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차 화요대화마당-대한민국 外向의 길을 찾아서

by KG posted Sep 16, 2005






[편집자 주]국제질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멀리는 남미, 유럽, 중동에서부터 가깝게는 중국, 러시아, 일본이 자국이익의 극대화를 위한 외교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의 일극체제를 유지하려는 미국의 대응 또한 만만치 않다. 그리고 열강들의 외교전쟁 속에서 생존전략을 실천하는 약소국들의 모습 또한 찾아볼 수 있다.  
코리아글로브는 87체제 속에서 내향의 길을 걸어왔던 코리아가 그 나아갈 방향을 외향으로 잡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실함을 가지고 있다. 가을을 맞는 9월의 첫 화요일, 청와대 외교안보비서관, 체코대사를 지내시고 현재는 남북어린이어깨동무 이사로 활동하고 계시는 민병석 고문님을 모시고 외향의 길을 함께 모색하였다. 참고로 이날 화요대화마당은 가을맞이를 겸해 삼겹살을 구우며 2부토론을 진행했다.
  

[사전발언 요약]

우리나라는 1억 3천만 인구의 경제대국 일본과 13억 인구의 중국이라는 거대 강국 사이에서 살고 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더라도 이처럼 강대국 사이에서 생존하려면 적어도 영국, 독일, 프랑스 정도의 국력이 되어야 버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구, GNP 등 Working Definition(구체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아이디어 차원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전략을 세우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북한 인구 2,200만과 남한 인구 4,500만을 합치면 영국보다 1,000만 명이 많다. 우리나라 GNP는 15,000 달러이며 GDP는 2004년에 약 7,000억 달러인데, 독일(2.4조억 달러)이나 영국(1.8조억 달러)의 규모가 되려면, 남북통일이 되어서 북한쪽 경제를 남한 수준으로 만들면 될 것이다. 그러면 GDP가 1조억 달러가 되어 독일이나 영국의 절반 수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개발 시대에 매년 10%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듯이 앞으로 10%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면 10년 내에 독일을 따라잡을 수도 있다. 1인당 GNP는 1960년 80달러에서 2005년 15,000달러로 200배가 증가했다. 우리는 이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라면 전혀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통일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역사적으로 신라는 무력으로 삼국을 통일해서 패망할 때까지 계속 민란이나 무력 소요가 발생했다. 그러나 고려는 달랐다. 통일과정에서 무력 사용이 적었고 포용정책으로 통일 후 30년 동안만 민란이 발생하고 그 이후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 차이에 주목해야 된다. 지금 일각에서는 북한에 대한 무력통일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만약 무력을 사용한다면 그 후유증은 엄청나게 클 것이다.



다음으로 주변국의 움직임을 예민하게 관찰하고 대응해야 한다. 국가의 지도자는 외교에 대한 이해가 꼭 필요하다. 먼저 러시아 얘기를 해보자. 러시아는 경제는 어렵지만 여전히 군사대국으로서 동아시아에 대해서는 안보를 중심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 한반도가 러시아의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 별다른 문제를 삼지 않을 것이다. '평화의 사명 2005'란 명칭으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과 중국의 산둥성 일대에서 군사 합동훈련을 시행했는데 규모면에서는 중국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사실 러시아는 시베리아 개발을 위해서라도 한국과 일본의 자본이 필요하다. 1990년 구 소련과 수교할 때 고르바쵸프가 30억 달러 차관을 제의했는데, 실제로 17~18억 달러의 차관을 물품으로 제공했다. 대기업 가전제품 등이 제공되었다. 그리고 그 조건으로 소련에게 북한에 대한 군사원조 중단을 요구했다. 소련이 한국과 수교한 것은 일본을 염두에 두고 일본을 자극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경제적으로 초강대국인 일본은 잠재적인 군사대국이다. 그리고 남북통일에 가장 교묘하게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 일본이 북한 카드로 통해서 한국에 많은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급격하게 경제 대국화가 진행중이다. 통일 한반도에 친중국 정부가 수립된다면 한국정부 주도의 통일도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다음으로 경제, 군사에 있어 최강국인 미국의 입장에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작아지고 있다. 그러나 촉매제로서 한반도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태평양전쟁은 미국과 일본 사이의 전쟁이었다. 때문에 한국은  일본을 견제하고 중국의 수도 북경을 위협할 수 있는 카드로 여긴다.

통일에 대비한 내부적인 준비도 치밀해야 한다. 아무리 남북관계가 좋아져도 현실에서는 구체적인 대안을 세워야 한다. 만약 북한의 선제공격 시 방어 방안, 반격 시에 DMZ까지 올라갈 것인지, 아니면 중국 국경까지 갈 것인지, 그렇게 될 경우 북쪽 통치는 한국이 할 것인지, 한․미 연합군이 할 것인지 등에 대해 구체적인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북한이 붕괴될 경우 소유권한의 문제도 국제사회에서 아주 미묘하다. 북한 간부들의 처리문제도 마찬가지다. 중간간부들은 한국으로 갈 것인지 중국을 택할 것인지, 고급간부들은 중국으로 망명하려 할텐데 중국에서 받아준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중국 정부는 북한 간부의 과거는 문제 삼지 않을 것이며 이에 한국보다 중국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크로아티아에 UN평화유지군 단장으로 일한 적이 있다. 유고연방의 입장에서 크로아티아는 독립을 요구하는 반군이었다. 때문에 유고연방군이 진압을 위해 들어갔는데, 독일 및 주변국들에서 이들을 독립국가로 인정하자, 유고의 진압군은 갑자기 침략군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당시 사태를 보면서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북한에 있어서도 이 점을 유념해야 한다.

앞으로 북한에 대해서 경제부터 건설시켜 놓고 통일을 하느냐의 문제에서부터 엄청난 비용과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들을 대비해야 할 것이다. 지금 북한의 식량 사정은 아주 심각하다. 1명이 1년에 곡물 260kg을 먹어야 노동은 못하더라도 생존이 가능하다고 한다. 2,200만 인구의 생존을 위해서는 총 572만 톤이 필요하다. 1인당 곡물 300kg이면 배고픔을 면하고 간단한 노동을 할 수 있는데, 총 665만 톤이 필요하다. 1인당 350kg으로는 사료로도 이용 가능하고, 400kg은 되어야 기본적인 생활이 된다. 정상적으로는 450kg이며 450kg 이상이 되면 반찬까지 신경 쓰게 되는데 총 950만 톤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665만 톤 이하이다. 남북한 합쳐 1년에 군사비로 200억불을 지불하는데 40억불이면 북한 사람들이 1인당 450kg을 기준으로 1년 동안 먹고 살 수 있다.

위기에는 3가지 위기가 있다. 단기적 부족(crisis utopia)은 그 시기만 넘기면 된다는 위기감이다.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단결이 더 잘 된다. 큰 걱정이 아니다. 중기적 부족은 일부 희생이 불가피하다. 그러면 사람들이 가족중심으로만 생각한다. 도둑질, 부패, 빼돌림 등이 발생한다. 절망적인 부족은 희망이 없는 것이다. 개인 중심이 된다. 심지어 일본이 패망했을 때나 6.25 전쟁 때 자기만 살기 위해 자식도 버리고 도망간 사람도 많다. 남북 이산가족 이외에도 남남 이산가족이 많았는데, 절대적인 위기에서 가족이 해체된 경우가 많다.


* 간담회는 “가을맞이 만찬” 자리에서 삼겹살과 소주를 나누면 진행했습니다.

참석 회원 : 김석규, 김현인, 박소희, 유재일, 윤여진, 이호준, 이주원, 조민, 진월(이상 9명), 아카데미(오은실, 김근홍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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