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굼>은 [한반도비전그룹]이란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허나 한반도란 개념어를 이제는 한국으로 바꿀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
회원 여러분의 의견을 여쭙니다.

애초에 그를 쓴 이유는, 누차 거론했듯이 [한반도문제]란 국제정치의 용어를 전제로
우리들의 과제를 명백히 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까.
그러나 이제 '한반도비전그룹'이란 대목까지 의견을 모은 마당에
애초의 의도는 충족되었다고 봐야 할 터이고, 그렇다면 한반도란 개념어가
과연 적절한지를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제 의견을 올립니다.

사실 그 동안 한반도란 말을 편의상 쓰긴 쓰지만 늘 개운치 않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는 일본인의 관점에서 한민족의 역사적 공간을 본 개념이자
동시에 일본을 本國으로 하여 식민지 조선을 일컫는 비하어이기도 합니다.
식민치하 내내 일본을 內地로, 일본인을 내지인으로,
그리고 조선인을 반도인으로 부르며 짓밟지 않았습니까.

또한 역사지리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한민족의 역사는 늘 대륙과의 상호작용 속에 존재해왔습니다.
일본이든 미국이든 해양세력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은
불과 1세기에 지나지 않고 그 또한 앞으로 그리 가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유럽의 3대 반도인 이베리아 반도, 이탈리아 반도, 발칸 반도에서 드러나듯
실은 역사적 근거가 박약한 개념어가 한반도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응당 나랏땅이란 land를 써야 할 것인데,
우리는 지금 반도 peninsula를 쓰고 있습니다.
일본이 심어놓은 국제사회에서의 개념어가 그리도 깊숙한 것이고
동시에 암암리에 우리 또한 그러한 의식에 찌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는 우리 의식 저변에 일제가 심어놓은 개념 즉, 늘 대륙의 말발굽에 시달린
약소민족으로서 자위의 능력이 있겠는가 하는 회의론 탓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근시안도 거론치 않을 수 없습니다.
늘 해양만 바라보다가 최근에 와서야 대륙이 보이는 것 아닙니까.
대단히 심각하게 굴절된 지리적 시야로 살아왔다고 고백치 않을 수 없습니다.

하여 앞으로는 영토 혹은 역사지리의 관점에서,
한반도란 개념어를 우리부터 폐기하고 한국이란 말을 쓰자고 제안합니다.
즉, 한국이 국호이자 동시에 역사지리의 개념어로 등치되는 것입니다.
마치 중국하면 국호이자 동시에 중국대륙을 떠올리는 것과 같습니다.
이를 영어로 하면 korea peninsula가 아니라 korea land가 되겠죠.

여러분의 고견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