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한에 싫증 났나? (번역)

by 民主 posted Jun 10, 2003
중국, 북한에 싫증 났나?
(China: Fed Up With North Korea?)


Author: 데이빗 램튼(David M. Lampton 존스 홉킨스 대학 국제대학원(SAIS) 중국문제 연구소 디렉터)
Source: <워싱턴 포스트> 논단(Op-Ed), 2003년 6월4일


부시 대통령이 프랑스 에비앙에서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과 만나 북한 핵 문제에 대해 내린 결론을 보면, 다자 연합을 통한 북핵 현안 대처 방안에 결정적인 고리가 마련되었음을 알 수 있다. 후 주석은 조심스러우면서도 건설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는 위기를 재촉하는 북한에 대해 베이징이 화가 나 있으며, 전쟁이나 북한 와해가 중국에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두려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지난 몇 달 사이에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지난 해 11월 중국의 최고위급 지도부 인사 여러 명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들어보고 나서 느낀 점은, 베이징이 지나치다 싶을 만큼 만족해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중국은 김정일의 행동에 대해 거의 짜증을 내다시피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이미 워싱턴과 협조를 증대시켜왔으며, 보다 더 광범위한 협력을 할 경우 얻게 될 이득에 대해 토론을 하는 중이다.

6개월 전만 하더라도 중국의 최고위급 지도부는 핵에 대한 북한의 언급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는 했지만 놀라는 기색을 보이지는 않았다. 북한이 핵 무장을 하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는 정도였다. 북한의 핵 능력 보유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미국 입장과는 거리가 아주 먼 것이었다. 김정일이 허세를 부리고 있는 것이고, 미국의 정보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며, 중국의 최우선 관심은 조중 국경의 안정과 평화라는 것이 중국 지도부의 일반적인 견해였다.

그러나 올해 3월 중국은 북한에 불필요한 자극적 행동을 그만두고 워싱턴과 대화를 시작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최고위급 외교관 첸치천을 평양에 파견했다. 이런 메시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중국은 대북 원유 공급을 중단했다. 이런 일이 있은 직후 북한은 베이징에서 제임스 켈리 부차관보를 만나기로 동의했다.

4월 베이징 회담 이후, 국제 문제에 해박한 중국 관리들이 베이징이 기존의 틀 바깥에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에 알려 주기 위해 줄줄이 워싱턴을 찾았다. 아직 주류 의견으로 형성되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거론되는 이야기 가운데 하나는 평양 '정권 교체'가 여러 악을 다루는 최소한의 방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의 이런 강경한 태도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아주 간단히 말하면 북한이 중국의 가장 근본적인 국익을 위태롭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문제는 지난 50년 동안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가지고 있던 불평거리의 맨 위에 오르게 되었다.

무엇이 중국의 국익에 위협이 되는 것인지가 중국-미국-북한 간의 베이징 3자 회담에서 분명해졌다. 베이징 회담에서 북한은 핵 무기를 가지고 있으며, '물리적인 과시'를 해보이거나 핵 무기를 수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핵 무기를 수출하겠다고 한 위협은 미국과 중국 모두의 생각을 벗어난 것이었다. 베이징은 북한의 이 발언에 충격을 받았고 당혹스러웠다.

최근 워싱턴을 방문한 한 중국인은 "북한은 정말 부랑국이다! 회족한테도 (핵 물질)을 팔겠더라"고 말했다. 회족은 '분리주의' 비난을 받고 있는 중국 서부의 소수 민족을 지칭한 말이다. "북한은 동북아 전체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중국은 자신이 핵 확산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중국 국경 주변에서의 핵 확산은 평양에서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 한국으로 퍼질 수도 있고, 일본도 가능성이 있으며, 타이완까지도 생각해 볼 수있다. 그렇게 되면 중국은 주변국들이 모두 핵 보유국이 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은 더구나 경제와 무역에서 북한보다는 남한과의 거래가 훨씬 많다. 중국의 해외 원조 예산의 3분의 1을 북한이 흡수하고 있는 것에 비해 남한은 중국에 직접 투자를 하는 주요국 가운데 하나이다. 또 중국이 목표로 삼고 있는 원칙 가운데 하나는 미국과의 불안한 균열을 피하는 것이다. 즉, 베이징은 워싱턴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아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평양에 대한 중국의 분노는 두 나라 사이의 오래된, 불행한 역사로 더욱 악화되고 있다. 중국이 북한에 분노를 품게 된 것은 한국전 당시 북한 체제를 구하기 위해 참전했던 중국의 역할을 북한이 애매모호하게 만든 것에서부터 시작되었고, 북한이 중국과 관련을 맺고 있는 군 장교들을 처형하는 사태로 발전되었고, 1970년대에는 북한이 모스크바와 핵 거래를 한 사실을 베이징에 알려 주지 않았으며, 1998년에는 일본 열도 너머로 미사일을 실험 발사하기에 이르렀다. 이 미사일 실험 발사는 결국 도쿄로 하여금 워싱턴과 미사일방어에 협조하도록 만들었다. 양국간의 이 좋지 못한 관계는 결국 평양이 베이징의 명백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 국경 근처에 특별경제구역 설립을 추진하려는 계획으로까지 발전했다.

중국의 대북 정책은 치열한 토론을 거치는 중이며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없다. 그렇긴 하지만 베이징이 현재 심사숙고하는 있는 테두리를 보면 대북 경제 압력 강화를 포함한 놀라운 것들이다. 앞에서 언급한 '정권교체'에 대한 토론을 넘어서서 일부 중국인들은 과연 중국이 얼마나 많은 북한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까지 재고를 하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평양과 아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군부의 일부 인사들마저도 얼마나 더 북한을 지원할 것인지에 의구심마저 품고 있다.

책임감 있는 중국인들이 북한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만약 분쟁이 일어날 경우 분쟁 후 상황이 중국의 안보 이익에 해만 되지 않는다면 중국은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그랬던 것처럼 옆에서 지켜보기만 할지도 모를 일이다.

중국의 정책이 점점 더 (미국에: 역주) 협력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는 지금 워싱턴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첫째, 미국의 정책은 일본과 한국의 지지를 받아야만 한다. 만약 북한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평양과의 협력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을 필요가 있다. 베이징은 한국과 일본을 앞서 가지는 않을 것이다.

둘째, 워싱턴은 대북 대화를 통해 김정일이 체제 안보 및 국제 사회와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자국의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향이 있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China: Fed Up With North Korea?" by David M. Lampton, Washington Post (Op-Ed), June 4, 2003
http://www.washingtonpost.com/wp-dyn/articles/A10491-2003Jun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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