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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식량사정, 군 장교들도 피해가지 못해
- 생활난 겪다 못 한 일부 장교들 아프다는 구실로 감정제대까지 받아
- 군인가족들 식량과 생활필수품 구입을 위해 휴가 요청
- 주민들 군인들까지 구걸하게 만들면서도 선군정치, 강성대국을 떠버린다고 비난
북한 국경지역인 함경북도 무산의 소식통에 의하면 “최근 보릿고개에다 가뭄까지 겹쳐 주민들은 물론 군 장교들조차도 극심한 생활난을 겪고 있다”고 전해왔다.
북한은 식량사정이 어려운 시절에도 군부대의 장교들과 가족들의 생활은 비교적 안정되어있었으나 최근에는 여느 군부대 보다 공급이 괜찮았던 호위사령부 건설부대와 38분계연선 군 장교가족들조차도 먹을 것과 생활필수품이 없어 생활난에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소식통은 “현재 평양 호위사령부 건설부대에서 장교로 있던 40대 중반의 남성도 생활난을 견디다 못 해 아프다는 구실로 감정제대 되어 고향에 왔고, 38분계연선에서 군장교로 복무하던 30대 후반의 김 씨도 휴가를 받아서 온 가족을 데리고 고향인 무산에 왔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군 장교들을 보는 시선도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과거에는 군 장교나 가족들을 보면 사회적으로 부러운 시선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생활난을 이기지 못해 감정제대까지 받아서 돌아온 군 장교들과 가족들을 보는 시선이 싸늘하다고 전했다.
친척들의 도움을 받으려고 휴가까지 받아 왔지만 넉넉지 못하게 사는 형제들의 곱지 않은 시선으로 가족 싸움도 잦다고 한다. 다행히 과거 동급생들 가운데 중국과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경우에는 쌀과 기름, 중고 옷가지들을 도움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소식통에 의하면 “ 군인가족들도 집단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장사도 할 수 없어서 생활형편이 말이 아니다고 한다. 아이들은 신발도 꿰진 것으로 만족해야 하고 속옷도 어른들이 입던 것을 줄여서 입는다고 한다. 어쩌다 도시에 출장을 나가면 사복을 입어야 하는데 그나마 없어서 여기저기서 빌려 입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군인가족들은 대부분 비슷한 처지”라고 한다.
그런데다 이번 가뭄까지 겹치면서 군인 가족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한다. 6월과 7월 평양시와 군인들에게 식량공급 명목으로 지급되었던 감자 수확이 예년에 비해서 감소되었고 채소 값이 평소 3배가량 상승함으로 인해서 이중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군인가족들의 경우 애들 옷가지나 생활필수품, 채소들을 쌀을 퍼주고 사기 때문에 식량이 모자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군부대 안에서도 군인가족들의 생활형편을 고려해서 웬만하면 휴가 승인을 해주는 편이라 최근에는 열차 안이나 역전들에는 군인장교들이 확연히 증가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북한 주민들은 “38분계연선의 장교들 생활이 저러하니 일반 군부대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저저마다 군대나간 아들들을 걱정하며 선군정치나 강성대국은 말 뿐 이다는 비난이 주민들 사이에서 일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에 늘어나는 “신사거지”들
- 현재 세대주에게만 공급되는 식량으로 온 가족이 먹고 살기 어려워 식당에서 걸식
- 농촌지원과 만수대 건설 강제 동원으로 시장에 나가 장사도 못해
- 깨끗한 옷차림을 하고 걸식을 해서 “신사거지”라는 말 유행
최근 평양에서 중국 단동으로 친척방문을 나온 한모씨 (50대 중반 여)의 말에 따르면 김정은 등장이후 강도 높은 주민 통제와 시장 통제로 인해 최하층 세대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평양시내 식당들에서 손님들이 먹다 남긴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신사거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현재 평양시에서는 직장을 다니는 세대주에게만 식량공급을 하는데 그것으로는 온 집안 식구들이 한 달을 먹고 살기가 힘든 상황이다. 현재 공급되는 식량으로는 매일 죽을 쑤어 먹어도 모자라는 형편인데다 농촌지원으로 시장에 나가지도 못해 절량 세대(먹을 것이 없는 세대)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평양시내 주변구역인 서포구역은 물론 중심구역들인 대동강구역, 대성구역 사동구역 선교구역 등에서 조차 절량세대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남성들은 물론 여성들과 아이들도 사람이 많이 붐비는 평양역과 공원, 옥류관과 모란관 청류관을 비롯한 큰 식당들을 돌아다니며 손님들이 남긴 음식물을 먹는다는 것이다.
평양시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을 가리켜 “신사거지”라고 부른다고 한다. 평양시 사람들 내에서는 “신사거지”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평양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일명 “신사거지” 들은 집도 있고 옷도 깨끗하게 입고 있어서 언뜻 봐서는 구분하기가 힘들다. 옷을 깨끗하게 입지 않으면 그 식당 주변에 얼씬도 못하게 하고 말과 행동이 어눌하면 식당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그들은 말과 행동도 유식하게 신사답게 한다는 것이다.
고려호텔과 가까운 거리인 평양역 앞 공원에는 열차를 기다리던 손님들이 도시락을 먹으면 그 앞에서 먹을 것을 조금 달라고 사정까지 하는 아이들이 많아 보안원들이 단속에 나섰지만 깨끗한 차림을 한“신사거지”들을 단속하기란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신사거지”들이 늘어나는 것은 봄철 모내기 전투로 시장 개장 시간을 오후 5시로 늦춘 것과 관련이 있다. 이동수단이 없는 사람들이 평양시내 주변구역들에 농촌지원을 갔다 저녁 늦게 돌아와 시장에 나갈 수가 없어서 생계를 꾸려갈 방법이 막연해진 것이다.
또한 지난해부터 시작된 평양시 아파트 건설로 휴식 없이 건설장에 강제동원 될 뿐만 아니라 군대지원 발전소 건설장과 만수대 건설장 지원 명목으로 현금과 식량까지 걷어 가니 점점 더 어렵고 “신사거지”들까지 생겨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北 식량난, 어설픈 농지개혁으론 해결 못해
북한의 식량문제가 새삼 화제다. 6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이 북한의 구황작물 작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평양주재 유엔 기구들의 보고에 따르면, 이번 보리, 감자, 밀 등의 이모작 작황은 예상치의 40%인 20만 톤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사실 북한의 식량부족 문제는 새삼스럽지 않다. 한국으로 망명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생전에 ‘고난행군 시기 아사자 300만 명’설을 주장했다. UN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에서 밝힌 2011년 북한의 식량 부족분은 70여 만 톤이다.
강성대국을 약속했던 2012년이 왔지만, 북한 당국은 아직도 주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을 달래기라도 하듯, 김정은 정권은 경제관리 개선을 위한 새로운 조치를 내놓았다. ‘6.28방침’이라고 불리는 이번 조치의 핵심은 다음과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 농사를 짓는 기본단위인 분조(分組)를 기존 10~25명에서 4~6명으로 줄여 ‘가족농’처럼 운영한다. 둘째, 국가가 농장과 기업에 필요한 생산비용을 대준다. 셋째, 생산수익은 국가와 생산단위가 일정한 비율로 나눠가진다. 넷째, 생산비용과 수매비용은 시장가격을 적용한다. 국가와 각 단위는 7:3의 비율로 생산물을 나누어 가지며, 만약 국가가 정한 목표량을 초과할 경우에는, 그에 대한 처분권은 각 단위가 갖는다. 노동의욕 고취를 통한 농업생산성 향상을 노린 것이다.
결국 북한 당국이 애초 계획량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잡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북한은 매년 봄철에 각 협동농장들에게 ‘알곡생산계획’을 하달한다. 하지만 이는 현실생산량을 고려하지 않은 계획인 경우가 많다. 수많은 아사자가 발생했다던 황해도는 곡창지대라는 이유로 매년 90만 톤의 쌀을 군량미로 국가에 바쳐야 했다. 선군정치를 펴는 김정은 정권이 군량미나 수도미(평양으로 공급하는 쌀) 명목으로 생산물의 30%를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한 계획대로 하자면 국가가 각 단위에 생산비용을 대줘야 하지만, 현재 북한 내부에는 그럴만한 규모의 자본도, 전기도 없다. 또한 추가생산물을 농민들 스스로 처분하려면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전면적으로 보장돼야 하는데, 북한 당국이 여기까지 허용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10년 전에 6.28방침과 비슷한 내용의 7.1경제조치를 추진했지만, 이후에 오히려 시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폐지한다고 했던 배급제는 3년 뒤에 다시 부활했으며, 2007년부터는 장마당에서 장사할 수 있는 사람들의 성별과 나이까지 통제했다. 북한은 경제개혁이 독재정권 유지에 영향을 줄 것 같으면 주춤하고, 다시 원래의 상황으로 회귀하는 것을 반복해왔다.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중국식 농업개혁은 북한의 이것과는 달랐다. 중국은 토지를 개인에게 분배한 뒤 세금을 걷는 방식으로 개혁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 1979년에서 1984년 사이 농업 생산량을 무려 55%나 성장시킬 수 있었다. 전면적인 개인영농의 전환이 아닌, 분조의 축소나 생산물 처분권의 일부를 주민들에게 주는 이런 제한적이며 수세적인 방식으로는 결코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최근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경제를 강조하는 기사를 많이 내보내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매일 3방송(내부 유선방송)을 통해서 6.28방침을 집중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개혁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김정은 정권은 말로만 경제개혁을 외치면서 주민들을 호도시켜서는 안 된다. 북한 당국은 6.28방침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 함께 착수해야 할 개혁조치, 그리고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대비를 진지하게 진행해야 한다. 그래야 ‘이밥에 고깃국’이라도 배불리 먹는 ‘우리식 강성대국’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
- 생활난 겪다 못 한 일부 장교들 아프다는 구실로 감정제대까지 받아
- 군인가족들 식량과 생활필수품 구입을 위해 휴가 요청
- 주민들 군인들까지 구걸하게 만들면서도 선군정치, 강성대국을 떠버린다고 비난
북한 국경지역인 함경북도 무산의 소식통에 의하면 “최근 보릿고개에다 가뭄까지 겹쳐 주민들은 물론 군 장교들조차도 극심한 생활난을 겪고 있다”고 전해왔다.
북한은 식량사정이 어려운 시절에도 군부대의 장교들과 가족들의 생활은 비교적 안정되어있었으나 최근에는 여느 군부대 보다 공급이 괜찮았던 호위사령부 건설부대와 38분계연선 군 장교가족들조차도 먹을 것과 생활필수품이 없어 생활난에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소식통은 “현재 평양 호위사령부 건설부대에서 장교로 있던 40대 중반의 남성도 생활난을 견디다 못 해 아프다는 구실로 감정제대 되어 고향에 왔고, 38분계연선에서 군장교로 복무하던 30대 후반의 김 씨도 휴가를 받아서 온 가족을 데리고 고향인 무산에 왔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군 장교들을 보는 시선도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과거에는 군 장교나 가족들을 보면 사회적으로 부러운 시선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생활난을 이기지 못해 감정제대까지 받아서 돌아온 군 장교들과 가족들을 보는 시선이 싸늘하다고 전했다.
친척들의 도움을 받으려고 휴가까지 받아 왔지만 넉넉지 못하게 사는 형제들의 곱지 않은 시선으로 가족 싸움도 잦다고 한다. 다행히 과거 동급생들 가운데 중국과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경우에는 쌀과 기름, 중고 옷가지들을 도움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소식통에 의하면 “ 군인가족들도 집단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장사도 할 수 없어서 생활형편이 말이 아니다고 한다. 아이들은 신발도 꿰진 것으로 만족해야 하고 속옷도 어른들이 입던 것을 줄여서 입는다고 한다. 어쩌다 도시에 출장을 나가면 사복을 입어야 하는데 그나마 없어서 여기저기서 빌려 입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군인가족들은 대부분 비슷한 처지”라고 한다.
그런데다 이번 가뭄까지 겹치면서 군인 가족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한다. 6월과 7월 평양시와 군인들에게 식량공급 명목으로 지급되었던 감자 수확이 예년에 비해서 감소되었고 채소 값이 평소 3배가량 상승함으로 인해서 이중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군인가족들의 경우 애들 옷가지나 생활필수품, 채소들을 쌀을 퍼주고 사기 때문에 식량이 모자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군부대 안에서도 군인가족들의 생활형편을 고려해서 웬만하면 휴가 승인을 해주는 편이라 최근에는 열차 안이나 역전들에는 군인장교들이 확연히 증가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북한 주민들은 “38분계연선의 장교들 생활이 저러하니 일반 군부대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저저마다 군대나간 아들들을 걱정하며 선군정치나 강성대국은 말 뿐 이다는 비난이 주민들 사이에서 일고 있다”고 전했다.
- 현재 세대주에게만 공급되는 식량으로 온 가족이 먹고 살기 어려워 식당에서 걸식
- 농촌지원과 만수대 건설 강제 동원으로 시장에 나가 장사도 못해
- 깨끗한 옷차림을 하고 걸식을 해서 “신사거지”라는 말 유행
최근 평양에서 중국 단동으로 친척방문을 나온 한모씨 (50대 중반 여)의 말에 따르면 김정은 등장이후 강도 높은 주민 통제와 시장 통제로 인해 최하층 세대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평양시내 식당들에서 손님들이 먹다 남긴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신사거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현재 평양시에서는 직장을 다니는 세대주에게만 식량공급을 하는데 그것으로는 온 집안 식구들이 한 달을 먹고 살기가 힘든 상황이다. 현재 공급되는 식량으로는 매일 죽을 쑤어 먹어도 모자라는 형편인데다 농촌지원으로 시장에 나가지도 못해 절량 세대(먹을 것이 없는 세대)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평양시내 주변구역인 서포구역은 물론 중심구역들인 대동강구역, 대성구역 사동구역 선교구역 등에서 조차 절량세대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남성들은 물론 여성들과 아이들도 사람이 많이 붐비는 평양역과 공원, 옥류관과 모란관 청류관을 비롯한 큰 식당들을 돌아다니며 손님들이 남긴 음식물을 먹는다는 것이다.
평양시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을 가리켜 “신사거지”라고 부른다고 한다. 평양시 사람들 내에서는 “신사거지”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평양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일명 “신사거지” 들은 집도 있고 옷도 깨끗하게 입고 있어서 언뜻 봐서는 구분하기가 힘들다. 옷을 깨끗하게 입지 않으면 그 식당 주변에 얼씬도 못하게 하고 말과 행동이 어눌하면 식당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그들은 말과 행동도 유식하게 신사답게 한다는 것이다.
고려호텔과 가까운 거리인 평양역 앞 공원에는 열차를 기다리던 손님들이 도시락을 먹으면 그 앞에서 먹을 것을 조금 달라고 사정까지 하는 아이들이 많아 보안원들이 단속에 나섰지만 깨끗한 차림을 한“신사거지”들을 단속하기란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신사거지”들이 늘어나는 것은 봄철 모내기 전투로 시장 개장 시간을 오후 5시로 늦춘 것과 관련이 있다. 이동수단이 없는 사람들이 평양시내 주변구역들에 농촌지원을 갔다 저녁 늦게 돌아와 시장에 나갈 수가 없어서 생계를 꾸려갈 방법이 막연해진 것이다.
또한 지난해부터 시작된 평양시 아파트 건설로 휴식 없이 건설장에 강제동원 될 뿐만 아니라 군대지원 발전소 건설장과 만수대 건설장 지원 명목으로 현금과 식량까지 걷어 가니 점점 더 어렵고 “신사거지”들까지 생겨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북한의 식량문제가 새삼 화제다. 6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이 북한의 구황작물 작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평양주재 유엔 기구들의 보고에 따르면, 이번 보리, 감자, 밀 등의 이모작 작황은 예상치의 40%인 20만 톤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사실 북한의 식량부족 문제는 새삼스럽지 않다. 한국으로 망명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생전에 ‘고난행군 시기 아사자 300만 명’설을 주장했다. UN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에서 밝힌 2011년 북한의 식량 부족분은 70여 만 톤이다.
강성대국을 약속했던 2012년이 왔지만, 북한 당국은 아직도 주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을 달래기라도 하듯, 김정은 정권은 경제관리 개선을 위한 새로운 조치를 내놓았다. ‘6.28방침’이라고 불리는 이번 조치의 핵심은 다음과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 농사를 짓는 기본단위인 분조(分組)를 기존 10~25명에서 4~6명으로 줄여 ‘가족농’처럼 운영한다. 둘째, 국가가 농장과 기업에 필요한 생산비용을 대준다. 셋째, 생산수익은 국가와 생산단위가 일정한 비율로 나눠가진다. 넷째, 생산비용과 수매비용은 시장가격을 적용한다. 국가와 각 단위는 7:3의 비율로 생산물을 나누어 가지며, 만약 국가가 정한 목표량을 초과할 경우에는, 그에 대한 처분권은 각 단위가 갖는다. 노동의욕 고취를 통한 농업생산성 향상을 노린 것이다.
결국 북한 당국이 애초 계획량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잡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북한은 매년 봄철에 각 협동농장들에게 ‘알곡생산계획’을 하달한다. 하지만 이는 현실생산량을 고려하지 않은 계획인 경우가 많다. 수많은 아사자가 발생했다던 황해도는 곡창지대라는 이유로 매년 90만 톤의 쌀을 군량미로 국가에 바쳐야 했다. 선군정치를 펴는 김정은 정권이 군량미나 수도미(평양으로 공급하는 쌀) 명목으로 생산물의 30%를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한 계획대로 하자면 국가가 각 단위에 생산비용을 대줘야 하지만, 현재 북한 내부에는 그럴만한 규모의 자본도, 전기도 없다. 또한 추가생산물을 농민들 스스로 처분하려면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전면적으로 보장돼야 하는데, 북한 당국이 여기까지 허용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10년 전에 6.28방침과 비슷한 내용의 7.1경제조치를 추진했지만, 이후에 오히려 시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폐지한다고 했던 배급제는 3년 뒤에 다시 부활했으며, 2007년부터는 장마당에서 장사할 수 있는 사람들의 성별과 나이까지 통제했다. 북한은 경제개혁이 독재정권 유지에 영향을 줄 것 같으면 주춤하고, 다시 원래의 상황으로 회귀하는 것을 반복해왔다.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중국식 농업개혁은 북한의 이것과는 달랐다. 중국은 토지를 개인에게 분배한 뒤 세금을 걷는 방식으로 개혁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 1979년에서 1984년 사이 농업 생산량을 무려 55%나 성장시킬 수 있었다. 전면적인 개인영농의 전환이 아닌, 분조의 축소나 생산물 처분권의 일부를 주민들에게 주는 이런 제한적이며 수세적인 방식으로는 결코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최근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경제를 강조하는 기사를 많이 내보내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매일 3방송(내부 유선방송)을 통해서 6.28방침을 집중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개혁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김정은 정권은 말로만 경제개혁을 외치면서 주민들을 호도시켜서는 안 된다. 북한 당국은 6.28방침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 함께 착수해야 할 개혁조치, 그리고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대비를 진지하게 진행해야 한다. 그래야 ‘이밥에 고깃국’이라도 배불리 먹는 ‘우리식 강성대국’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