. 어쩜 우리는 변화하지 않는 북한의 모습이나 태도에서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북한을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선입관으로 인해 놓치고 있는 사실 또한 있다. 그것은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모습이다.

[오늘의 북한소식]이라는 뉴스레터를 통해 우리 단체가 전하고 있는 북한사회의 모습은 주로 평범한 주민들의 생활상이 대부분이다. 먹을 걱정, 살 걱정에 하루도 시름 놓치 못하고 있는 주민들의 삶. 그러나 주민들은 경제난과 식량난을 겪고 살아남아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미 배급을 받지 못한 지 오래이며. 배급이 있다 해도 배급만으로 살아갈 수 없는 것이 북한사회이다.

월급이 평균 2,000~3,000원이나 월급을 제대로 받는 경우는 거의 많지 않다. 시장에서의 쌀은 850~900원대이다. 입쌀은 집안에 귀한 손님이 왔거나 명절이나 생일에나 먹을 정도이다. 옥수수가 210-250원대이고, 두부는 150원선이고 돼지고기는 2500원선이고 달걀 1개도 150원선이다. 밥상에 이밥(쌀밥)을 먹는 경우는 아주 부자인 경우이고 쌀과 옥수수를 반반 섞은 5대5밥을 먹는 정도는 괜찮은 정도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사로 하루 벌어 살아간다. 배급도 못받고 일거리도 없어서 공장도 쉬고 있는데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장사를 해서 먹고 살아가는가. 사회시설의 대부분이 노후화되고 일상생활용품을 비롯한 물건들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손으로 만들어 팔거나 공장의 설비들을 뜯어내 재조립하여 판다. 예를 들어 밀차라고 불려진 손수레를 보면 바퀴의 타이어가 고무로 만들어지긴 했으나 실제로는 자전거나 자동차의 타이어를 둘로 쪼개어 만든다. 멀리 산에서 나무를 해와 쪼개 팔거나 빗자루를 만들어서 팔고 한 대학교수는 2만5천~3만 5천원하는 전압기를 만들어 생활을 유지한다. 혹은 근처 탄광에서 탄을 주어야 팔아넘기고 다른 지역에서 조금이나마 눅은 가격(싼 가격)으로 물건을 떼와 웃돈을 받고 팔아넘긴다.

장사를 해야만 그나마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도 누구나 장사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결혼을 하지 않은 처녀거나 유치원교양원이나 교사, 군인, 법 기관 일꾼, 간부들의 경우는 장사를 하지 못한다. 배급을 통해 식량이나 생필품을 공급받는 사람들의 경우도 시장에서 물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현금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에는 당과 수령을 믿고 의지하던 북한주민들에게 식량난 이후 가장 믿고 의지할 데라곤 바로 돈이다. 돈이면 모두 통할 수 있는 사회, 오늘의 북한 사회 한 단면이다. 무언가 불법적인 행위조차도 현금으로 무마가 가능하며 요즘 엄하게 처벌하고 있는 한국문세나 핸드폰 사용시 적발되었을 경우, 교화소로 가기 직전에라도, 처형을 받기 직전에라도 돈이 있으며 뺄 수 있다고 이야기할 정도이다.

비단 주민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중간간부나 상층간부들의 경우에도 생활형편이 넉넉하거나 여유있는 정도는 아니다. 나라의 살림살이가 말이 아니니 간부들조차 ‘뜯어먹을 것이 없어서’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오죽하면 주민들이 스스로를 ‘부모있는 꽃제비’신세라고 한탄할까.

그러나 북한 경제난의 어려운 단면은 역설적으로 그간 닫혀있던 북한사회의 빗장을 열고 있다. 주민들의 눈과 귀와 입을 막았던 통제가 이제는 어찌할 수 없어 풀리고 있다. 전국으로 장사를 하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유통되고 이전 같으면 감히 하기 어려운 말들을 거리낌 없이 할 정도로 주민들의 원성과 불만이 표출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이나 중국의 녹화물이나 DVD가 유입되면서 이제까지 모르던 외부세계에 눈이 뜨여가고 있다. 녹화물이나 DVD를 통해 ‘내사랑 김삼순’을 보고 ‘가을동화’를 보고 ‘불멸의 이순신’을 보면서 한국의 발전상을 보고 있다. 시장에서 뽀얗거나 노란 포대에 ‘대한민국’이라고 선명하게 찍힌 쌀이 팔리고 비료가 팔리고 튼튼한 포대가 걸망으로 인기가 있으면서 주민들은 생활 가까이 대한민국을 조금씩 알아간다. 북한당국이 외부의 정보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은 정보유통이 주는 위협에 대한 대응 뿐 아니라 역으로 그만큼 북한사회가 외부에 열려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주민들을 절망케 하는 것은 다름 아닌 희망 없음에 있다. ‘내일이면 나아지겠지’ 그렇게 기다려온 10여년,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절망감으로 가득한 긴 한숨이었다. 그러나 잡초처럼 강한 생명력으로 살아남은 북한주민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북한당국의 변화는 선입관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북한주민이나 우리나 모두 알고 있는 것들이다. 변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바로 주민들과 우리들이다. 그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것, 바로 우리들의 움직임과 지원이다. 희망을 일구어가는 우리들의 대북지원 활동이 그들의 무겁고 축 쳐진 어깨를 안아줄 수 있다. 아주 잘산다고 하는 대한민국- 남조선의 동무들, 바로 우리가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우리의 선입관, 그리고 그들의 선입관을 바꾸어갈 수 있다. 이제까지 보이지 않고 가려져있던 그림 속의 새로운 밑그림에 채색을 해나갈 수 있다. 새로운 해석을 기다리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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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금강산 관광, 우리가 안 가면 된다 永樂 2006.07.14 996
» 제2차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 永樂 2006.07.06 1476
87 정다산과 정수일 永樂 2006.07.06 979
86 장택상씨 딸의 뜻밖의 발언 永樂 2006.06.30 1728
85 절실한 한글의 표기능력 확충 永樂 2006.06.30 1002
84 (모셔볼 분) 음양론의 사망 永樂 2006.06.29 1075
83 또다른 지옥... 永樂 2006.06.27 963
82 한국, NATO와 UN사무총장 永樂 2006.06.27 1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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