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盧대통령의 `8.15 국정전환`
현 정권이 인터넷국정신문을 만들어 대국민설득을 직접하겠다는 발상을 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는 개인적인 소회는 ‘안쓰러움’이었다. 언론의 비판에 오죽 할말이 많고 억울했으면 힘없는 사람이나 하는 저런 ‘1인시위’를 거대한 권력이 하겠다는 것인가. 그러나 이 문제는 안쓰러움을 갖고 따져 볼 일이 아니었다. 정권이 출범한지 벌써 5개월이 넘었는데도 청와대 안에서 머리를 싸매고 고안해 내놓은 난국 타개책이 아직도 인터넷신문과 같이 ‘토막 아이디어’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 이 정권의 비전은 정말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인터넷신문을 만들어 홍보를 하면 출범 5개월만에 사상 최악의 20%대 국민 지지도가 다시 회복될 것인가. 인터넷신문을 몇개 더 만들고, 현재 국정홍보처에서 만들고 있는 호화 양장판의 국정홍보책자를 수천만부씩 찍어 전국에 샅샅이 뿌려도 국민의 지지도는 올라가기 어렵다. 노 대통령의 언행이 본인이 말하는 행정부의 수반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여전히 주변세력이 미더워보이지 않으며 국가경영의 청사진이 없어 나라가 풍전등화의 신세인 것으로 보는 여론의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하면 곧 지지도가 더 내려가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노 대통령은 이쯤에서 과연 국정운영과 정권안정을 위해 어떤 방향에서, 어떤 내용의 결단을 내려야하는지에 관해 고민하고 그 계기를 포착해야 한다. 그동안 보낸 세월은 매우 값진 ‘연수기간’으로 삼고, 국정운영의 흐름을 과감히 끊어 기본골간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해 180도로 변신해야 한다. 그 변신과 변화의 타이밍을 잡아보자면 다가오는 8·15 광복절이 될 수 있다. 이번 경축연설은 대통령으로서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취임연설의 초심에 대한 재다짐과 함께 국정비전을 담은 ‘8·15 국정전환’이 됐으면 한다.
노 대통령은 현장 속으로 뛰어들어가 현실과 부닥쳐야 한다. 그 의지를 새롭게 보여야 한다. 2만달러 소득의 해법을 찾기 위해 산업현장을 돌아다니며 격려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일주일에 서너차례 TV화면에 나타나면 사회 전반의 분위기는 금방 달라진다. 동북아중심국가나 2만달러 국민소득은 이미 역대정권에서도 수도없이 언급됐던, 다 아는 내용들이다. 지금 뭘 몰라서 못하는 나라의 형편이 아니다. 문제는 방법론이고, 바로 대통령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국민 앞에 서서 국가의 미래를 찾아 처절하게 고민하면서 나라를 이끌어가려는 진지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취임후 산업현장을 방문한 것은 고작 두차례였다고 한다. 노인 대통령한테 질려버렸는데, 왜 ‘젊은 대통령’이 청와대 안에만 갇혀 지내는지 참으로 모를 일이다. 군대를 찾아가 안보를 챙기는 모습도 보기 힘들다. 젊은 대통령이 청와대 안에만 갇혀 특강이니 뭐니 ‘실내대통령’으로 지내는지, 이것부터 바꿔야 한다. 역동적인 대통령이 되었으면 한다.
청와대와 행정부를 국민이 승복할 수 있는 이 나라 최고의 인재로 다시 전면개편하는 것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당위로 인식하는 것이 요즘 사회의 지배적인 분위기다. 386 세대도 이미 40대에 들어섰고, 능력만 있다면 집권당 사무총장이 아니라 총리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노 정권의 제1기 청와대와 행정부에 대해서는 정권 담당세력의 하향평준화라는 평가가 이미 나오고 있다. 청와대 및 행정부에 대한 재편문제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노 대통령의 권위 회복이라는 차원에서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 “386이 뭐가 문제냐”고 또 주장한다면 오기다. 대통령을 마치면 홀로 남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미리 생각해 봐야 한다.
노 대통령은 민주당이든 신당이든 일체의 당적을 버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사실 노 대통령은 민주당에 대한 실망과 싫증, 권태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차라리 당적을 버리고 여야와 ‘초당적 등거리’를 유지하면서 오직 국정에만 전념하는 ‘행정대통령’이 되는 것이 노 정권의 성공에 보탬이 될 것이다. ‘8·15 국정전환’의 계기를 놓치면 상황이 굉장히 꼬일 것 같다.
윤창중 문화일보 논설위원
현 정권이 인터넷국정신문을 만들어 대국민설득을 직접하겠다는 발상을 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는 개인적인 소회는 ‘안쓰러움’이었다. 언론의 비판에 오죽 할말이 많고 억울했으면 힘없는 사람이나 하는 저런 ‘1인시위’를 거대한 권력이 하겠다는 것인가. 그러나 이 문제는 안쓰러움을 갖고 따져 볼 일이 아니었다. 정권이 출범한지 벌써 5개월이 넘었는데도 청와대 안에서 머리를 싸매고 고안해 내놓은 난국 타개책이 아직도 인터넷신문과 같이 ‘토막 아이디어’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 이 정권의 비전은 정말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인터넷신문을 만들어 홍보를 하면 출범 5개월만에 사상 최악의 20%대 국민 지지도가 다시 회복될 것인가. 인터넷신문을 몇개 더 만들고, 현재 국정홍보처에서 만들고 있는 호화 양장판의 국정홍보책자를 수천만부씩 찍어 전국에 샅샅이 뿌려도 국민의 지지도는 올라가기 어렵다. 노 대통령의 언행이 본인이 말하는 행정부의 수반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여전히 주변세력이 미더워보이지 않으며 국가경영의 청사진이 없어 나라가 풍전등화의 신세인 것으로 보는 여론의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하면 곧 지지도가 더 내려가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노 대통령은 이쯤에서 과연 국정운영과 정권안정을 위해 어떤 방향에서, 어떤 내용의 결단을 내려야하는지에 관해 고민하고 그 계기를 포착해야 한다. 그동안 보낸 세월은 매우 값진 ‘연수기간’으로 삼고, 국정운영의 흐름을 과감히 끊어 기본골간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해 180도로 변신해야 한다. 그 변신과 변화의 타이밍을 잡아보자면 다가오는 8·15 광복절이 될 수 있다. 이번 경축연설은 대통령으로서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취임연설의 초심에 대한 재다짐과 함께 국정비전을 담은 ‘8·15 국정전환’이 됐으면 한다.
노 대통령은 현장 속으로 뛰어들어가 현실과 부닥쳐야 한다. 그 의지를 새롭게 보여야 한다. 2만달러 소득의 해법을 찾기 위해 산업현장을 돌아다니며 격려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일주일에 서너차례 TV화면에 나타나면 사회 전반의 분위기는 금방 달라진다. 동북아중심국가나 2만달러 국민소득은 이미 역대정권에서도 수도없이 언급됐던, 다 아는 내용들이다. 지금 뭘 몰라서 못하는 나라의 형편이 아니다. 문제는 방법론이고, 바로 대통령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국민 앞에 서서 국가의 미래를 찾아 처절하게 고민하면서 나라를 이끌어가려는 진지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취임후 산업현장을 방문한 것은 고작 두차례였다고 한다. 노인 대통령한테 질려버렸는데, 왜 ‘젊은 대통령’이 청와대 안에만 갇혀 지내는지 참으로 모를 일이다. 군대를 찾아가 안보를 챙기는 모습도 보기 힘들다. 젊은 대통령이 청와대 안에만 갇혀 특강이니 뭐니 ‘실내대통령’으로 지내는지, 이것부터 바꿔야 한다. 역동적인 대통령이 되었으면 한다.
청와대와 행정부를 국민이 승복할 수 있는 이 나라 최고의 인재로 다시 전면개편하는 것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당위로 인식하는 것이 요즘 사회의 지배적인 분위기다. 386 세대도 이미 40대에 들어섰고, 능력만 있다면 집권당 사무총장이 아니라 총리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노 정권의 제1기 청와대와 행정부에 대해서는 정권 담당세력의 하향평준화라는 평가가 이미 나오고 있다. 청와대 및 행정부에 대한 재편문제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노 대통령의 권위 회복이라는 차원에서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 “386이 뭐가 문제냐”고 또 주장한다면 오기다. 대통령을 마치면 홀로 남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미리 생각해 봐야 한다.
노 대통령은 민주당이든 신당이든 일체의 당적을 버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사실 노 대통령은 민주당에 대한 실망과 싫증, 권태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차라리 당적을 버리고 여야와 ‘초당적 등거리’를 유지하면서 오직 국정에만 전념하는 ‘행정대통령’이 되는 것이 노 정권의 성공에 보탬이 될 것이다. ‘8·15 국정전환’의 계기를 놓치면 상황이 굉장히 꼬일 것 같다.
윤창중 문화일보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