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역사 이래 국가가 탄생한 이후

기회주의적이지 않은 국가가 있었나?



물론 찾아보면 없지도 않겠지.

관심있는 사람은 기회주의적이지 않았던 국가를 찾아서

한번 연구해봤으면 좋겠다.

그 국가의 운명이 어떻했는지.

십중팔구 그 국가의 국민들은 엄청 고통을 겪으며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아는 한에서 지금까지 모든 국가는

기회주의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국가가 기회주의적이기 때문에

그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 수반은

당연히 기회주의적일 수 밖에 없다.



이라크 전쟁과 미국에 반대한

시라크가 미국과 친해질려는

최근의 그 가련한 모습을 보라.



* 사실 나는 기회주의를 아주 싫어한다.

그래서 기회주의적일 수 밖에 없는

"국가"라는 것도 아주 싫어한다.

80년대 많이 쓰던 "애국"이란 말도

그래서 요즘 잘 안쓴다.

"애민"이란 말은 쓰지만.

하지만 아직도 "애국"의 가치를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들은

기회주의적일 수 밖에 없는 "국가"의 속성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윗 글을 썼다.



2.

노무현이 미국 가서 한 말을 두고

말이 많다.

그럴 수 밖에 없지.

그가 미국에서 했던 이야기들이

타당한지 여부를 떠나

그가 국내에서 했던 이야기와

전혀 다른 이야기들을 하고 돌아다녔으니까.



국민들이 어리둥절하고 황당하게 느끼는 것은 당연.

노무현,

앞으로 이런 식으로

전혀 예측 가능하지 않은 정치를 해선 안된다.

국민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정치는

좌파 정치도, 우파 정치도 아닌

예측할 수 없는 정치이다.



만약 자신의 입장이 변했다면

왜 변했는지

본인과 참모들을 통해 충분히

국민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사전이든 사후이든.



그런데 최근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노무현의

"브루노와 갈릴레이" 발언이다.

아주 추상적으로 한 말이라

한 의미로 단정적으로 해석할 수는 없지만

그 말의 다의적 해석 가능성으로 볼 때

그는 국민과 국제 사회에 또 미묘한

예측 불가능성을 남겨두었다.



3.

그럼에도 노무현의 방미시 발언을 비판하는 사람에게

양보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노무현 미국 발언의 진실성과 타당성에 대한 것이다.



노무현의 발언들을 한번 보자.



우선 정치범 수용소에 대해 발언한 것을 보자.

이게 큰 문제인가?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가 얼마나 반인권적이고

반인민적인지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있는가?



그리고 다음 발언들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플루토늄을 재처리해서 새로운 핵무기를 만드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

-> 북한의 핵무기를 용납해야 하나?



"만일 북한이 전에 핵무기를 생산했다면, 이것을 해체해야 한다"

-> 해체하지 말아야 하나?

" 북한이 회담이 시작되기 직전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면, 우리는 이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 확인할 필요가 없나?



"미국의 무력은 북한 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

-> 국제 사회에서 평화적 해결은 힘에 기반할 때만 가능하다는 것은

현실주의 외교의 기본 상식이 아닌가?



"나는 북한이 낡은 체제를 고집하고 있으며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북한 주민들의 이익에 맞지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행동과 요구는 국제사회로부터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북한이 믿을만한 파트너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 정권에 동의하지도 않습니다."

-> 김정일 정권의 반민중성은 이제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상식 아닌가?  

노무현이 발언한 것들은 이것 보다

훨씬 많지만 몇 가지만 인용했다.

이 발언들이 과연 현실을 왜곡하고 있는 것인가?

그건 아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