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차 화요대화마당 ‘부동산시장의 속성과 가격 안정화 대책’
□일 시 : 2004년 6월 29일 화요일
□장 소 : KG회의실
□참석인원 : 최배근, 이왕재, 윤여진, 이윤주원, 김석규, 이상훈, 박종화,
성상원, 이규승, 정우룡, 박소희 (11명)
□초 청 자 : 안정근(한성대학교 부동산대학원장)
□주 최 : KoreaGlobe 경제모델분과
1. 부동산시장의 속성
(1)부동산가격은 왜 오르는가?
최근에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고, 사람들이 관심이 부동산으로 몰려 있어 이런 제목으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최근에 부동산은 계속 오르기만 했지 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떨어졌더라도 잠깐 떨어지고 또 올랐습니다. 그래서 부동산은 가진 사람은 굉장히 돈을 많이 벌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빈곤감을 굉장히 많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부동산이 계속 오르고, 부동산의 가치가 계속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선 부동산의 가치와 가격은 다르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부동산의 가치는 가격+오차, 장래 기대되는 편익을 현재가치로 환원한 것입니다.
(주1)가격 : 실거래액, 시장에서 매도자와 매수자가 교환의 댓가로 지불하는 실거래액.
부동산의 가격은 대체적으로 부동산의 가치와 일치하지 않습니다. 가치는 단기적으로 많이 변하지 않는데 반해 가격은 많이 변합니다.
우리나라 부동산이 왜 자꾸 오르는 이유는 가치가 증대했기 때문입니다. 강남은 계속 집값이 뛰고, 강북은 그 반대입니다. 강남의 부동산 가격이 뛰는 이유는 강남에 엄청난 돈이 투자됐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강북이 아마 상대적으로 값이 뛸 것 같습니다. 이명박 시장이 강북에 돈을 퍼붓겠다고 했습니다. 돈을 퍼 부으면 가치가 증대됩니다. 지금도 강원도에 가면 한 평에 300원내지 500원 나가는 땅이 있어요. 가치가 그렇게 밖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부동산이 계속 오른 것은 가치가 증대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땅이 평당 만원이라고 하면 그 땅 옆에 도로가 뚫리면 최소한 10배는 뜁니다. 활용가치가 증대되어서 10배가 뛰는 것이죠. 또 그 옆에 도로가 뚫리면 한 5배 정도 오르고, 투자액이 같다고 전제할 때 그 옆에 다시 도로가 뚫리면 2배 정도 오릅니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때문인데, 동일한 돈을 투자를 했을 때, 그 효용이 돈 투자만큼 늘어나지 않는 거죠. 한계효용(가치)이 높아지는 것은 부동산에서 볼 때, 부동산이 언제 뛰기 시작하느냐면 개발이 시작되기 시작할 때 뛰기 시작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 부동산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봅니다. 개발도상국으로 가면 앞으로 10년에서 20년 내에 땅값이 50배 내지 100배 오를 것입니다. 따라서 부동산의 가치를 창출하는 직업이 돈을 벌 수 있을 것입니다.
(주2)운수업 특히 시외버스 : 외곽 허허벌판에 종점이 들어서서 교통이 편리해 지면 점점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땅의 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쉽게 정부로부터 땅을 불허 받을 수 있고 합법적으로 땅을 살 수 있다.
우리나가 땅 값이 오르기만 하고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국가가 계속 땅에 투자를 했기 때문입니다. 투자를 하면 가치가 높아지죠. 그래서 앞으로 강북에 투자가 많이 이루어 질 것이고, 상대적으로 강북의 땅 값이 상승할 것입니다.
(2) 왜 부동산은 소문만 나면 오르나?
정부에서는 투기꾼 때문이라고 하죠. 그런데 죄송하게도 아닙니다. 정부가 30년 동안 투기꾼 단속을 했는데도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지 않고 있어요. 투기꾼 때문이라면 벌써 안정되었을 것인데…….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지 않은 이유는 부동산 시장 속성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땅값은 대통령, 국회의원이 다 올렸습니다. 투자자들은 확률을 보고 투자합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의 말을 듣고 확률이 높은 순으로 투자를 하지요. 중개인은 사고파는 과정에서 이득을 취하는 사람입니다. 미리 정보를 알고 있다면 이득을 취하기가 쉽겠지요. 그래서 시골 유지의 대부분이 공무원입니다. 시-군에서 계획을 세울 때 공무원들은 정보를 다 아니까 타인명의로 취득하여 이득을 많이 봤고, 여전히 그런 관행이 남아 있습니다.
부동산이 그 자리에서 가격이 오르면 소유주가 이득을 봅니다. 부동산은 주식시장에 비해서 효율성이 좀 낮지요.
(주3)효율적 시장 : 어떤 정보를 지체 없이 가격이나 가치에 반영하는 시장(주식시장). 부동산은 시장에 반영하는 데 몇 년 정도 걸린다(효율적 정도가 약함).
(4) 왜 최근 1-2년 동안 부동산가격은 폭등하였는가?
부동산 가격은 단기적으로는 수요와 공급이 결정합니다. 수요가 공급을 능가하면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공급이 과잉되면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죠. 최근 1-2년 동안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이유는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부동산의 속성상 수요는 굉장히 빨리 변하나 공급은 그렇지 않아요. 대략 물가가 5%정도 오르면 부동산은 15%정도 오릅니다. 수요가 증가해도 부동산의 절대량이 변동하는데 시간이 걸리지요.
(5) 향후 부동산가격은 어떻게 될까?
부동산은 대표적인 완결재(完結財)입니다. 완결재란? 완성이 되어야 가치를 지니는 재화를 뜻합니다(부동산, 다리, 도로 등). 일반 상품은 공급이 초과되면 공장에서 바로 생산을 줄이지만 완결재는 완성이 되어야 상품가치를 지니므로 중간에 멈추기가 불가능합니다. 이런 완결재인 부동산은 공급이 늘어나는데 1-3년가량의 시간이 걸립니다.
우리나라에서 다른 조건이 일정할 경우 부동산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요. 사실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도 많이 떨어졌는데, 그것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이유는 실질소득의 증가 때문입니다. 소득이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떨어져도 몇 년 지나면 또 회복하고 또 올랐던 것입니다. 그런데 소득이 증가하지 않고 멈췄다고 가정한하면 아주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부동산은 매우 고가품입니다. 따라서 부동산의 수요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바로 소득입니다. 실질소득의 증가 여부에 따라서 부동산의 거품이 있는가, 없는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부동산 시장의 수요기반은 실질소득이 증가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라, 부채소득의 증가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소득이 증가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보다 훨씬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이 많아요. 소득(실질소득)이 뒷받침이 되면 어떤 정책을 써도 효과가 나타는데, 소득의 증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입니다.
지금은 중-하류층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집값이 오르니까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구입한 사람들이 많아졌죠. 그런데 소득이 이를 뒷받침하지 않기 때문에 다세대주택이 경매에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인천은 더욱 심하다고 합니다.
2. 부동산가격과 거품논쟁
(1) 거품이란 무엇인가?
부동산 거품은 가격에서 가치를 빼면 나옵니다. 다시 말해 가치에 비해서 가격이 지나치게 높이 책정되어진 것이 부동산 거품입니다. 그런데 거품은 언젠가는 꺼지게 됩니다. 언제가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 공급자 측면
부동산 시장이 완전경쟁시장이라면 초과이윤은 결국은 사라진다고 이론적으로 가능합니다. 정상이윤+초과이윤에서 초과이윤만큼은 거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부동산 원가는 개발비용+정상이윤이지요. 결국 초과이윤이 거품이며 비용(가치)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요즘 부동산 원가공개와 원가연동제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동산 원가공개와 원가연동제를 하지 않는 나라가 오히려 세계적으로 드뭅니다.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책자를 통해서 매월 또는 분기별로 원가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사업자, 정부, 감정평가사 들은 이미 원가를 알고 있는데, 일반시민들에게 원가를 공개하지 않으려 하지요. 왜 그렇겠습니까? 그만큼 초과이윤이 높다는 것이지요. 그만큼 거품이 많이 끼었다는 이야기입니다.
(3) 수요자 측면
(주4) 주택부담능력 : 가계소득비(P.I.R: price-to-income ratio):3-4가 적정수준, 미국은 2.5-3, 유럽은 3.5-4, 우리나라는 지금은 10이 넘음.
지금 새로 지은 신도시를 보면 전세 들어갈 사람이 없어요. 10가구 중에서 3가구만 입주해 있어요. 그만큼 실질 주택수요가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돈이 있는 사람들이 재산증식의 방법으로 몇 채씩 더 구입하려는 수요 말고는 다른 수요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해요.
(주5) 주택가격과 가계소득의 비율(P.I.R)
- 슈바베지수(Schwabe index) = 주거비/가계소득
➥정정지수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25% rule : PITI(principal, interest, tax, insurance :
원금, 이자, 주택관련, 세금, 주택보험)
➥주거비가 25% 넘으면 극빈자 취급(우리나라 70~80% 해당)
➥미국 : 보조금(쿠폰) 지급
➥33% rule : PITI+할부부채+광열비
흔히 빈곤측정지수로서 엥겔지수를 많이 쓰는데, 엥겔지수는 흔히 못 사는 나라에서나 사용하는 지수에요. 선진국에서는 슈바베지수를 빈곤척도로 사용합니다. 슈바베지수에 우리나라를 적용한다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극빈층에 속합니다. 그만큼 주택가격에 거품이 많이 끼어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비싼 주거비용을 지불하면서도 버텨올 수 있었던 이유는 소득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경제가 빠르게 성장해서 주택비용의 상승에 비해 실질소득의 증가가 더 높았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3. 부동산가격 안정화 대책
(1) 부동산가격 상승의 문제점
한국의 소득을 보면, 1997년과 비교해서 소득평균은 같습니다. 그러나 내용적으로 살펴보면 전혀 다른 형태입니다. 1997년 이후 한국의 정규직 임금은 올랐으나 비정규직, 실업자 등이 증가하여 상대적 소득격차 늘어났습니다.
실직소득 즉, 가처분소득은 월급에서 세금과 주거비+교육비, 기타 등을 뺀 소득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소득수준이 비슷한 다른 나라에 비해 주거비와 교육비가 너무 많이 듭니다. 빈부격차, 사회적 위화감, 정부불신, 냉소주의, 노동경시, 한탕의식, 노동쟁의의 격화, 부정부패의 만연, 물가상승, 채산성 약화, 기업의 해외이전 등의 원인이 바로 고비용의 주거비와 교육비 때문에 발생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2) 단기대책(기존주택)
정부에서는 한번도 주택가격을 떨어뜨리겠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정부발표를 보면 한결같이 ‘주택가격 안정화 대책’이라는 표현을 썼지요. 절대로 주택가격을 떨어뜨리는 정책 쓰지 않았습니다.
부동산 가격은 총량공급과 총량수요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공급과 시장수요에 의해 결정되는 것입니다(시장공급=신규주택+기존주택의 양). 아무리 집이 많아도 시장에 매물로 나온 물건이 없으면 수요가 늘어나서 집값이 오르게 되지요. 만약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하락시키려면 시장공급을 늘리는 정책에 중심을 두어야 합니다. 기존주택이 시장에 나와야 주택가격의 하락을 동반하게 됩니다.
단기대책에는 조세정책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시장공급을 늘리고 시장수요는 줄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요 감소를 위해서는 취득과세는 높이고 ↑, 공급증가를 위해서는 보유과세는 늘리고 ↑, 양도과세는 줄여야 ↓ 합니다. 양도소득세를 낮추면 단기적으로 시장에 매물이 증가하여 가격 하락하게 됩니다(미국에서는 토지처분세 대폭 낮춤). 양도소득세를 높이면 오히려 가난한 사람이 손해를 봅니다. 집이 두 채, 세 채 있는 사람들은 전세를 놓거나, 은행에서 담보로 하고 대출을 받으면 그만이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에 집값이 상승해 결국 손해를 보게 되는 거지요.
(3) 장기대책(신규주택)
단기간에 주택 공급을 늘리면 원가상승 요인으로 집값이 오르게 됩니다(폭등). 신규주택을 1년에 3% 이상 늘리면 다른 산업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노태우 대통령이 4년 만에 200만호 건설해서 결국 1년에 집값이 4배 상승하지 않았습니까? 분당 같은 경우는 자재가 모자라 바다 모래를 사용해서 아파트를 짓기도 했고요.
IMF 이후 집값 상승은 주택공급과잉에서 발생했다기보다, 금리인하로 인한 부채소득의 증가로 수요가 급증하여 일어난 일입니다. 그러나 보니, 새로 공급하는 주택의 분양가도 높아질 수밖에 없지요. 이렇다보니 국민들의 주거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되고 있습니다.
주택 원가 상승의 주요인은 자본비용과 노동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원가 하락을 하려면 토지비용의 저렴함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린벨트 해제를 찬성했습니다.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아서 유용한 토지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정부에서 의도적으로 고지가高地價 정책 썼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땅 값이 제일 비쌉니다. 일본이 고지가 정책을 의도적으로 썼는데, 일본은 패전 후 돈이 없어서 땅을 소유하고 있는 재벌들에게 돈을 몰아주려고 의도적으로 고지가 정책을 썼던 것입니다. 우리나라 박정희 대통령도 일본을 모델로 고지가 정책을 썼습니다.
이미 대한민국 서울은 주택부담능력이 한계를 초과해서 유용한 토지공급을 늘려야 합니다. 그래서 그린벨트를 대폭 해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종합부동산세 : 종합토지세 + 종합건물세
부동산 가격의 안정화대책이 성공하려면 종합부동산세가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과세기준을 정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종합부동산세의 과세기준은 아래와 간이 종합적인 고려에 의해서 진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주6)과세기준 : 면적, 금액, 보유시간, 토지활용도, 토지이용의 종류
(5) 기타
- 장기보유세 도입 : 토지의 활용도(기간이 오래될수록, 활용이 없을수록 중과세)
- 재산세의 일원화(토지분 재산세+건물분 재산세) : 주어진 토지를 최적 활용했을 때 상대적으로 세금이 가장 적도록 활용도를 높여야 합니다.
-재산세와 부동산소득세의 연계제 등
현재 우리나라는 199평까지는 세금 안 냅니다. 세금을 피하기 위해 필지를 나누면 되는 거죠. 도심에 이득이 없는 화원이나 야구연습장 같은 곳을 운영하면 대략 세금을 피하기 위해 땅을 놀리는 곳으로 보면 정확합니다. 선진국들은 그런 편법을 쓰지 못합니다. 에를 들어 토지 가격이 10억이면(사회적 할인율이 10%일 때) 소득창출 1천만원일 때, 토지 이용으로 1억원어치만 가치 창출하면 1억에 대해 정상과세하고 나머지 9억에 대해서는 중과세를 매겨 토지활용도 높이고 있습니다.
<질의 응답>
Q 최배근 : 외국인들의 우리나라 건물매수 증가는 투기입니까?
A 안정근 : 꼭 그렇게만 볼 수는 없습니다. IMF때에는 외국 자본의 우리나라 건물을 매수가 증가했습니다. 그때는 달러 값도 올랐고 상대적으로 주택, 건물가격이 쌌습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자금을 가지고 들어온 것이 아닙니다. 자기 돈은 20-30%만 가지고 오고 우리나라에서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할부로 구입했습니다. 외국인들은 땅을 무조건 할부로 구입(land contract: 할부계약) 합니다. 그들은 우리나라 경기가 회복되자 적정 수익률 충족시키고 팔고 나갔습니다.
Q 윤여진 : 신행정 수도로 이전하면 정부에서는 집값이 안정화된다고 하는데, 한꺼번에 부동산 공급물량이 많으면 교수님께서 집값 안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없으면 또 다른 상승요인을 만드는 게 아닙니까?
A 안정근 : 서울이 계속해서 발전한다면 집값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집값 안정의 제일 중요한 것은 소득입니다. 소득이 늘어나지 않으면 집값은 폭락합니다. 거품은 어차피 꺼지게 되어있습니다. 소득이 계속 늘어난다고 가정했을 때, 수도이전으로 집값하락에 얼마만큼 효력이 있는지는 잘 모릅니다. 최근에 소득이 늘어나지 않으니까 폭락할 가능성이 많고, 지금 시장에 과잉공급이 되어있습니다. IMF때 집값이 30% 정도 떨어진 것이 소득 때문입니다. 지금도 똑같습니다. 거품이지요.
Q 김석규 : 지금 다세대주택이 과다하게 공급되어 있습니다. 가처분소득에 비해 과잉 공급되어 있습니다.
A 안정근 : 소득이 떨어진다는 것은 살 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유효수요가 가격을 결정하지요. 가수요(물건을 살 능력과 의사가 있는 상태)가 유효수요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계속해서 가수요를 부추깁니다. 실수요자는 살 의사는 있는데, 살 능력이 없는 사람을 뜻합니다. 현재 문제는 유효수요가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Q 이왕재 : 집이 없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집값이 떨어져야 활로가 뚫린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집값이 비싼 이유는 주택업자나 행정 관료들이 부당하게 이익을 가져가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원가를 공개하면 그 비리가 공개되고 집값이 떨어져서 집을 구매하기 쉽고, 정부에서 얘기하는 집값 안정화에 기여하고, 얼마간 시간이 지나면 절반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를 합니다. 그런데 선생님 얘기는 그런 기대는 요원하다고 단언하시고 계신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안정근: 정부에서는 집값을 안 떨어뜨리기 위해 총력을 펼칠 것입니다. 집값이 10-20%만 떨어져도 우리나라 모든 은행은 부실화되기 때문입니다. IMF때는 기업부채로 부실해서 구조조정 했는데, 지금은 가계부채 큰 문제입니다. 우리나라는 모기지론을 지금 시작했는데, 유럽이나 일본은 예전부터 모기지를 해서 집을 구입했지요. 아직까지는 모기지를 쓰지 않는데, 어느 정도 쓰고 나서 집값이 떨어지면 우리나라도 제2의 IMF가 올 확률이 높습니다.
사실 우리가 IMF를 견딜 수 있었던 것이 상대적으로 저축이 높고 국가재정이 건전하고 가계가 건전했기 때문입니다. 집값이 아무리 올라도 소득이 높아진다면 문제가 없습니다. 집값보다 소득이 더 오르면 문제는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보면 소득은 그대로인데 집값이 너무 올라서 거품이 붕괴될 가능이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기 쓰고 막으려고 할 것입니다.
Q 최배근 : 토지부족과 관련하여 절대적인 부족이라기보다, 소유가 독점적으로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활용이 안 된 토지들, 투기차원으로 보유중인 토지들을 최대한 활용을 했을 때에도 부족합니까?
A 안정근 : 상대적 활용을 잘 하면 늘어나는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서울시내에는 토지가 부족합니다. 그린벨트를 친 목적 중 하나가 장래사용을 위한 유보입니다. 국방의 문제, 환경도 들어가 있지만, 지금 인구도 안 느는데, 계속 그린벨트를 묶어 두는 것은 낭비입니다. 사실 그린벨트는 몇 년 전에 풀었어야 합니다. 이제는 서울도 주택 보급률이 100%가 넘었기 때문에 굳이 해제할 필요는 없습니다. 적절할 때 해제를 했으면 서울시가 훨씬 효율적인 도시가 되었을 것입니다. 서울시가 고층화가 안 되는 이유도 땅 값이 비싸서 어느 누구도 땅을 사서 활용할 엄두를 못 내고, 소유구조, 필지도 너무 세분화되어 있어서 토지이용이 저하가 되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지금은 주택공급을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 시 : 2004년 6월 29일 화요일
□장 소 : KG회의실
□참석인원 : 최배근, 이왕재, 윤여진, 이윤주원, 김석규, 이상훈, 박종화,
성상원, 이규승, 정우룡, 박소희 (11명)
□초 청 자 : 안정근(한성대학교 부동산대학원장)
□주 최 : KoreaGlobe 경제모델분과
1. 부동산시장의 속성
(1)부동산가격은 왜 오르는가?
최근에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고, 사람들이 관심이 부동산으로 몰려 있어 이런 제목으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최근에 부동산은 계속 오르기만 했지 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떨어졌더라도 잠깐 떨어지고 또 올랐습니다. 그래서 부동산은 가진 사람은 굉장히 돈을 많이 벌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빈곤감을 굉장히 많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부동산이 계속 오르고, 부동산의 가치가 계속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선 부동산의 가치와 가격은 다르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부동산의 가치는 가격+오차, 장래 기대되는 편익을 현재가치로 환원한 것입니다.
(주1)가격 : 실거래액, 시장에서 매도자와 매수자가 교환의 댓가로 지불하는 실거래액.
부동산의 가격은 대체적으로 부동산의 가치와 일치하지 않습니다. 가치는 단기적으로 많이 변하지 않는데 반해 가격은 많이 변합니다.
우리나라 부동산이 왜 자꾸 오르는 이유는 가치가 증대했기 때문입니다. 강남은 계속 집값이 뛰고, 강북은 그 반대입니다. 강남의 부동산 가격이 뛰는 이유는 강남에 엄청난 돈이 투자됐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강북이 아마 상대적으로 값이 뛸 것 같습니다. 이명박 시장이 강북에 돈을 퍼붓겠다고 했습니다. 돈을 퍼 부으면 가치가 증대됩니다. 지금도 강원도에 가면 한 평에 300원내지 500원 나가는 땅이 있어요. 가치가 그렇게 밖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부동산이 계속 오른 것은 가치가 증대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땅이 평당 만원이라고 하면 그 땅 옆에 도로가 뚫리면 최소한 10배는 뜁니다. 활용가치가 증대되어서 10배가 뛰는 것이죠. 또 그 옆에 도로가 뚫리면 한 5배 정도 오르고, 투자액이 같다고 전제할 때 그 옆에 다시 도로가 뚫리면 2배 정도 오릅니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때문인데, 동일한 돈을 투자를 했을 때, 그 효용이 돈 투자만큼 늘어나지 않는 거죠. 한계효용(가치)이 높아지는 것은 부동산에서 볼 때, 부동산이 언제 뛰기 시작하느냐면 개발이 시작되기 시작할 때 뛰기 시작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 부동산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봅니다. 개발도상국으로 가면 앞으로 10년에서 20년 내에 땅값이 50배 내지 100배 오를 것입니다. 따라서 부동산의 가치를 창출하는 직업이 돈을 벌 수 있을 것입니다.
(주2)운수업 특히 시외버스 : 외곽 허허벌판에 종점이 들어서서 교통이 편리해 지면 점점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땅의 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쉽게 정부로부터 땅을 불허 받을 수 있고 합법적으로 땅을 살 수 있다.
우리나가 땅 값이 오르기만 하고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국가가 계속 땅에 투자를 했기 때문입니다. 투자를 하면 가치가 높아지죠. 그래서 앞으로 강북에 투자가 많이 이루어 질 것이고, 상대적으로 강북의 땅 값이 상승할 것입니다.
(2) 왜 부동산은 소문만 나면 오르나?
정부에서는 투기꾼 때문이라고 하죠. 그런데 죄송하게도 아닙니다. 정부가 30년 동안 투기꾼 단속을 했는데도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지 않고 있어요. 투기꾼 때문이라면 벌써 안정되었을 것인데…….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지 않은 이유는 부동산 시장 속성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땅값은 대통령, 국회의원이 다 올렸습니다. 투자자들은 확률을 보고 투자합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의 말을 듣고 확률이 높은 순으로 투자를 하지요. 중개인은 사고파는 과정에서 이득을 취하는 사람입니다. 미리 정보를 알고 있다면 이득을 취하기가 쉽겠지요. 그래서 시골 유지의 대부분이 공무원입니다. 시-군에서 계획을 세울 때 공무원들은 정보를 다 아니까 타인명의로 취득하여 이득을 많이 봤고, 여전히 그런 관행이 남아 있습니다.
부동산이 그 자리에서 가격이 오르면 소유주가 이득을 봅니다. 부동산은 주식시장에 비해서 효율성이 좀 낮지요.
(주3)효율적 시장 : 어떤 정보를 지체 없이 가격이나 가치에 반영하는 시장(주식시장). 부동산은 시장에 반영하는 데 몇 년 정도 걸린다(효율적 정도가 약함).
(4) 왜 최근 1-2년 동안 부동산가격은 폭등하였는가?
부동산 가격은 단기적으로는 수요와 공급이 결정합니다. 수요가 공급을 능가하면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공급이 과잉되면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죠. 최근 1-2년 동안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이유는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부동산의 속성상 수요는 굉장히 빨리 변하나 공급은 그렇지 않아요. 대략 물가가 5%정도 오르면 부동산은 15%정도 오릅니다. 수요가 증가해도 부동산의 절대량이 변동하는데 시간이 걸리지요.
(5) 향후 부동산가격은 어떻게 될까?
부동산은 대표적인 완결재(完結財)입니다. 완결재란? 완성이 되어야 가치를 지니는 재화를 뜻합니다(부동산, 다리, 도로 등). 일반 상품은 공급이 초과되면 공장에서 바로 생산을 줄이지만 완결재는 완성이 되어야 상품가치를 지니므로 중간에 멈추기가 불가능합니다. 이런 완결재인 부동산은 공급이 늘어나는데 1-3년가량의 시간이 걸립니다.
우리나라에서 다른 조건이 일정할 경우 부동산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요. 사실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도 많이 떨어졌는데, 그것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이유는 실질소득의 증가 때문입니다. 소득이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떨어져도 몇 년 지나면 또 회복하고 또 올랐던 것입니다. 그런데 소득이 증가하지 않고 멈췄다고 가정한하면 아주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부동산은 매우 고가품입니다. 따라서 부동산의 수요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바로 소득입니다. 실질소득의 증가 여부에 따라서 부동산의 거품이 있는가, 없는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부동산 시장의 수요기반은 실질소득이 증가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라, 부채소득의 증가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소득이 증가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보다 훨씬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이 많아요. 소득(실질소득)이 뒷받침이 되면 어떤 정책을 써도 효과가 나타는데, 소득의 증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입니다.
지금은 중-하류층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집값이 오르니까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구입한 사람들이 많아졌죠. 그런데 소득이 이를 뒷받침하지 않기 때문에 다세대주택이 경매에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인천은 더욱 심하다고 합니다.
2. 부동산가격과 거품논쟁
(1) 거품이란 무엇인가?
부동산 거품은 가격에서 가치를 빼면 나옵니다. 다시 말해 가치에 비해서 가격이 지나치게 높이 책정되어진 것이 부동산 거품입니다. 그런데 거품은 언젠가는 꺼지게 됩니다. 언제가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 공급자 측면
부동산 시장이 완전경쟁시장이라면 초과이윤은 결국은 사라진다고 이론적으로 가능합니다. 정상이윤+초과이윤에서 초과이윤만큼은 거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부동산 원가는 개발비용+정상이윤이지요. 결국 초과이윤이 거품이며 비용(가치)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요즘 부동산 원가공개와 원가연동제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동산 원가공개와 원가연동제를 하지 않는 나라가 오히려 세계적으로 드뭅니다.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책자를 통해서 매월 또는 분기별로 원가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사업자, 정부, 감정평가사 들은 이미 원가를 알고 있는데, 일반시민들에게 원가를 공개하지 않으려 하지요. 왜 그렇겠습니까? 그만큼 초과이윤이 높다는 것이지요. 그만큼 거품이 많이 끼었다는 이야기입니다.
(3) 수요자 측면
(주4) 주택부담능력 : 가계소득비(P.I.R: price-to-income ratio):3-4가 적정수준, 미국은 2.5-3, 유럽은 3.5-4, 우리나라는 지금은 10이 넘음.
지금 새로 지은 신도시를 보면 전세 들어갈 사람이 없어요. 10가구 중에서 3가구만 입주해 있어요. 그만큼 실질 주택수요가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돈이 있는 사람들이 재산증식의 방법으로 몇 채씩 더 구입하려는 수요 말고는 다른 수요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해요.
(주5) 주택가격과 가계소득의 비율(P.I.R)
- 슈바베지수(Schwabe index) = 주거비/가계소득
➥정정지수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25% rule : PITI(principal, interest, tax, insurance :
원금, 이자, 주택관련, 세금, 주택보험)
➥주거비가 25% 넘으면 극빈자 취급(우리나라 70~80% 해당)
➥미국 : 보조금(쿠폰) 지급
➥33% rule : PITI+할부부채+광열비
흔히 빈곤측정지수로서 엥겔지수를 많이 쓰는데, 엥겔지수는 흔히 못 사는 나라에서나 사용하는 지수에요. 선진국에서는 슈바베지수를 빈곤척도로 사용합니다. 슈바베지수에 우리나라를 적용한다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극빈층에 속합니다. 그만큼 주택가격에 거품이 많이 끼어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비싼 주거비용을 지불하면서도 버텨올 수 있었던 이유는 소득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경제가 빠르게 성장해서 주택비용의 상승에 비해 실질소득의 증가가 더 높았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3. 부동산가격 안정화 대책
(1) 부동산가격 상승의 문제점
한국의 소득을 보면, 1997년과 비교해서 소득평균은 같습니다. 그러나 내용적으로 살펴보면 전혀 다른 형태입니다. 1997년 이후 한국의 정규직 임금은 올랐으나 비정규직, 실업자 등이 증가하여 상대적 소득격차 늘어났습니다.
실직소득 즉, 가처분소득은 월급에서 세금과 주거비+교육비, 기타 등을 뺀 소득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소득수준이 비슷한 다른 나라에 비해 주거비와 교육비가 너무 많이 듭니다. 빈부격차, 사회적 위화감, 정부불신, 냉소주의, 노동경시, 한탕의식, 노동쟁의의 격화, 부정부패의 만연, 물가상승, 채산성 약화, 기업의 해외이전 등의 원인이 바로 고비용의 주거비와 교육비 때문에 발생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2) 단기대책(기존주택)
정부에서는 한번도 주택가격을 떨어뜨리겠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정부발표를 보면 한결같이 ‘주택가격 안정화 대책’이라는 표현을 썼지요. 절대로 주택가격을 떨어뜨리는 정책 쓰지 않았습니다.
부동산 가격은 총량공급과 총량수요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공급과 시장수요에 의해 결정되는 것입니다(시장공급=신규주택+기존주택의 양). 아무리 집이 많아도 시장에 매물로 나온 물건이 없으면 수요가 늘어나서 집값이 오르게 되지요. 만약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하락시키려면 시장공급을 늘리는 정책에 중심을 두어야 합니다. 기존주택이 시장에 나와야 주택가격의 하락을 동반하게 됩니다.
단기대책에는 조세정책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시장공급을 늘리고 시장수요는 줄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요 감소를 위해서는 취득과세는 높이고 ↑, 공급증가를 위해서는 보유과세는 늘리고 ↑, 양도과세는 줄여야 ↓ 합니다. 양도소득세를 낮추면 단기적으로 시장에 매물이 증가하여 가격 하락하게 됩니다(미국에서는 토지처분세 대폭 낮춤). 양도소득세를 높이면 오히려 가난한 사람이 손해를 봅니다. 집이 두 채, 세 채 있는 사람들은 전세를 놓거나, 은행에서 담보로 하고 대출을 받으면 그만이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에 집값이 상승해 결국 손해를 보게 되는 거지요.
(3) 장기대책(신규주택)
단기간에 주택 공급을 늘리면 원가상승 요인으로 집값이 오르게 됩니다(폭등). 신규주택을 1년에 3% 이상 늘리면 다른 산업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노태우 대통령이 4년 만에 200만호 건설해서 결국 1년에 집값이 4배 상승하지 않았습니까? 분당 같은 경우는 자재가 모자라 바다 모래를 사용해서 아파트를 짓기도 했고요.
IMF 이후 집값 상승은 주택공급과잉에서 발생했다기보다, 금리인하로 인한 부채소득의 증가로 수요가 급증하여 일어난 일입니다. 그러나 보니, 새로 공급하는 주택의 분양가도 높아질 수밖에 없지요. 이렇다보니 국민들의 주거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되고 있습니다.
주택 원가 상승의 주요인은 자본비용과 노동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원가 하락을 하려면 토지비용의 저렴함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린벨트 해제를 찬성했습니다.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아서 유용한 토지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정부에서 의도적으로 고지가高地價 정책 썼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땅 값이 제일 비쌉니다. 일본이 고지가 정책을 의도적으로 썼는데, 일본은 패전 후 돈이 없어서 땅을 소유하고 있는 재벌들에게 돈을 몰아주려고 의도적으로 고지가 정책을 썼던 것입니다. 우리나라 박정희 대통령도 일본을 모델로 고지가 정책을 썼습니다.
이미 대한민국 서울은 주택부담능력이 한계를 초과해서 유용한 토지공급을 늘려야 합니다. 그래서 그린벨트를 대폭 해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종합부동산세 : 종합토지세 + 종합건물세
부동산 가격의 안정화대책이 성공하려면 종합부동산세가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과세기준을 정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종합부동산세의 과세기준은 아래와 간이 종합적인 고려에 의해서 진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주6)과세기준 : 면적, 금액, 보유시간, 토지활용도, 토지이용의 종류
(5) 기타
- 장기보유세 도입 : 토지의 활용도(기간이 오래될수록, 활용이 없을수록 중과세)
- 재산세의 일원화(토지분 재산세+건물분 재산세) : 주어진 토지를 최적 활용했을 때 상대적으로 세금이 가장 적도록 활용도를 높여야 합니다.
-재산세와 부동산소득세의 연계제 등
현재 우리나라는 199평까지는 세금 안 냅니다. 세금을 피하기 위해 필지를 나누면 되는 거죠. 도심에 이득이 없는 화원이나 야구연습장 같은 곳을 운영하면 대략 세금을 피하기 위해 땅을 놀리는 곳으로 보면 정확합니다. 선진국들은 그런 편법을 쓰지 못합니다. 에를 들어 토지 가격이 10억이면(사회적 할인율이 10%일 때) 소득창출 1천만원일 때, 토지 이용으로 1억원어치만 가치 창출하면 1억에 대해 정상과세하고 나머지 9억에 대해서는 중과세를 매겨 토지활용도 높이고 있습니다.
<질의 응답>
Q 최배근 : 외국인들의 우리나라 건물매수 증가는 투기입니까?
A 안정근 : 꼭 그렇게만 볼 수는 없습니다. IMF때에는 외국 자본의 우리나라 건물을 매수가 증가했습니다. 그때는 달러 값도 올랐고 상대적으로 주택, 건물가격이 쌌습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자금을 가지고 들어온 것이 아닙니다. 자기 돈은 20-30%만 가지고 오고 우리나라에서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할부로 구입했습니다. 외국인들은 땅을 무조건 할부로 구입(land contract: 할부계약) 합니다. 그들은 우리나라 경기가 회복되자 적정 수익률 충족시키고 팔고 나갔습니다.
Q 윤여진 : 신행정 수도로 이전하면 정부에서는 집값이 안정화된다고 하는데, 한꺼번에 부동산 공급물량이 많으면 교수님께서 집값 안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없으면 또 다른 상승요인을 만드는 게 아닙니까?
A 안정근 : 서울이 계속해서 발전한다면 집값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집값 안정의 제일 중요한 것은 소득입니다. 소득이 늘어나지 않으면 집값은 폭락합니다. 거품은 어차피 꺼지게 되어있습니다. 소득이 계속 늘어난다고 가정했을 때, 수도이전으로 집값하락에 얼마만큼 효력이 있는지는 잘 모릅니다. 최근에 소득이 늘어나지 않으니까 폭락할 가능성이 많고, 지금 시장에 과잉공급이 되어있습니다. IMF때 집값이 30% 정도 떨어진 것이 소득 때문입니다. 지금도 똑같습니다. 거품이지요.
Q 김석규 : 지금 다세대주택이 과다하게 공급되어 있습니다. 가처분소득에 비해 과잉 공급되어 있습니다.
A 안정근 : 소득이 떨어진다는 것은 살 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유효수요가 가격을 결정하지요. 가수요(물건을 살 능력과 의사가 있는 상태)가 유효수요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계속해서 가수요를 부추깁니다. 실수요자는 살 의사는 있는데, 살 능력이 없는 사람을 뜻합니다. 현재 문제는 유효수요가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Q 이왕재 : 집이 없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집값이 떨어져야 활로가 뚫린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집값이 비싼 이유는 주택업자나 행정 관료들이 부당하게 이익을 가져가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원가를 공개하면 그 비리가 공개되고 집값이 떨어져서 집을 구매하기 쉽고, 정부에서 얘기하는 집값 안정화에 기여하고, 얼마간 시간이 지나면 절반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를 합니다. 그런데 선생님 얘기는 그런 기대는 요원하다고 단언하시고 계신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안정근: 정부에서는 집값을 안 떨어뜨리기 위해 총력을 펼칠 것입니다. 집값이 10-20%만 떨어져도 우리나라 모든 은행은 부실화되기 때문입니다. IMF때는 기업부채로 부실해서 구조조정 했는데, 지금은 가계부채 큰 문제입니다. 우리나라는 모기지론을 지금 시작했는데, 유럽이나 일본은 예전부터 모기지를 해서 집을 구입했지요. 아직까지는 모기지를 쓰지 않는데, 어느 정도 쓰고 나서 집값이 떨어지면 우리나라도 제2의 IMF가 올 확률이 높습니다.
사실 우리가 IMF를 견딜 수 있었던 것이 상대적으로 저축이 높고 국가재정이 건전하고 가계가 건전했기 때문입니다. 집값이 아무리 올라도 소득이 높아진다면 문제가 없습니다. 집값보다 소득이 더 오르면 문제는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보면 소득은 그대로인데 집값이 너무 올라서 거품이 붕괴될 가능이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기 쓰고 막으려고 할 것입니다.
Q 최배근 : 토지부족과 관련하여 절대적인 부족이라기보다, 소유가 독점적으로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활용이 안 된 토지들, 투기차원으로 보유중인 토지들을 최대한 활용을 했을 때에도 부족합니까?
A 안정근 : 상대적 활용을 잘 하면 늘어나는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서울시내에는 토지가 부족합니다. 그린벨트를 친 목적 중 하나가 장래사용을 위한 유보입니다. 국방의 문제, 환경도 들어가 있지만, 지금 인구도 안 느는데, 계속 그린벨트를 묶어 두는 것은 낭비입니다. 사실 그린벨트는 몇 년 전에 풀었어야 합니다. 이제는 서울도 주택 보급률이 100%가 넘었기 때문에 굳이 해제할 필요는 없습니다. 적절할 때 해제를 했으면 서울시가 훨씬 효율적인 도시가 되었을 것입니다. 서울시가 고층화가 안 되는 이유도 땅 값이 비싸서 어느 누구도 땅을 사서 활용할 엄두를 못 내고, 소유구조, 필지도 너무 세분화되어 있어서 토지이용이 저하가 되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지금은 주택공급을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