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관련 기사의 대부분은 거짓이지요

by 유동걸 posted Jul 22, 2003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을 약속할 조짐을 보이는 거 보니 부시가 드디어 깨갱거리는 수순을 밟기로 했군요. (이미 뻬이징 회담 이후 뾰족한 대책이 없는 부시행정부가 들고 나올 수밖에 없는 가장 무기력하고 현실적인 행태지요. 리온 시걸의 말대로라면 미국은 이제 분노의 단계를 지나 좌절로 접어든 듯 합니다)
역사적 필연이고 지난 50여년간 한반도를 짓눌러온 한민족에 대한 제국주의의 강공이 몰락의 서곡을 펼칠 듯 합니다.

망명이다 인권이다 마약이다 온갖 구라를 쳐대면서 북한에 대한 언론의 공작을 벌였지만 유엔에서 안보리 의장성명 하나 채택 못하는 쪽팔림을 겪은 후 결국 북한의 핵저처리에 대해 두 손을 들 형국입니다. 이제 고폭실험이다 제2기지다 혹은 탈북자까지 들먹거리면서 미국의 보수 언론이 사기 치면 한국이 받아쓰고 뻥튀기는 구태의연한 행태는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거짓말입니다. 물론 부시도 많이 쪽팔리니까 의회까지 끼어넣으면서 항복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겠지만요.

94년 왜 중국은 제네바 협정 체결 당시 멍석만 깔아주고 빛을 못 보았는지
그만큼 미사일과 핵을 주축으로 하는 북한의 외교 협상 능력이 통한다는 뜻이고
중국과 북한 사이에 보이지 않는 끈이 있다는 거 아닐까요?
지금도 중국이 나름대로의 이해관계 속에서 마당을 만들어주고 있지만
그 최대 수혜자는 누구인지는 안 봐도 비디오지요.
(그걸 단지 평양이라고만 단정하는 것은
동북아의 신질서를 꿈꾸지 못하는 단견이 아닐런지)

민족을 운운하면서 평양과 북한을 비난하는 시각이 좀 우습지 않습니까?
김정일 체제가 민주적이라거나 북한의 인권 상황이 우리보다 나아서가 아닙니다.

그저 강대국이 어떻게 움직이느냐
우리는 강대국의 움직임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하고 준비해야 하느냐

그들과 대등하게 맞서면서 소위 민족의 자존심과 생존권을 지켜나가고
나아가 한반도나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를 자주적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고민 따위는 저버린 채

누가 누구를 먹고 중국 형님이 어떻고 미국 큰 형님이 설치시고 .....
거기에 우리 수구 언론들이 설레발치는 행태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클린턴이 올브라이트 방북 이후 정상회담을 추진하여 북미간에 평화적인 관계가 형성되고 북한이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면 우리의 두 여중생이 미군의 희생양이 되는 아픔은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월 포위츠 같은 놈이 다녀가면서 국방비 좀 더 써라 하는 따위의 훈수도 좀 덜해졌을 거고요.

이제 클린턴이 고민하다 못한 걸
부시가 정치적 생명을 걸고 도박을 해야하는 상황이 가까워 오는지도 모르겠군요.
(2000년 약속 때 반드시 클린턴이 다녀간다는 말은 없었으므로......)

생각해보면 지금의 북핵 위기도(실상 한반도 평화 붕괴의 주범이자 본질은 북핵 위기뿐만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패권주의의 문제이지만)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우리 민족의 부끄러움을 깨닫게 하려는 큰 얼의 뜻인지도 모르겠네요(함석헌 선생님의 역사관을 빌자면)

이미 90년대에 붕괴설이 파다할 시점에 위기를 넘긴 북한의 미래는
기껏 중국 정도의 압력 따위에 좌지우지 되지는 않습니다.

미국은 이라크가 항복하기 이전에 이미 북한의 요구에 따라 베이징 회담을 약속하고 통보를 한 바 있는 것처럼 이번에도 실질적인 양자회담을 한 뒤 다자회담으로 체면치레는 하고 대신에 불가침 조약을 맺은 후 적절한 실리를 얻어내려 하겠지요.(한미 동맹은 깨도 미일동맹이나 NPT는 붕괴는 양보하기 진짜 싫을 터이므로....... 물론 그것도 고이즈미가 다시 평양을 방문하고 하면 부시의 생각은 다시 한 발 물러나게 될 것이고)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반도에 핵이 존재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봉쇄와 일방적 공격에 재래식으로만 맞서면서 체제유지를 하기는 어렵다는 상황도 이해는 해야된다고 봅니다.

한반도 뿐만 아니라 동북아 비핵화 나아가 온 세계가 비핵화하는 데 있어서
오히려 북한 핵이 전세계 핵무기 감축의 조건이 되어서 강대국만이 핵가지고 장난치는 이 국제질서 전체를 재편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겠지요.(이런 꿈은 물론 4, 50년이 지나야 가능한 시나리오지만)

지금 우리가 할 일은 북한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불필요한 고민이 아니라
남북 공조 속에서
미국의 온갖 협박과 회유에 굴하지 않고
21세기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중국의 실질적 상황을 예리하게 판단하고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정쟁의 소재로 삼는 반민족적인 세력들을 정신차리게 하여
이제는 우리가 더 이상 분열과 식민과 수동의 자세를 갖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우리 나름의 자존과 자강을 갖추어야 하지 않을런지.

해리슨의 시각이 다 옳다고 보기 힘들지만
코리안 엔드 게임을 일독하고 나니
과거 강온파 사이의 갈등 속에서
그나마 북한이 체제유지와 개방 사이의 많은 고민과 갈등을 겪으면서도
최선의 행보를 밟아왔고
해리슨 뿐만 아니라 페리나 클린턴 조차도 부시를 타이르고 비판하듯
이제는 깡패들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국제 여론과 압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깨우쳐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하여간
북한의 핵과 미국의 군사패권주의, 일본의 군사대국화
그리고 중국과 대만의 새로운 갈등이 예고되는 가운데
우리는 어떻게 자주와 평화의 지킴이로 거듭날 것인지,
온갖 거짓정보와 루머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속에서
제대로 눈이라도 뜨고 살고 싶은 심정입니다.

북한 관련 기사의 7, 80% 정도는 조작 가공 왜곡되고 있는 우리의 외눈박이 언론의 현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씁쓸할 따름입니다.

이제 북미간의 2라운드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8, 9월
우리도 정전 50년의 진통을 깨고
평화 원년을 실현하는데 동참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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