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중국을 어떻게 볼 것인가? 욱일승천하는 중국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그리고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미래는? 수만 가지 답변이 쏟아지는 가운데 지금도 중국은 성큼성큼 큰 발걸음을 움직이고 있다. 중-러 동맹의 강화와 합동군사훈련, 상하이협력기구를 통한 중앙아시아와의 연대, 그리고 아세안과의 FTA를 통한 중화경제권의 통합 등이 바로 몇 달 사이에 우리의 눈앞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코리아글로브는 “대한민국 외향의 길”을 찾는 두 번째 꼭지로 방경호 중국 동포사업가를 모시고 75차 화요대화마당을 진행했다. 방경호 대표는 한국과 조선족이 한민족으로서 발전하는 길과 국가로서 한국과 중국이 상호발전하는 방법을 더불어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한류에서 벗어나 문화, 서비스, IT 시장을 리드하는 한류로 업그레이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사전발언 요약]
먼저 제 소개를 잠시 하면, 조선족 동포 출신으로 중국 북경시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었다. 그러다가 역사속의 견당사(遣唐使) 역할을 해보고 싶어서 여행업을 하게 되었다. 현재는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북경 올림픽 기자재 납품 사업을 하고 있다. 아시는 것과 같이 중국에는 56개 민족이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는 조선족, 티벳족, 몽고족, 신장 위구르족에 대해서 특별히 신경을 쓴다. 그렇다고 소수민족이 강해지는 것을 반기지는 않는다. 때문에 한족이 아니면 사회적으로도 한계가 있다.
요즘 한국에서 관심이 많은 한류에 대해서 얘기해 보자. 중국에서 한류가 한창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연예인 중심의 엔터테인먼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제가 보기에는 한류에 있어 한국은 전통이나 문화, 서비스, IT산업을 중심으로 정책을 펴야한다. 그동안 한국의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할 때 실패를 많이 했고 지금도 그렇다. 또 초창기에는 한국 기업이 중국에 투자를 많이 했는데 지금은 유럽이 보다 적극적이다. 자동차의 경우를 들면, 폭스바겐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한국이 중국을 정확히 보고 좋은 관계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다음으로 중국의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하면, 등소평이 78년 개혁개방을 추진했을 때 원로들의 강한 반대를 극복했던 것은 알려진 얘기다. 이후 장쩌민을 거쳐 현재의 후진타오는 중국의 목표로 평화와 통일, 발전을 내걸었다. 최우선으로 경제를 도모하고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른바 소강사회(小康社會)의 건설이다. 다른 한편, 중국은 해외 이미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풍부하고 값싼 노동력이라는 자원은 곧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력자원 개발 역시 중요시한다. 600만 명 대학생 중 200만 명이 IT 전공이고 연구, 개발능력을 키우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젊은 사람들이 해외에도 많이 나가고 공부하고 와서 책임감 있게 잘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열린 사회로 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을 말할 때 빼놓아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중국에는 자본주의+사회주의+봉건주의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으로 내려가면 공산당의 영향력보다 지역 유지의 영향력이 강한 경우도 많다. 또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베이징 만의 올림픽이지 중국 전체의 올림픽은 아니라는 분위기도 있다. 한편, 경제는 외국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문화만큼은 외국의 영향력을 허용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그리고 국가의 정책을 세움에 있어서 적어도 15년을 내다보고 수립한다.
외교전략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일본과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EU와 전략적인 파트너 관계를 설정하고 손을 잡았다. 중국은 모든 주변국들과 공존하며 UN과 함께 가되 내정간섭을 하지 않는다. 아시아를 주도하되 분쟁은 원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세계 흐름에 편성하여 경제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과연 한국이 빠르게 변하고 발전하는 중국의 등에 올라타서 더불어 발전할 수 있을지 기대와 더불어 걱정이 있는 게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연변 동포들 얘기를 하면, 조선족 동포들은 후진타오나 중앙당보다 한국의 대통령이나 정치에 관심이 더 많다. 역시 조선사람은 조선사람인 것이 한국의 내부 문제를 가지고 언성을 높이기도 한다. 한국이 잘 되어야 우리 동포들도 잘 살 수 있다. 한국 정부나 사회단체의 중국 동포 지원도 마찬가지다. 상징적으로 PC 몇 대 지원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정작 동포사회와 한민족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낙후한 지역을 중심으로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교육에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간담회 요약]
김현인 : 공산당이 중국을 움직인다는 말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공산당 당원으로서 활동이나 또는 통제는 없는지? 또 미국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인권이나 민주주의, 정치적 자유가 어느정도까지 보장되는지? 결국 그런 문제들로 인해 중국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있는데.
방경호 : 당 차원의 규제는 별로 없다. 당은 큰 틀만 규정한다. 행정명령이나 통제는 별로 하지 않는다. 중국도 천안문사태, 소련 해체를 겪었고, 대만ㆍ한국ㆍ미국을 연구하고 그들과의 관계를 고민하고 있다. 때문에 공산당 차원에서도 외국의 문물을 가서 보고 배우고 받아들인다. 최초의 심천 개발이 상해로, 지금 진행하고 있는 서부지역 대개발과 동북3성 개발 역시 중앙 정부 차원의 큰 틀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박종철 : 중국의 제도권 교육과 민족교육 중 동포사회에서는 어느 것이 주로 이루어지는가? 제도권 교육을 계속 받으면 민족성을 잃어버리지는 않는가? 일본은 우리 동포들이 운영하는 학교를 나오면 인정하지 않고 검정고시를 다시 봐야 하는데 중국에서는 인정 받는가? 제도권 교육과 민족교육 선택 고민을 하지 않나?
방경호 : 중국에서는 소수민족 교육을 허용한다. 동화정책의 일환이다. 하지만 청나라 만주족 언어는 없어졌고 문자도 거의 없어졌다. 각 민족 언어로 교육을 시키지만 중국에서 발행한 교과서로 공부를 시키고 민족교육도 공산당 틀 내의 민족교육 즉, 중국역사이다. 민족의식을 가르치지는 않는다. 조선족 교육을 허용하고 있지만 은근히 경계한다.
정낙근 : 2002년 북한이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신의주 특구와 관련해서 당시 중국 당국이 양빈장관을 구속해서 결국 반대를 표시했는데.
방경호 : 양빈은 국적은 네델란드 사람이지만 사실 중국사람이다. 국적은 중요하지 않다. 정치를 모르고 비즈니스를 할 수는 없다.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는 쉽지 않은데, 중국도 북한이 너무 못사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김경아 : 주변에 중국에 진출해서 실패한 사람들이 많은데.
방경호 : 중국을 잘 몰라서 실패를 많이 한다. 중국의 시장성을 봐야지 단지 인건비가 싸다고 중국에 와서 사업하면 망한다. 중국은 인맥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한국의 문화, 근면성, 책임감 등 인간적인 면을 중요시 하는 전략으로 가야 오래간다.
참석회원 : 김경아, 김석규, 김현인, 박소희, 박시정, 박종철, 박종희, 손종도, 윤여진, 이근주, 이왕재, 이주원, 임윤옥, 정낙근, 허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