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에 틈틈히 써놓았던 글입니다. 제가 돌아다니면서 직접 느끼고 관련서적 뒤져서 써본 글입니다. 잘못된 내용이 있으면 지적해 주시구요. 다들 아시는 내용이라 좀 지루할 겁니다..^^
제가 세계여행의 꿈을 키운 것은 취업준비를 하면서 상식을 위해 우연히 읽게된 네루의 옥중서한집중 하나인 세계사편력을 접하면서였습니다. 아버지가 딸에게 들려주는 세계사 이야기가 편지형식으로 이루어진 책이었습니다.
그 후 10년동안 틈틈히 돈을 모아서 갈 수 있는 나라들을 돌아다녔습니다. 그 결과 물론 수박 겉핣기식으로 돌아다녔지만 그래도 많은 나라..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았습니다..전쟁의 참혹함, 기아,환경파괴 등 인간이 저질러 낸 만행도 제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꼈습니다. 제게 있어서 여행은 제 숙명과 같습니다.
후에 제 딸아이가 커서 세상을 바라볼 정도의 나이가 되면 아빠가 보았던 세상을 그대로 물려주려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돌아다녀야 합니다.
우리는 학창시절 세계사란 과목에 많은 흥미를 가졌을겁니다. 그 중에서도 르네상스 이후의 유럽이 항상 화두였을겁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지금까지 지식으로 배웠던 역사는 승자의 원칙에 의해 승자가 썼고 앞으로도 역사가 흘러가는 한 그 원칙은 변하지 않겠지요..
올바른 세계관을 가진다는 것이 정말로 중요합니다. 하지만 교육정책은 아직도 입시를 위한 세계사만 강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유럽의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나 편지를 주고받다보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그들의 교양의 깊이에 한번 놀라고 개개인 모두 나름대로의 국가관,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똑같은 교육기간을 거쳤는데 왜 우리는 그들처럼 그리하지 못할까요.. 공교육이 사교육을 따라가지 못하고 항상 교육당국은 뒷북을 치고 많은 선생님들을 머리띠를 두르고 연가투쟁을 벌이고...결국 제대로 배우지 못한 우리 모두의 잘못일겁니다..누굴 탓해서도 안될 문제입니다. 그동안 잘못된 교육방식에 그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겠지요..
제가 전에 선마이크로 시스템의 사장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인은 세계 어느 민족보다도 우수한 두뇌를 가지고 있지만 결국 교육정책과 사회분위기를 바꾸기 이전까지는 결코 선진국에 진입할 수 없다..우리와 차이점은 단 한가지이다. 우리는 교육의 목표가 남과 더불어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과 타협을 가르치지만, 한국의 교육은 남보다 잘사는 법, 이기는 법과 경쟁을 강요하고 있다. 그것이 바뀌지 않는한 한국인은 결코 발전할 수 없다...
이 말을 듣고 참 많이 부끄러웠던 기억이 납니다..저도 그리 배웠고 그리 살아왔으니까요..
서설이 길어졌네요.^^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유럽에 대해서 기술하면서 오늘날 유럽의 원형을 만들어 준 이탈리아..근대 산업국가의 태동을 제공한 대영제국과 그들의 그늘에 가려 아픈 역사를 가진 아일랜드..
영원한 앙숙이자 동반자인 독일과 프랑스, 대항해시대의 제국 스페인,포르투칼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원한 이방인 러시아 ..제가 보고 느낀 점 그대로 기술해 나가겠습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1. 이탈리아
제가 대학졸업 후 처음으로 해외로 나가본 곳이 레바논의 트리폴리란 시였습니다. 트리폴리는 흔히 중동의 화약고라 불리는 지역으로 지중해에 면한 항구도시이며, 2,000년전 기독교의 발원지라 하여 십자군 원정시대에 당시 무식한 십자군들과 유식한 이슬람들이 머리터지게 200년이 넘게 싸우던 지역이었으며, 북해산 원유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서유럽의 숨통을 쥐던 지역이었습니다.
이 트리폴리에는 상대적으로 이탈리아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공통점들은 -아니 서유럽사람들의 공통점이기도 하지만 - 유대인들을 광적으로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종교문제라 하니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제가 본 이태리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백인과는 좀 차이가 납니다...금발에 백인 이런거 아닙니다. 갈색눈에 검은 머리가 대부분이며 그 외양은 아랍계열과 많이 닮았는데 아마 그것은 로마제국의 동화정책과 제국 붕괴이후의 그들의 고단하고 힘들었던 역사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실제 이태리를 방문한 것은 두번밖에 안되며 그것도 일로 갔었고 가본 곳이라곤 베네치아, 로마정도였기에 제가 쓰는 내용이 그나라의 유적이나 생활습관, 기행기 이런거와는 거리가 있습니다..그러면서도 굳이 이태리에 대해서 쓰겠다고 하는 이유는 이태리를 모르고서는 서양과 아랍에 대해서 아무것도 논할수가 없고 그들과 통상을 한다는 것은 포기해야 합니다.
이태리란 나라, 참으로 우리와는 어딘지 공통점이 많을 것 같지만 전혀 공통점이 없는 나라. 조상을 잘 둔 덕분에 프랑스나와 스페인처럼 관광 수입이 엄청나게 많은 나라, 하지만 그 잘난 조상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통속에 사는 나라. 마피아,집시의 나라. 패션의 나라. 축구와 피자의 나라. 이슬람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유럽의 유일한 나라에 대해서 고대와 중세로 나누어 쓰겠습니다...
1) 고대: 로마제국과 페르시아제국 - 유럽의 형성(1)
유럽이라는 대륙은 로마제국이 형성됨으로서 세계역사에 고개를 내밀었고, 로마제국의 붕괴이후에는 끊임없이 생존을 위하여 아랍의 이슬람과 전쟁을 치러왔습니다. 하지만 르네상스와 콜롬보스의 신대륙 발견에 따른 대항해시대에서 힘의 우위를 확보한 스페인과 영국이란 초강국의 탄생으로 인하여 근세에 이르러 무참하게 짓밟었던 - 차라리 복수에 가깝습니다- 곳이 바로 이슬람지역 입니다.
중동에서 2년 넘게 근무를 하면서 아랍인들의 서유럽에 대한 감정이 지나치리만큼 그다지 썩 좋지는 못하였었는데 유독 이태리사람들에게는 호의적이라는 것을 보고 의아해한 적이 있었고 그 궁금증을 풀기위해 관계되는 책과 그들을 직접 체험을 해보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서구와 아랍의 역사는 종교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것입니다. 로마 카톨릭과 그리스정교의 역사, 무참히 이슬람에게 짓밟혀도 두 교구의 반목으로 인하여 나라까지 잃어도 서로 협력하지 않았던 두 정파. 종교의 이름아래 무차별 만행이 저질렀던 지역이 바로 제가 쓰고자 하는 지역인데 이탈리아만큼은 여기서 비교적 자유로왔습니다. 카톨릭의 본산이면서도 종교에 상대적으로 무디고 관대했던 이탈리아. 참 아이러니 합니다..
이탈리아란 나라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들의 로마제국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과 피렌체,베네치아,제노바등으로 대표되는 르네상스의 도시국가들에 대한 그들의 자신감은 참으로 부럽습니다.
이태리란 나라를 가보면 어디를 가도 관광객으로 메어 터집니다. 베네치아에서 곤돌라 한번 타려면 미리 예약하지 않는 이상 며칠을 기다려야 합니다. 카톨릭의 본산 바티칸시티를 가보면 사시사철 발 디딜틈이 없고, 왠만한 로마 유적지를 가봐도 인종전시장을 방불케 합니다. 무엇이 이탈리아를 이렇게 매력적인 나라로 만들었을까요?
이태리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다릅니다. 흔히 이태리하면 흔히 가지고 있는 생각이 바가지에 소매치기,지독한 상혼이라고 생각할겁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태리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대부분은 이태리란 나라에 적응되어 살지 못하는 집시이거나 알바니아 계통의 사람들입니다.
이태리 사람들은 상당히 친절합니다. 다른 유럽의 나라들처럼 형식적으로 친절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친절하고 상냥합니다. 물론 그것을 구별해내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금전에 대해서는 사기를 치는 경향이 있긴 합니다.
이태리란 나라는 남북의 경제적 격차가 심한 나라입니다. 북쪽의 포강유역으로 펼쳐진 광활한 평야- 바로 앞에 알프스 산맥이 버티고 있습니다 - 에 그 유명한 피사, 피렌체, 제노바, 베네치아가 있고 이들의 삶은 상당히 풍요롭습니다.
그러나 로마,나폴리, 밀라노 이들 지역은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르네상스시대에 이들 지역이 노르만족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 알 수 없는 이태리를 알기 위해서는 로마제국을 알아야 합니다. 로마를 알려면 카이사르를 알아야 합니다. 이 카이사르란 인물때문에 오늘날의 서유럽과 중동이 탄생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가 정복한 지역들이 바로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영국의 탄생의 기초를 만들었고 그의 정복민의 동화정책이 오늘날 이탈리아를 아랍인들에게 호의를 가지게 만들었으며, 그가 만든 정책이 오늘날의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행정제도이기 때문입니다.
로마에 가서 놀란 것이 있습니다. 트레비분수에서 나오는 물이 로마시대에 만든 수도시설에서 나온다는 것과 땅을 파려면 로마의 지하의 땅은 어디를 파도 유적이 나오기 때문에 으례 로마시 당국의 허가를 맡아야 하며 그 연유로 인하여 건물의 신축은 물론 증개축은 허용이 거의 안되며, 세계 유수의 대도시처럼 그 흔한 빌딩 하나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본 로마는 하나의 대도시가 거의 박물관이라는 것과 자동차와 거리의 불빛만 없다면 없다면 중세의 도시와 똑같다는 것이며, 로마시민들은 그러한 불편들을 당연시 여긴다는 것입니다.
로마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어디를 가도 로마제국의 영화를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이태리의 현 고속도로도 2,000년전에 만들었던 로마가도를 따라 만들어진 것 하며 그 촘촘한 도로망에 과연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을 실감나게 만듭니다. 그 황량하고 척박한 땅에서 로마제국이란 나라를 세웠던 이태리인에게 감탄할 뿐입니다.
로마제국이 성립하지 않았다면 벌써 서유럽은 사라센 - 후의 이슬람인에게 흡수,동화되었을 것이라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로마제국이 탄생하여 후에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하고 페니키아인 카르타고와 그 유명한 포에니전쟁을 벌일때 당시의 상황은 국력,경제력으로 볼때 도저히 로마가 카르타고에게 이길 수가 없는 전쟁이었습니다.
그 승리의 원동력이 패자에 대한 동화정책에 따른 아랍인들의 협조라 하니 참 놀랍습니다. 로마는 마침내 이 전쟁에서 승리하여 결국 지중해를 차지하게 되었고, 후에 폼페이우스가 파르티아(지금의 이라크)와 전쟁을 벌일때도 마찬가지로 아랍인들의 도움으로 승리를 하였으며 로마는 대신 그들에게 정치적,경제적 안정이라는 선물을 주었습니다..
두 전쟁의 승리로 인하여 로마는 서유럽과 아랍세계에 대한 서유럽의 방호벽이 되었고, 후에 카이사르라는 걸출한 인물이 나와서 지금의 갈리아지방(지금의 프랑스,독일,네덜란드)과 이베리아 반도(지금의 스페인,포르투칼)를 정복하고 영국의 남부지방까지 정복하여 로마제국에 편입시켜 지금의 서유럽을 탄생시켰습니다.
카이사르는 정복한 지역을 지배와 피지배자관계로 두지않고 동화정책을 썼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태리 사람들만큼 자기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상당히 강하고 상호 보완적인 사람들이 없습니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그것을 발전 유지시키는 데는 이사람들 만한 민족도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전에 부시가 후세인을 협박하고 서유럽세계에 원조를 구해도 이탈리아만큼에게는 씨도 안먹힌다는 말이 타당성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위대한 독재자 카이사르는 결국 부르토스에 의해 암살당하고 로마는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넘어가지만 또 하나의 위대한 인물로 평가되는 아우구스투스 - 이 사람은 카이사르의 양아들입니다 -의 등장으로 인하여 로마제국은 더 강성해지고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하게 되었지만. 유럽과 아랍인의 방위를 책임지었던 로마제국에 단 하나의 위험한 적이 있었으니 그들은 바로 같은 아랍계열인 파르티아 왕국이었습니다.
저 무시무시한 게르만족도 아니고 잔인한 노르망디족(이들도 게르만족입니다. 이 민족은 후에 영국 본토를 점령하고 켈트족을 스코틀랜드,아일랜드로 몰아낸 놈들입니다. 브레이브 하트란 영화도 그 배경으로 나온 영화이고 그 역사적 배경은 영국편 쓸때 자세히 언급하겠습니다) 도 아닌 사라센의 제국이 로마시대에 유일하 적이었지만 로마군단의 병참과 로마의 지배를 받던 아랍인들의 긴밀한 협조로 번번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로마제국은 멸망했습니다. 우리가 전에 배웠던 대로 이민족의 침입도 아니고 로마제국의 타락도 아닙니다. 로마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황제로 평가되는 콘스탄티누스의 대제의 기독교를 공식 국교로 인정하는 순간 쇠퇴하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다신교를 믿던 로마제국안에서 기독교외의 모든 종교가 이교도가 되었을 때는 그만큼 적이 많아짐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로마제국은 한꺼번에 너무 많은 적을 만들었고 그 적들이 바로 그들을 번번히 살려주었던 아랍이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적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국가가 근본적인 일에 소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독교가 정식으로 로마제국의 국교로 되는 순간 그동안 잘 지내왔던 아랍인들과의 관계는 무너지고 오히려 탄압까지 했으니 사라센인들은 많은 반감을 가질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로서 700년동안 이어져 왔던 유럽과 아랍의 화해정책은 무너지고 1,500년이 넘는 동안 서로가 먹히느냐 먹느냐의 전쟁을 벌이게 됩니다. 아랍인의 코란과 기독교의 성경이 격돌하게 되는 것이죠. 형제에서 원수로.
그렇지만 그 원인 제공을 한 것이 기독교라는데는 참으로 아이러니 합니다. 이슬람은 제 경험으론 기독교를 인정하며 상호 보완적인 종교입니다. 하지만 기독교는 이슬람을 전혀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 교리의 차이로 인하여 서로가 전쟁을 벌였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에 종교가 갖는 힘에 새삼 놀랄뿐입니다.
그리고 그 기독교가 야만족들을 교화시켜 후에 이슬람과 대항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었고, 아랍세계의 그 강대한 힘에 유일하게 서유럽의 몰락을 막아냈던 버팀목이였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제가 세계여행의 꿈을 키운 것은 취업준비를 하면서 상식을 위해 우연히 읽게된 네루의 옥중서한집중 하나인 세계사편력을 접하면서였습니다. 아버지가 딸에게 들려주는 세계사 이야기가 편지형식으로 이루어진 책이었습니다.
그 후 10년동안 틈틈히 돈을 모아서 갈 수 있는 나라들을 돌아다녔습니다. 그 결과 물론 수박 겉핣기식으로 돌아다녔지만 그래도 많은 나라..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았습니다..전쟁의 참혹함, 기아,환경파괴 등 인간이 저질러 낸 만행도 제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꼈습니다. 제게 있어서 여행은 제 숙명과 같습니다.
후에 제 딸아이가 커서 세상을 바라볼 정도의 나이가 되면 아빠가 보았던 세상을 그대로 물려주려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돌아다녀야 합니다.
우리는 학창시절 세계사란 과목에 많은 흥미를 가졌을겁니다. 그 중에서도 르네상스 이후의 유럽이 항상 화두였을겁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지금까지 지식으로 배웠던 역사는 승자의 원칙에 의해 승자가 썼고 앞으로도 역사가 흘러가는 한 그 원칙은 변하지 않겠지요..
올바른 세계관을 가진다는 것이 정말로 중요합니다. 하지만 교육정책은 아직도 입시를 위한 세계사만 강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유럽의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나 편지를 주고받다보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그들의 교양의 깊이에 한번 놀라고 개개인 모두 나름대로의 국가관,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똑같은 교육기간을 거쳤는데 왜 우리는 그들처럼 그리하지 못할까요.. 공교육이 사교육을 따라가지 못하고 항상 교육당국은 뒷북을 치고 많은 선생님들을 머리띠를 두르고 연가투쟁을 벌이고...결국 제대로 배우지 못한 우리 모두의 잘못일겁니다..누굴 탓해서도 안될 문제입니다. 그동안 잘못된 교육방식에 그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겠지요..
제가 전에 선마이크로 시스템의 사장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인은 세계 어느 민족보다도 우수한 두뇌를 가지고 있지만 결국 교육정책과 사회분위기를 바꾸기 이전까지는 결코 선진국에 진입할 수 없다..우리와 차이점은 단 한가지이다. 우리는 교육의 목표가 남과 더불어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과 타협을 가르치지만, 한국의 교육은 남보다 잘사는 법, 이기는 법과 경쟁을 강요하고 있다. 그것이 바뀌지 않는한 한국인은 결코 발전할 수 없다...
이 말을 듣고 참 많이 부끄러웠던 기억이 납니다..저도 그리 배웠고 그리 살아왔으니까요..
서설이 길어졌네요.^^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유럽에 대해서 기술하면서 오늘날 유럽의 원형을 만들어 준 이탈리아..근대 산업국가의 태동을 제공한 대영제국과 그들의 그늘에 가려 아픈 역사를 가진 아일랜드..
영원한 앙숙이자 동반자인 독일과 프랑스, 대항해시대의 제국 스페인,포르투칼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원한 이방인 러시아 ..제가 보고 느낀 점 그대로 기술해 나가겠습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1. 이탈리아
제가 대학졸업 후 처음으로 해외로 나가본 곳이 레바논의 트리폴리란 시였습니다. 트리폴리는 흔히 중동의 화약고라 불리는 지역으로 지중해에 면한 항구도시이며, 2,000년전 기독교의 발원지라 하여 십자군 원정시대에 당시 무식한 십자군들과 유식한 이슬람들이 머리터지게 200년이 넘게 싸우던 지역이었으며, 북해산 원유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서유럽의 숨통을 쥐던 지역이었습니다.
이 트리폴리에는 상대적으로 이탈리아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공통점들은 -아니 서유럽사람들의 공통점이기도 하지만 - 유대인들을 광적으로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종교문제라 하니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제가 본 이태리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백인과는 좀 차이가 납니다...금발에 백인 이런거 아닙니다. 갈색눈에 검은 머리가 대부분이며 그 외양은 아랍계열과 많이 닮았는데 아마 그것은 로마제국의 동화정책과 제국 붕괴이후의 그들의 고단하고 힘들었던 역사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실제 이태리를 방문한 것은 두번밖에 안되며 그것도 일로 갔었고 가본 곳이라곤 베네치아, 로마정도였기에 제가 쓰는 내용이 그나라의 유적이나 생활습관, 기행기 이런거와는 거리가 있습니다..그러면서도 굳이 이태리에 대해서 쓰겠다고 하는 이유는 이태리를 모르고서는 서양과 아랍에 대해서 아무것도 논할수가 없고 그들과 통상을 한다는 것은 포기해야 합니다.
이태리란 나라, 참으로 우리와는 어딘지 공통점이 많을 것 같지만 전혀 공통점이 없는 나라. 조상을 잘 둔 덕분에 프랑스나와 스페인처럼 관광 수입이 엄청나게 많은 나라, 하지만 그 잘난 조상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통속에 사는 나라. 마피아,집시의 나라. 패션의 나라. 축구와 피자의 나라. 이슬람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유럽의 유일한 나라에 대해서 고대와 중세로 나누어 쓰겠습니다...
1) 고대: 로마제국과 페르시아제국 - 유럽의 형성(1)
유럽이라는 대륙은 로마제국이 형성됨으로서 세계역사에 고개를 내밀었고, 로마제국의 붕괴이후에는 끊임없이 생존을 위하여 아랍의 이슬람과 전쟁을 치러왔습니다. 하지만 르네상스와 콜롬보스의 신대륙 발견에 따른 대항해시대에서 힘의 우위를 확보한 스페인과 영국이란 초강국의 탄생으로 인하여 근세에 이르러 무참하게 짓밟었던 - 차라리 복수에 가깝습니다- 곳이 바로 이슬람지역 입니다.
중동에서 2년 넘게 근무를 하면서 아랍인들의 서유럽에 대한 감정이 지나치리만큼 그다지 썩 좋지는 못하였었는데 유독 이태리사람들에게는 호의적이라는 것을 보고 의아해한 적이 있었고 그 궁금증을 풀기위해 관계되는 책과 그들을 직접 체험을 해보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서구와 아랍의 역사는 종교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것입니다. 로마 카톨릭과 그리스정교의 역사, 무참히 이슬람에게 짓밟혀도 두 교구의 반목으로 인하여 나라까지 잃어도 서로 협력하지 않았던 두 정파. 종교의 이름아래 무차별 만행이 저질렀던 지역이 바로 제가 쓰고자 하는 지역인데 이탈리아만큼은 여기서 비교적 자유로왔습니다. 카톨릭의 본산이면서도 종교에 상대적으로 무디고 관대했던 이탈리아. 참 아이러니 합니다..
이탈리아란 나라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들의 로마제국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과 피렌체,베네치아,제노바등으로 대표되는 르네상스의 도시국가들에 대한 그들의 자신감은 참으로 부럽습니다.
이태리란 나라를 가보면 어디를 가도 관광객으로 메어 터집니다. 베네치아에서 곤돌라 한번 타려면 미리 예약하지 않는 이상 며칠을 기다려야 합니다. 카톨릭의 본산 바티칸시티를 가보면 사시사철 발 디딜틈이 없고, 왠만한 로마 유적지를 가봐도 인종전시장을 방불케 합니다. 무엇이 이탈리아를 이렇게 매력적인 나라로 만들었을까요?
이태리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다릅니다. 흔히 이태리하면 흔히 가지고 있는 생각이 바가지에 소매치기,지독한 상혼이라고 생각할겁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태리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대부분은 이태리란 나라에 적응되어 살지 못하는 집시이거나 알바니아 계통의 사람들입니다.
이태리 사람들은 상당히 친절합니다. 다른 유럽의 나라들처럼 형식적으로 친절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친절하고 상냥합니다. 물론 그것을 구별해내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금전에 대해서는 사기를 치는 경향이 있긴 합니다.
이태리란 나라는 남북의 경제적 격차가 심한 나라입니다. 북쪽의 포강유역으로 펼쳐진 광활한 평야- 바로 앞에 알프스 산맥이 버티고 있습니다 - 에 그 유명한 피사, 피렌체, 제노바, 베네치아가 있고 이들의 삶은 상당히 풍요롭습니다.
그러나 로마,나폴리, 밀라노 이들 지역은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르네상스시대에 이들 지역이 노르만족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 알 수 없는 이태리를 알기 위해서는 로마제국을 알아야 합니다. 로마를 알려면 카이사르를 알아야 합니다. 이 카이사르란 인물때문에 오늘날의 서유럽과 중동이 탄생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가 정복한 지역들이 바로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영국의 탄생의 기초를 만들었고 그의 정복민의 동화정책이 오늘날 이탈리아를 아랍인들에게 호의를 가지게 만들었으며, 그가 만든 정책이 오늘날의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행정제도이기 때문입니다.
로마에 가서 놀란 것이 있습니다. 트레비분수에서 나오는 물이 로마시대에 만든 수도시설에서 나온다는 것과 땅을 파려면 로마의 지하의 땅은 어디를 파도 유적이 나오기 때문에 으례 로마시 당국의 허가를 맡아야 하며 그 연유로 인하여 건물의 신축은 물론 증개축은 허용이 거의 안되며, 세계 유수의 대도시처럼 그 흔한 빌딩 하나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본 로마는 하나의 대도시가 거의 박물관이라는 것과 자동차와 거리의 불빛만 없다면 없다면 중세의 도시와 똑같다는 것이며, 로마시민들은 그러한 불편들을 당연시 여긴다는 것입니다.
로마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어디를 가도 로마제국의 영화를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이태리의 현 고속도로도 2,000년전에 만들었던 로마가도를 따라 만들어진 것 하며 그 촘촘한 도로망에 과연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을 실감나게 만듭니다. 그 황량하고 척박한 땅에서 로마제국이란 나라를 세웠던 이태리인에게 감탄할 뿐입니다.
로마제국이 성립하지 않았다면 벌써 서유럽은 사라센 - 후의 이슬람인에게 흡수,동화되었을 것이라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로마제국이 탄생하여 후에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하고 페니키아인 카르타고와 그 유명한 포에니전쟁을 벌일때 당시의 상황은 국력,경제력으로 볼때 도저히 로마가 카르타고에게 이길 수가 없는 전쟁이었습니다.
그 승리의 원동력이 패자에 대한 동화정책에 따른 아랍인들의 협조라 하니 참 놀랍습니다. 로마는 마침내 이 전쟁에서 승리하여 결국 지중해를 차지하게 되었고, 후에 폼페이우스가 파르티아(지금의 이라크)와 전쟁을 벌일때도 마찬가지로 아랍인들의 도움으로 승리를 하였으며 로마는 대신 그들에게 정치적,경제적 안정이라는 선물을 주었습니다..
두 전쟁의 승리로 인하여 로마는 서유럽과 아랍세계에 대한 서유럽의 방호벽이 되었고, 후에 카이사르라는 걸출한 인물이 나와서 지금의 갈리아지방(지금의 프랑스,독일,네덜란드)과 이베리아 반도(지금의 스페인,포르투칼)를 정복하고 영국의 남부지방까지 정복하여 로마제국에 편입시켜 지금의 서유럽을 탄생시켰습니다.
카이사르는 정복한 지역을 지배와 피지배자관계로 두지않고 동화정책을 썼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태리 사람들만큼 자기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상당히 강하고 상호 보완적인 사람들이 없습니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그것을 발전 유지시키는 데는 이사람들 만한 민족도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전에 부시가 후세인을 협박하고 서유럽세계에 원조를 구해도 이탈리아만큼에게는 씨도 안먹힌다는 말이 타당성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위대한 독재자 카이사르는 결국 부르토스에 의해 암살당하고 로마는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넘어가지만 또 하나의 위대한 인물로 평가되는 아우구스투스 - 이 사람은 카이사르의 양아들입니다 -의 등장으로 인하여 로마제국은 더 강성해지고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하게 되었지만. 유럽과 아랍인의 방위를 책임지었던 로마제국에 단 하나의 위험한 적이 있었으니 그들은 바로 같은 아랍계열인 파르티아 왕국이었습니다.
저 무시무시한 게르만족도 아니고 잔인한 노르망디족(이들도 게르만족입니다. 이 민족은 후에 영국 본토를 점령하고 켈트족을 스코틀랜드,아일랜드로 몰아낸 놈들입니다. 브레이브 하트란 영화도 그 배경으로 나온 영화이고 그 역사적 배경은 영국편 쓸때 자세히 언급하겠습니다) 도 아닌 사라센의 제국이 로마시대에 유일하 적이었지만 로마군단의 병참과 로마의 지배를 받던 아랍인들의 긴밀한 협조로 번번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로마제국은 멸망했습니다. 우리가 전에 배웠던 대로 이민족의 침입도 아니고 로마제국의 타락도 아닙니다. 로마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황제로 평가되는 콘스탄티누스의 대제의 기독교를 공식 국교로 인정하는 순간 쇠퇴하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다신교를 믿던 로마제국안에서 기독교외의 모든 종교가 이교도가 되었을 때는 그만큼 적이 많아짐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로마제국은 한꺼번에 너무 많은 적을 만들었고 그 적들이 바로 그들을 번번히 살려주었던 아랍이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적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국가가 근본적인 일에 소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독교가 정식으로 로마제국의 국교로 되는 순간 그동안 잘 지내왔던 아랍인들과의 관계는 무너지고 오히려 탄압까지 했으니 사라센인들은 많은 반감을 가질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로서 700년동안 이어져 왔던 유럽과 아랍의 화해정책은 무너지고 1,500년이 넘는 동안 서로가 먹히느냐 먹느냐의 전쟁을 벌이게 됩니다. 아랍인의 코란과 기독교의 성경이 격돌하게 되는 것이죠. 형제에서 원수로.
그렇지만 그 원인 제공을 한 것이 기독교라는데는 참으로 아이러니 합니다. 이슬람은 제 경험으론 기독교를 인정하며 상호 보완적인 종교입니다. 하지만 기독교는 이슬람을 전혀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 교리의 차이로 인하여 서로가 전쟁을 벌였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에 종교가 갖는 힘에 새삼 놀랄뿐입니다.
그리고 그 기독교가 야만족들을 교화시켜 후에 이슬람과 대항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었고, 아랍세계의 그 강대한 힘에 유일하게 서유럽의 몰락을 막아냈던 버팀목이였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