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에 대한 단상

by 이용찬 posted Apr 22, 2003
이라크 파병에 대한 국내의 여러가지 논의를 보면서 답답한 심정을 가질 때가 많았다. 이곳 일굼에서도 역시 냉정하지 못한 견해가 군데군데 눈에 띄고 있다.

역사는 현실의 정치(폭력에 의한 의지의 관철이라는 측면에서)와 인류의 정의가 관계없이 전개되어 왔음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지금의 이라크 전에서 도덕적 관념으로 따져 미국의 입장을 옹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것은 미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개전전에 반전의 목소리를 높여 미국을 압박하고 21세기 초에 일부 집단이 저지를 수 있는 범죄를 못하도록 한다는 것은 물론 맞다.
그러나 현실적 힘을 가지고 있는 미국이 이미 개전을 하여 침략을 개시하고 우리나라에 참전을 요청한 마당에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를 거부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 과연 우리나라의 현실적 힘의 한계를 알고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우리나라가 유교적 명분론에 아직도 너무나 깊이 빠져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단적인 예로 병자호란을 보면 된다. 과연 당시 힘의 한계를 모르고 주둥이로만 떠들던 삼학사로 대표되는 유생들이 아직도 존경 받을 만한  인물들인가? 광해군을 끌어내리고 인조를 앞세워 그들이 세웠던 어이없는 정책은  그들의 조국에 엄청난 손실과 치욕을 안기고 말았다.

지금에 이르러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감정우선주의는 자칫 국익을 넘어 국가의 명운마저 그르칠 정도로 지나치다는 느낌이다.
IMF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의 힘은 아직도 너무나 미약하다.
우리 스스로 분수를 알고 민족생존의 기틀을 우선 튼튼히하는 바탕위에서 정책이 수립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일반 시민의 국제정치에 대한 이해와 시각도 우리나라 지식층의 주도에 의하여 이제는 한단계 상승되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사실 이라크 자체로만 보더라도 미국이 침략할 빌미를 스스로가 여러번 제공하였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그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나라의 지도층이 우선 자신을 희생하면서라도 할수있는 준비를 하지않았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같은 약소국에게 충분한 반면교사가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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