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전발언 요약]
학생운동, 노동운동, 정치활동을 거쳐 이제는 정부 산하기관에서 일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과 정치에 대한 고민과 이야기를 나눈다. 자연스럽게 활동의 방향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보면 어떻게 조직다운 조직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고, 꼭 정치 뿐 아니라 활기 넘치는 기업, 조직체가 되기 위해서라도 좋은 조직은 만드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복잡하지 않게 조직의 구성과 관련해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정리해봤다.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네 가지를 고민하면서 추진하면 좋은 조직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어떤 모임에서 정치활동을 위한 대중적인 조직을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를 고민하길래 전국적으로 계조직을 만들라고 했습니다. 친목계를 100개 이상 만들라는 것이죠. 아시다시피 친목계 만큼 규율이 센 조직도 없습니다.
우리 KG도 같이 생각해볼 문제입니다만 저도 여러 가지 단체활동을 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먼저 회원관리가 참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일례로 경조사를 챙기는 것이 무척 중요한데 쉽지 않습니다. 재정적으로는 비싼 고정비(임대료, 인건비 등)를 줄여야 합니다. 또 모든 활동에 대한 세부적인 매뉴얼을 꼭 만들어야 합니다.
정치권이 더해서 그렇지 우리나라 국민들의 캐릭터도 만만치 않습니다. 자동차 크락션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누르는 나라, 양복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입고 다니는 나라, 아파트 평수로 인격이 평가되는 나라, 자동차 배기량으로 부를 과시하는 나라, 세계에서 성형수술 제일 많이 하는 나라, 자녀 용돈 제일 많이 주는 나라, 한때 대학생의 90%가 이스트팩 가방을 메고 다녔던 나라. 너무나 억척스럽고 요란하고 그렇습니다. 이제는 학벌과 외모와 형식보다는 실질이 중시되고 타인에 대한 배려와 예의가 넘치는 문화선진국가로 순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치 지도자들도 여러가지 스타일이 있습니다. 인격은 너무나 훌륭한데 세상 물정 모르시는 것이 탈인 분도 계시고, 반대로 세상 물정을 너무 잘 아시는 것이 단점이 되는 분도 계십니다. 능력은 출중한데 주장이 너무 강하신 분도 계시고, 반대로 두루 원만하지만 너무 안 나서는 것이 문제가 되는 분도 계십니다. 혼자서만 너무나 바쁜 분도 계시고, 인품은 최고이나 너무나 게으른 것이 결정적인 흠이 되는 분도 계십니다.
우리나라의 여론형성 과정에는 포퓰리즘의 요소가 너무 많이 작용합니다. 이 측면에서는 여야나 언론, 시민단체, 그리고 인터넷 어느 영역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봅니다. 어느 때는 광기의 바람을 보는 것 같아 두려울 때가 있습니다. 용기 있는 주장들이 많이 나와 이성과 합리적 균형의 중심을 세워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남에게는 관대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모든 곳이 전쟁터입니다. 순화시키고 극단을 줄이고 중간을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코리아글로브가 물론 그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간담회 요약]
김현인 : 중도세력에 대한 얘기를 오래 전부터 해왔다. 국론분열을 막자는 얘기부터 요즘에는 양극화를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하자는 얘기까지. 하지만 여전히 중도세력의 힘은 미약하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이규희 : 우리 사회의 현실이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정치의 기본은 대결이다. 중도의 목소리는 배척되고 정치 리더들은 갈등을 부추기고 이용하는 측면이 있다.
최배근 : 우리 국민의식의 문제일 수 있지만 에너지도 많이 가지고 있다. 87년 이후 386세대들의 의식구조, 문화는 이전 시대의 결과물이다. 분단체제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아픔과 왜곡이 있었다. 의식까지도 분단되었다. 부정적인 측면은 한 번은 겪을 수밖에 없는 숙명인데 얼마나 짧은 기간에 그것을 극복하는가가 문제다.
정창수 : 지금은 사회가 다원화 되었는데 아직까지 모든 것을 정치화시켜 바라보려 한다. 다원화된 질서가 필요하다. 시민단체가 우리사회에 크게 자리잡은 이유는 첫째, 기존의 단체 중에는 국민들에게 존경 받는 단체가 없었고 둘째, 개혁정당이 없었고 셋째, 87년 이후 인력들이 대거 시민단체로 유입되어서라고 본다.
이규희 : 시민운동이 분야별로 분화되어야 한다. 시민운동의 권력화는 반은 맞는 부분이고 반은 과장된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 정서는 정치든 시민운동이든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이왕재 : 중도 통합세력의 문제점은 권력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에너지가 모아질 수 있나?
최배근 : 80년 상황에서의 중용과 현재의 중용은 다르다. 80년 광주에서는 그 당시 광주시민들의 행동이 중용이었다. 이제까지 중용을 외치는 이들은 현상유지의 평면적인 중용이었다. 우편향으로 가던 길은 왼쪽으로 많이 틀어야 중간지대로 갈 수 있다. 이 시대가 직면한 과제가 질 높은 사회를 요구하는데 리더들이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이주원 : 슬로건이 선명해야 한다. 좌우를 넘나드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고 사회적 균형감각을 가진 통합적 의지가 필요하다. 이데올로기(미디어)의 가치 중용은 중용이 아니다. 좌파 진영은 평등적 가치, 우파진영은 자유적 가치를 내세운다. 공동체의 책임감을 선명하게 내세우는 것이 중도가 아닌가.
참석회원 : 김석규, 김태희, 김현인, 박소희, 이상훈, 이왕재, 이주원, 이호준, 임윤옥, 정창수, 최배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