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에 대한 칼럼

by 民主 posted May 12, 2003
오늘 조선일보에 실린 칼럼인데
상당히 시사적이고 정보가 많네요.
참고하시길...



[해외칼럼] 세계전략과 美軍 재배치.....래리 코브




지난 수십년간 미국 군대의 규모는 상당히 줄어들었다. 육군은 18개이던 현역 사단 가운데 8개를 없앴다. 해군은 600척이던 함정을 300척으로 줄였으며, 공군은 26개이던 비행대(隊)를 13개로 축소했다. 전체 병력도 200만명을 넘던 것이 140만명으로 감축됐다.

하지만 군(軍)에 대한 수요는 줄지 않았다. 냉전 종식 이후 미군은 페르시아 만에서 두개의 전쟁을 치렀다. 발칸반도에서 두 차례, 아프가니스탄에서 한 차례 전쟁을 했으며, 소말리아와 아이티에 병력을 파견했다. 게다가 미군은 유럽에 10만명을 전진 배치해 두고 있고, 아시아에도 10만을 배치해 두고 있다. 발칸반도와 시나이에 1만2000명의 평화유지군, 아프가니스탄에 1만1000명 등을 두고 있다. 1차 걸프 전쟁이 끝난 이후 미국은 5만 병력을 그 지역에 유지해 왔다.

군의 규모는 줄어든 반면 수요는 더욱 증가하는 데서 생기는 문제는 군대의 효율성과 기동성 증대 덕분에 일부 상쇄됐다. 1차 걸프전때 투하된 폭탄 가운데 정밀 유도 폭탄은 10%가 안됐다. 하지만 이번 전쟁 때 그 숫자는 거의 70%에 이르렀다. 1차 걸프전 때 미군은 목표물 하나를 파괴하려면 10대의 공군기를 동원해야 했지만,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2차 걸프전에서 미군은 3개 목표물에 공군기 한대 꼴로 동원했다.

미군은 또한 더욱 기동성과 신축성을 갖게 됐다. 1991년 쿠웨이트에 군사력을 현지에 집결시키는 데는 6개월 이상이 걸렸다. 또 공군기들은 모두 현지에 배치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이라크 전쟁에서 미군은 두 달 정도에 걸쳐 군사력을 배치했고, 공군기는 영국처럼 먼 곳에서도 출격했다.

하지만 이같은 능력 향상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미군 군사력과 현재의 수요 사이에는 불일치가 존재한다. 따라서 미국은 해외 주둔 미군의 배치를 바꿀 것이다. 게다가 전략과 정치적 환경의 변화 때문에도 그 같은 군대 재배치는 필요하고 바람직하다.

미국은 더 이상 러시아나 이라크를 봉쇄하기 위해 독일·터키·사우디에 많은 병력을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됐다. 독일과 터키 국민들은 미국이 이라크와 전쟁에 나서는 것을 격렬히 반대했다. 터키 의회는 미군이 터키에서 이라크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부결시켰다. 따라서 유럽에 남아 있는 미군은 거의가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던 동유럽 국가들로 옮겨질 공산이 크다.

사우디 국민 다수와 전세계 이슬람교도들은 미군이 성지(聖地)인 메카와 메디나를 더럽히고 있다고 믿으면서 미군의 사우디 주둔에 분개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빈 라덴이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을 감행한 하나의 이유이기도 했다. 이라크 상황이 안정되면 걸프 지역에 잔류하는 미군은 이라크의 정권 교체를 지지했던 나라인 카타르와 쿠웨이트 등에 주둔하게 될 것이다.

한반도의 전략적 정치적 상황 역시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1953년 휴전 이래 미군은 북한의 새로운 남침을 억지(抑止·deter)하기 위해 남한에 많은 병력을 주둔시켜 왔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 생산 금지에 관한 합의들을 어김에 따라 새로운 전쟁의 시나리오는 미군의 북한 핵 시설 공격이 될 공산이 크다. 실제로 전략적 상황은 뒤바뀌었다. 주한 미군은 북한의 공격을 억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국의 북한 공격 이후 북한의 보복 반격에 인질이 되게 됐다. 게다가 1950년 북한의 남침 기억은 많이 사라지고, 남한 국민들은 미군의 주둔과 특권적 지위에 대해 점점 더 반감을 갖게 됐다. 따라서 북한과의 문제가 해소되면 대부분의 지상군은 한국에서 철수할 것이다.

이같은 미군의 철수가 전세계적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서는 안될 것이다. 미군의 기동성과 효율성을 감안하면 미국은 여전히 세계 어느 곳에든 신속하게 대규모의 화력(火力)을 동원할 수 있다. 나아가 미군의 재배치는 미군에 대한 수요를 완화시킬 뿐 아니라 기존의 여러 미군 주둔국들로 하여금 자국내 미군 주둔으로 야기된 정치적 문제들을 처리하는 데도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영어원문은 www.chosun.com에 있습니다


(래리 코브 )

(미국 외교협의회 국가안보국장·전(前) 국방차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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