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는 한국과 중국의 공통의 역사

by 民主 posted Dec 10, 2003
고구려(발해도 마찬가지)를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 간에 역사 전쟁이 발발하리라는 것은
누구나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던 사건 같습니다.

과거 고구려 영토라고 추측되는 대부분의 영토가
현재 중국 국경 내에 존재하니까요.

사실 고구려, 발해의 역사는 중국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도 마찰의 소지가 있습니다.
고구려, 발해의 영토는
현재 러시아 극동 지역의 일부도
포함하고 있다고 하거든요.

이러한 역사(더 정확히는 국사) 논쟁에 대해
제가 가진 몇 가지 문제 의식을 풀어봅니다.

1. 과연 국사의 범주에 과거 고대사를 포함시키는 것이 정당한가?

무슨 말이냐 하면 국사(國史)란 그 국가의 역사를 말하는 겁니다.
때문에 우리의 국사는 대한민국의 역사, 즉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이념으로 하여 1948년 건국된 그 나라의 역사이어야지,
왜 그 국사에 조선,고려, 고구려, 발해, 심지어 고조선까지
포함시키냐 하는 것입니다.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명 사회주의를 이념으로 하여 건국된
중화인민공화국의 역사도 1949년에 시작되는 것인데
왜 5,000년의 역사를 주장하는 것인지?

설령 백번 양보해서 고대사를 역사 교육에 포함시키고 싶다면
국사란 개념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 일어난 지역사의 범주로
가령, 한반도사, 또는 동북아사 이런 범주로
가르쳐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 고구려는 한국과 중국의 공통의 역사

이런 지역사란 범주에서 보면 고구려의 역사는 어는 국가에
독점되는 역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과거 고구려의 영토는
현재의 한반도 보다는 중국에 걸쳐 있는 면적이
훨씬 클 겁니다.
따라서 한국만의 배타적 역사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그건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대한민국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영토와 걸치는 곳이 많죠)

그리고 민족 구성에 있어서도
고구려는 조선민족, 거란, 말갈(여진, 만주) 등의
다민족 국가였다고 합니다.

이 중 거란족은 요나라를 설립했고
여진등은 금나라, 청나라를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한국 역사학계에서 고구려를
한국사에 포함시킨다면
그 고구려 후손들이 건국한 요, 금, 청은 왜
한국사에 포함되지 않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물론 한국은 민족주의 사관이 강해서
조선 민족만이 세운 국가만을 한국사에 포함시킨다고
강변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러면 발해의 다수 민중은 말갈족이었다고 하는 데
민중 사관에서 보면 발해는 조선 민족의 역사가 아니라
말갈족, 즉 중국의 역사가 되는 것 아닌가?)

중국은 민족주의 사관보다는 영토주의 사관이 강한 것 같습니다.
원래 다민족이니까 그렇겠지요.
아, 물론 조선을 포함해 한반도에 존재했던 국가들은
중국의 조공국쯤으로 여기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중국사에 한반도사가 다 들어가는 거죠.

3. 아무튼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제 제발 과거사 문제로 국력 낭비 좀 안했으면 하는 겁니다.
역사 문제는 역사 학자에 남겨두는 것이 좋을 것 같구요.

대신 시민 사회는 과거사는 국사가 아니라
동북아 공통의 역사로 받아들이는 탈민족주의적인 역사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중국은 일본과 달리 시민 사회가 거의 발달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국 사회보다 더 획일적인 역사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좀 더 보편적이고 폭넓은 역사관을 가지고
중국에 접근하지 않고 그 잘난 민족주의 역사관을
가지고 "중국이 역사를 왜곡한다"는 식으로 접근한다면
중국의 중화주의적 역사관을 더욱 강화시켜주는 결과만을
낳을 것입니다.

더불어 한-중 인민들 사이에서는 엄청난 감정의 골을 파놓을 것입니다.

그럴 때 정작 더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중국이 아니라 한국일 겁니다.

* 국정 교과서 폐지하고, 국사 교과서 전면 개편하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 고구려는 한국과 중국의 공통의 역사 民主 2003.12.10 1827
175 [re] 고구려는 한국과 중국의 공통의 역사 : 황당하군요 이용찬 2003.12.12 1710
174 교육문제 토론 한 번 합시다... 永樂 2003.12.09 2056
173 '새로운 차르' 푸틴? <업코리아> 永樂 2003.12.09 1789
172 무서운 중국의 노림수 <다음> 永樂 2003.12.08 1928
171 양성자가속기의 이중성-최종목적은 핵폐기물 변환사업 사랑과정의 2003.12.06 1798
170 부안, 반핵민주투쟁, 전쟁기계 사랑과정의 2003.12.02 1917
169 일독을 권합니다... 永樂 2003.11.29 1756
168 세 겹의 反휴머니즘 <최정호> 永樂 2003.11.28 1879
167 신행정수도 논란... 永樂 2003.11.27 1837
166 정보 안 주는 미국, 무조건 최대치 한국 永樂 2003.11.26 1881
165 이라크 베트남과 다르다(이라크, 국회 조사단 인터뷰) 民主 2003.11.25 1720
164 동북아에 불고 있는 改憲 회오리 永樂 2003.11.25 1532
163 [대담] 박세일 VS 장하준 ‘대안적 세계화 가능한가’ 永樂 2003.11.25 1898
162 부안이 제2의 광주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도와주세요 사랑과정의 2003.11.22 164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 32 Next
/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