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이데올로그...

by 永樂 posted Jul 21, 2003
제 의견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매우 간명합니다.
"한호석 소장은 평양의 이데올로그다"

수미일관하게 평양방송의 논리를 반복하는 것은 물론,
표현까지 '조선'을 거듭하니 그 순진함(?)이 실소를 자아냅니다.
아니 할 말로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려면
'조미 회담'이 아니라 '북미회담' 이리 표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반미)'민족공조'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그 출처도 모르는 몽매한 국회의원들까지 거론치 않습니까)

이 엄청난 분량의 짜집기 글에 일일이 논구한다는 건 의미 없는 일이고,
열어본 분들 모두 앞대목은 조금 읽어보셨을 터이니
심각히 팩트를 왜곡하고 자가당착의 논리를 편 초두의 두 가지만 짚어보리다.

먼저 제네바 합의를 워싱턴이 깼다는 낡은 레파토리...
한때 친북 혐의까지 받은 고영구 국정원장조차 근자에 밝힌 바와 같이,
평양은 제네바 합의 직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핵보유의 야망을 버린 적이 없을 뿐더러
96년 잠수함 사건과 98년 대포동 미사일 발사의 대표적 사례처럼
내놓고 평지풍파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다시 말해 긴장의 해소를 전제로 경제지원과 체제보장을 약속한
제네바합의의 근본을 늘 위협하고 깨뜨려온 당사자가 아닙니까.

물론 그네들이 말하는 바와 같이,
"왜 경수로 공사가 지연되느냐"
"왜 연락사무소 개설을 않고 수교 절차를 밟지 않느냐"
불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평양의 끊이지 않는 불장난이 있었기에
그를 빌미로 워싱턴이 취한 조치라는 걸 그네들도 알지 않습니까.
오히려 그 와중에도 중유와 식량은 계속 들여보냈습니다.
그러나 평양은 이를 고마와하기는커녕 빚 독촉하듯 강짜를 부리니
어찌 국제사회의 여론이 갈수록 악화됨을 막을 도리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두 번째, 이 짜집기 글은 거듭 해서 북한의 체급을 키우고 있습니다.
제네바 합의 파기 이후 워싱턴이 평양의 보복조치에 두려워 하고 있으며
가공할 WMD(대량살상무기)의 위력에 꼬리를 내리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거 참 도저히 대꾸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촌티나는 선전이 아닌가.
평양에서는 '체제단속용 선전'과 '외부용 선전'도 구분 못 하는 지경입니다.
이처럼 첨예한 판국에 이라크 정부대변인 수준의 선전은 해야할 게 아닌가.

워싱턴이 왜 평양에 쉬이 들어가지 않겠는가.
우선 다른 동네에 비해 들이는 노고는 큰데 먹을 게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먹고난 뒤에도 북한과 국경을 접한 네 나라 때문에 專斷할 매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억지는 다자회담에 관해서도 반복됩니다. "무서워 양자회담 못 한다..."

오히려 이상의 口尙乳臭한 이야길 인정한다면
그야말로 평양은 깡패국가에 다름 없지 않겠습니까.
인정 할 수도 아니 할 수도 없으니 그들의 말을 듣노라면 참으로 난감합니다.
심지어 그네들의 명줄을 쥐고 있는 베이징마저 무시하는 말을 무시로 하니...
"3자회담에서 베이징이 한 게 상징적 연출 말고 뭐 있냐..."

혹여 평양의 선전에 익숙치 않은 분들에게 一讀을 권하고 싶습니다.
읽는 게 비록 괴롭지만 그네들의 수준과 논리를 정확히 꿰뚫어야
앞으로 우리가 이들을 넘어 어찌 통일의 길을 열 것인지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는 판단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바라옵건대 추후로 더 이상 평양의 선전이 아닌,
이미 한반도를 손등에 올리고 공깃돌 놀이 하는 강대국들 틈새에서
어찌 살아남을 것인지 이 곳 토론방에서 고뇌를 같이 모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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