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론 오늘] 湖南, 湖南人이여! - 정태열 주필
이제는 우리를 냉정하게 되돌아 볼 때다. 두번에 걸친 `우리의 선택'이 현명했는가를 반성해 볼 시점이다. 잘못된 선택이었다면 그런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남좋은 일만 하는 `바보 광주'가 더 이상 돼서는 안된다. 노무현 대통령의 메시지와 참여정부의 속내를 우리는 알게 되었다.
`광주의 선택'은 잘못됐다. 결과적으로 그렇다. 광주는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노무현 깃발'을 들었고 대통령 선거에서는 `노무현에 대한 사랑'을 온 몸으로 보여주었다. 전례없는 지지율, 열화같은 성원이 이제는 부끄럽게 되었다. 절대 다수의 지지가 절대적 과오가 될 줄이야.
우리가 `노무현을 선택' 한 것은 다른 의도에서가 아니었다. 대단한 덕을 보려는 것도 아니었다. 우리만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특혜를 바라고 내린 결정은 더더욱 아니었다. 새로운 정치, 새로운 시대,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동서가, 영호남이 하나되어 갈등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보자는 `밀알의 정신'에서 였다.
DJ정권을 호남정권이라 한다.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DJ집권 후 호남이 유별난 대접을 받고, 호남인 모두가 호의호식하지 않았다. 그들만의 잔치였고 대부분의 사람이 `풍요속에 빈곤'을 느꼈다. 그리고 그 정권의 잘못에 침묵하지도 않았다. 가혹하리 만큼 매섭게 질책했다. 매든 아픔은 맞는 아픔 이상이었다. 호남인의 자존심과 명예가 매질을 당한 것과 다름없었다.
역대정권 40년의 푸대접 끝에 맞은 5년의 세월은 너무 짧았다. 푸대접을 면하는가 했더니 이제 다시 시작이다. 노대통령은 시도민과의 대화에서 “나도 염치가 있다”고 했다. 시도민들로 부터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때까지만 해도“정말 노무현이 답다”는 평을 받았다.
그런데 이게 뭔가. 노정권 출범 40여일, 행정자치부가 지난 1일 단행한 본청 1·2급 승진 및 전보인사에서 광주·전남지역 출신 공무원들이 전원 배제되었다. 인사대상자 20명속에 단 한사람도 끼지 못했다. 부산·경남북 등 영남권이 11명, 충청권 4명, 경기 4명 등이고 호남인으로는 전북출신 1명이 겨우 끼었다. 행자부장관 인사권내에 있는 1급 12자리와 본부국장급 2급 자리엔 호남출신이 한명도 없다. 사상 유례 없는 `호남홀대'다. 이날자로 사표가 수리된 1급 사퇴자의 절반을 이 지역 출신이 차지했다. `인재의 싹'을 말리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이럴 수는 없다.
정권에서 `푸대접과 홀대'는 호남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토개발면에서도 노정권의 호남푸대접은 무슨 음모처럼 번뜩인다. 부산과 함께 개발하기로 한 광양항은 눈밖에 난 자식취급을 받는다. 해양수산부는 대통령업무보고와 기획예산처에 제출한 `2004년 주요 신규 계속사업 요구'에서도 광양항을 소홀하게 취급, 푸대접을 노골화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장·차관이 모두 영남출신이다. 지역과 인적 안배도 모르는 이런 인사, 노정권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다.
무안 국제공항 활주로 문제만 해도 그렇다. 활주로를 확장해야 제기능을 할 수 있다는 다섯차례의 지역 건의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강건너 불구경을 한다. 지역 현안사업정도로 여기는 정부답지 않은 태도다. 지역문제로 폄하하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
노정권은 호남민심을 잘못 읽고 있다. 토란진 호남을 기득권층의 반발정도로 평가절하해서는 안된다. 이런 말을 하는 나도 기득권층과는 거리가 멀다. DJ정권에서 눈꼽만큼의 혜택을 본것도 아니다. 광주시민으로서 호남민심을 말하는 것 뿐이다. “알을 까놓았더니 물로 가버리더라”는 말이 무릎을 치게한다. 버림받은 모성(母性), 호남인은 `닭'이 아니다. 호남인은 밟으면 밟을수록 더 강인해지고 뭉친다. 기질이 그렇다. 호남을 배제하고 국사를 논하지 말라. 이순신 장군은 “만약 호남이 없었다면 나라를 지켜내지 못했을 것이다”(若無湖南 是無國家)라고 했다. 노대통령은 잊었는가 `若無光州 是無盧風'을.
<법학박사> /정태열주필 ok36@honam.net
이제는 우리를 냉정하게 되돌아 볼 때다. 두번에 걸친 `우리의 선택'이 현명했는가를 반성해 볼 시점이다. 잘못된 선택이었다면 그런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남좋은 일만 하는 `바보 광주'가 더 이상 돼서는 안된다. 노무현 대통령의 메시지와 참여정부의 속내를 우리는 알게 되었다.
`광주의 선택'은 잘못됐다. 결과적으로 그렇다. 광주는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노무현 깃발'을 들었고 대통령 선거에서는 `노무현에 대한 사랑'을 온 몸으로 보여주었다. 전례없는 지지율, 열화같은 성원이 이제는 부끄럽게 되었다. 절대 다수의 지지가 절대적 과오가 될 줄이야.
우리가 `노무현을 선택' 한 것은 다른 의도에서가 아니었다. 대단한 덕을 보려는 것도 아니었다. 우리만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특혜를 바라고 내린 결정은 더더욱 아니었다. 새로운 정치, 새로운 시대,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동서가, 영호남이 하나되어 갈등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보자는 `밀알의 정신'에서 였다.
DJ정권을 호남정권이라 한다.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DJ집권 후 호남이 유별난 대접을 받고, 호남인 모두가 호의호식하지 않았다. 그들만의 잔치였고 대부분의 사람이 `풍요속에 빈곤'을 느꼈다. 그리고 그 정권의 잘못에 침묵하지도 않았다. 가혹하리 만큼 매섭게 질책했다. 매든 아픔은 맞는 아픔 이상이었다. 호남인의 자존심과 명예가 매질을 당한 것과 다름없었다.
역대정권 40년의 푸대접 끝에 맞은 5년의 세월은 너무 짧았다. 푸대접을 면하는가 했더니 이제 다시 시작이다. 노대통령은 시도민과의 대화에서 “나도 염치가 있다”고 했다. 시도민들로 부터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때까지만 해도“정말 노무현이 답다”는 평을 받았다.
그런데 이게 뭔가. 노정권 출범 40여일, 행정자치부가 지난 1일 단행한 본청 1·2급 승진 및 전보인사에서 광주·전남지역 출신 공무원들이 전원 배제되었다. 인사대상자 20명속에 단 한사람도 끼지 못했다. 부산·경남북 등 영남권이 11명, 충청권 4명, 경기 4명 등이고 호남인으로는 전북출신 1명이 겨우 끼었다. 행자부장관 인사권내에 있는 1급 12자리와 본부국장급 2급 자리엔 호남출신이 한명도 없다. 사상 유례 없는 `호남홀대'다. 이날자로 사표가 수리된 1급 사퇴자의 절반을 이 지역 출신이 차지했다. `인재의 싹'을 말리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이럴 수는 없다.
정권에서 `푸대접과 홀대'는 호남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토개발면에서도 노정권의 호남푸대접은 무슨 음모처럼 번뜩인다. 부산과 함께 개발하기로 한 광양항은 눈밖에 난 자식취급을 받는다. 해양수산부는 대통령업무보고와 기획예산처에 제출한 `2004년 주요 신규 계속사업 요구'에서도 광양항을 소홀하게 취급, 푸대접을 노골화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장·차관이 모두 영남출신이다. 지역과 인적 안배도 모르는 이런 인사, 노정권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다.
무안 국제공항 활주로 문제만 해도 그렇다. 활주로를 확장해야 제기능을 할 수 있다는 다섯차례의 지역 건의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강건너 불구경을 한다. 지역 현안사업정도로 여기는 정부답지 않은 태도다. 지역문제로 폄하하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
노정권은 호남민심을 잘못 읽고 있다. 토란진 호남을 기득권층의 반발정도로 평가절하해서는 안된다. 이런 말을 하는 나도 기득권층과는 거리가 멀다. DJ정권에서 눈꼽만큼의 혜택을 본것도 아니다. 광주시민으로서 호남민심을 말하는 것 뿐이다. “알을 까놓았더니 물로 가버리더라”는 말이 무릎을 치게한다. 버림받은 모성(母性), 호남인은 `닭'이 아니다. 호남인은 밟으면 밟을수록 더 강인해지고 뭉친다. 기질이 그렇다. 호남을 배제하고 국사를 논하지 말라. 이순신 장군은 “만약 호남이 없었다면 나라를 지켜내지 못했을 것이다”(若無湖南 是無國家)라고 했다. 노대통령은 잊었는가 `若無光州 是無盧風'을.
<법학박사> /정태열주필 ok36@hona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