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제 폐지에 대한 단상

by 이용찬 posted May 06, 2003
오늘 인터넷 한겨레를 보고 호주제 폐지발의가 일부 개혁적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물론 내 생각으로 통과는 부정적이라고 본다.
아직도 기존 호주제를 지지할 엄청난 유권자 세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말이 난김에 한마디 더 하자면 50-60대 유권자 한명이 20-30대 유권자5명과 맞먹는 것 같다. 왜? 투표율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으니까...
따라서 호주제 폐지는 이번 기회에는 되지 않으리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 보자. 호주제는 왜 생겼을까? 문화인류학자의 견해를 빌것도 없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매우 간단한 이치니까.
"남자들에게 가족의 보호와 생계의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이다."

지금도 중국 북쪽 특히 몽고쪽으로 가면 흔히 방랑하는 성인남자들을 많이 만난다고 한다. 이들은 도중에 만나는 여자(아이가 달린 경우도 많다)와 마음이 맞으면 동거하다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 싫증이 나면 아무런 책임감없이 떠나가 버린다. 그러면 여자와 아이(이 남자의 아이도 생겼을 수 있다)는 다음 성인남자를 만날때까지 그들 스스로 버텨야 한다. 흔히 동물들의 세계에서 숫컷이 암컷에게 임신시켜 놓고 가버리면 암컷이 새기(끼 이게 안들어 가네??)들을 키우듯이 사실 인간의 세계도 어떤 사회적 제약이 없다면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자나 호랑이처럼 생존적 전투력이 그리 강하지 않은 인간 특히 여자와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생을 영위할 방법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왜 아마조네스는 멸종되고 말았을까?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가 찾은 방법중의 하나가 바로 자식과 자기와 정식으로 관계를 맺은 여자에게 남자의 성을 갖게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여자와 어린이들은 성인남자의 소유욕을 만족시켜주고 대신 그 보호하에서 안전하게 생을 영위하였던 것이 아니었겠나?

우리나라도 아마 삼국시대이래 이런 제도를 택해(중국에서 들어 온 문화의 영향인지는 알수 없으나) 종의 보존을 기했던 것이 었을 것이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아마 우리나라의 호주제 뿌리는 근 2000년은 되지 않을까 싶다. 이것이 여하튼지간에 우리나라 역사의 근간 - 가족의 튼튼한 사상적 뿌리로서 그리고 그를 지지해 주는 사회적 보호장치로서 작용했을  것은 그리 어렵지 않게 유추해 볼수 있다.
믈론 그런 역사적 과정에서 여성들이나 어린이들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본 사례가 엄청나게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또다시 이야기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이런 제도를 유지해야만 하는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계속 존재해 왔었다는 것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 이 안이 발의된 것은 아마 가족의 비정상적 형태하에서 일어나는 문제점들을 해결해 보고자  하는 것 같은데 사실 충분히 동감이 가는 부분이 있으면서도 2000년 아니 그 이상될지도 모를 가족제도의 근간을 변화시킨다는 측면에서 그 사회적 파장이 걱정되는 바가 있다.

조금 비겁한 얘기일는지 몰라도 아직 우리의 사회구조와 특히 남자 노장년층들(이들이 갖고 있는 표의 힘을 생각해 보라)이 가질 상실감을 고려하면 좀더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대책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되며 한편으로 이런 논의가 현재의 민주당 개혁 세력중심으로 일어나는 것을 보면 다른 할 것도 많은데 개혁세력 입장에서 보면 또 표 떨어질 정책에 지금 이 마당에 이런 발의가 왜 나왔는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 아니 노무현의 당선으로 힘을 일시적으로 가지고 있는(혹은 그런듯한) 개혁세력에 국가의 전반적 개혁에 대한 시간대별 청사진이나 혹은 전략이 있나??? 나는 심히 의심한다.

사족 : 이런 얘기하면 개혁세력에 떨어지는 표보다 여성표가 더 붙을 수 있다는  소박하고도 순진할 얘기를 하실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나는 1987년 대선을 계기로 우리나라 여성의 투표성향에 대하여는 거의 포기하고 있다. 그래도 내 얘기에 동의가 안되시는 분들은 미안하지만 어쩔수 없다.

그리고 이런 얘기했다고 해서 심히 불쾌하신 여성분들이 계시다면 부디 용서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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