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차 화요대화마당-新리더십과 국가경영Ⅰ

by KG posted Nov 14, 2005







[편집자 주] 대립과 갈등, 그리고 전망의 부재. 2005년 한국사회가 당면한 위기감의 근원에는 실력과 책임감을 갖춘 리더십에 대한 갈망이 담겨져 있다. 87년 이후 민주화세력에게서 386으로 이어지는 우리사회의 집권세력은 여전히 권력게임에서는 프로페셔널의 명함을 내밀고 있지만, 국가운영에 있어서는 아마추어리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의 연정구상과 선거구제 개편을 포함한 개헌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코리아글로브는 기획 화요대화마당 “新리더십과 국가경영”을 마련하고 첫 번째 손님으로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을 모셨다. 여야를 떠나 대표적인 386정치인으로 꼽히는 고의원은 이날 대화마당을 통해, 우리 공동체가 당면하고 있으며, 또 앞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에 대한 인식의 공유가 없는 가운데 제출되는 아젠다는 헛구호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공동체의 당면한 문제와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여ㆍ야ㆍ시민ㆍ연구단체를 포괄하는 네트워크 구축이야말로 시대역량의 집결이라는 차원에서 절실하다고 제안했다.


[사전발언 요약]

여러 가지 인연으로 평소 가깝게 느꼈던 코리아글로브의 초대를 받고 홈페이지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코리아글로브의 고민과 비전이 개인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고뇌, 정치적 가치와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그만큼 우리 세대의 고민이 많이 근접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주류세력이 바뀌었다 할 정도로 국회도 세력이 많이 바뀌었다. 세간에서 말하는 386 출신만 20명이 넘는다. 그러나 기대했던 만큼 국회는 달라지지 않았다. 아직까지 구주류의 틀 내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고, 새로운 아젠다를 제시하고 이끌지도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대안체제, 즉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경유착이 줄어들고 정책국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진행 중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선도적 기능을 못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시민사회 단체들과 네트워크도 없는 실정이다. 이는 변화된 사회상에 대한 인식의 합의가 없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예를 들어 80년대 후반에 전교조운동을 하면서 제기했던 민족ㆍ민주ㆍ인간화교육이 지금도 맞는지 궁금하다. 어떤 모습의 인간을 키울 것인지,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가 없다.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인간을 육성해야 하는데 시대가 필요로 하는 교육의 컨셉에 합의가 아직 이루어지지 못했다. 국제화, 세계화에 대한 문제도 그렇다. 예를 들어 한민족네트워크도 문제의식은 있는데, 비전이나 구체적인 방향에 대한 합의는 없다.

리더십은 시대변화에 대한 인식의 공유가 전재되어야 한다. 그로부터 아젠다(의제)를 세팅할 수 있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솔직히 리더십에 대한 연구나 고민도 부족한 게 사실이다. 구시대 정치의 틀이 무너지고 있는데 아직 새로운 틀을 발견해 내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386세대들은 저항에 익숙한 세대라서 문제제기는 잘 하는데 대안을 만드는 것에 약하다. 한편으로는 민주화 운동이 국가경쟁력을 재고시킨 90년대 이후의 IT, NT, BT 등의 발전의 토대가 되고 기여한 것이 많은데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

개혁은 사회 중장기적 과제인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너무 서둘러 결과를 보려했다. 긴 안목으로 사회 전반을 변화시킬 수 있는 로드맵을 짜야 한다. 세대갈등, 지역갈등, 남북문제 등 사회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에 있어서 통합하기 위한 과정 역시 중요하다.

다음으로 한반도 평화의 문제를 고민하게 되는데, 향후 2~3년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남북경협도, 국제관계 등 구체적인 변화의 가능성이 크다.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정상화 되었을 때 이후의 준비를 잘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남북 통합을 위한 사회적인 교육도 필요하다. 그 외에 아시아 평화공동체를 위한 구체적 모델의 고민, Soft Power의 문화강국을 향한 국가모델의 제시하기 위한 고민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실천가능한 그림을 그려낼 수 있는 전문능력과 전체를 바라볼 줄 아는 시야를 갖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 저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두 고민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토론 요지]

김현인: 연정이나 개헌 논의, 그리고 여야의 모습을 보면서 향후 정치구도의 변화 가능성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떤 방향이 맞다고 보는지?

고진화: 대선자금 사건이 한국 정치 지형의 1차 혁명이었다. 불법 정치 자금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어느 정도 수용되었고, 정경유착의 후진성을 탈피하여 선진정치로 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한다. 다음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 제안은 정치를 일상적으로 안정화시키기 위한 제안이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뿌리 깊은 지역구도인데 이를 깨기 위한 노력이 가동될 것이다. 연정이나 개헌이 그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최배근: 우리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쓸데없는 곳에 소비하는 않고 공동체의 번영을 위해  투입하도록 하는 리더십이 절실하다. 87년 체제 이후 386세대의 전면 등장은 기존 질서의 해체와 관련해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준비없이 해체를 맞으면서 제대로 책임을 질 수 있을지 걱정이다. 길게는 고령화문제에서부터 짧게는 한반도문제, 경제, 정치문제에 이르기까지 변화와 발전을 위한 리더십의 주체가 386이어야 하는데, 책임질 실력이 있는지 궁금하다. 여전히 추상적이다.

21세기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20세기적인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공동체의 집합의지를 모으고 소모적인 논쟁을 없애야 한다. 어쨌든 정치권이 풀어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고의원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책임감과 비전에 대해서 듣고 싶다.

고진화: 지금 현 여당과 집권세력은 자신감을 잃은 것 같다. 권력을 만들기는 했지만, 준비가 없었기 때문에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바깥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별로 없다. 한마디로 끌고가지 못하고 밀려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세대가 국가경영에 필요한 의제를 설정해야 한다. 준비되어 있는 사람들을 모으고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 여야를 떠나 정치인들과 외부의 여러 단체들과의 네트워크가 절실하다.

김경아: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구체적으로 어떤 아젠다를 고민하고 있는지?

고진화: 정당내의 정책연구소에서 포지셔닝을 못잡고 있다. 그렇다고 개별 의원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 결국은 클럽 수준보다 높은 연구소를 만들어야 된다. 국가의 당면과제를 해결할 대안을 만드는 네트워크를 추진중이다.

최배근: 열린우리당이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도 그렇고 정치하는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20~30년 뒤를 위한 큰 맥을 짚어내고 현안들을 어떻게 엮어낼 것인가? 386 개개인 정치인들이 노무현 대통령 이후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고진화: 국회의원 개인도 아젠다를 설정해야 하지만 여러 그룹들이 만들어져서 국가차원의 아젠다를 만들어 정치권이나 사회에 문제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시대의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박종화: 열린우리당의 유시민의원이 연정에 대한 입장에서 다양한 이념별로 정당이 갈라져서 정책별로 서로 연정하는 구상을 밝혔는데, 고의원의 생각은?

고진화: 연정은 필요하다. 현재의 정치제도와 구도를 효율적으로 바꿔야 한다. 현재의 지역대결 구도를 바꾸고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시도할 필요가 있다. 과거 패러다임의 제한된 틀이 해체될 필요가 있다.

최배근: 노무현 정부의 국정운영이 실망스럽다 보니 국민들의 불신이 너무 강하다. 연정 제안은 집권초기에 했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통합을 내걸었다면 17대 초기부터 내용상의 연정을 했어야 했다.

박종화: 선거구제 개편을 위해 연정을 제안한 것이다. 현재의 정치구도 형식을 바꾸지 않으면 힘들다. 정치지형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정치구도 개편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고진화: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 국회로 들어갈 수 있는 제도를 택해야 한다. 독일식 정당명부제도에 찬성한다. 제도 변화는 정치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함께 할 수 있는 세력이 있어야 가능하지 개인으로서는 힘들다. 정치권의 질서 개편은 필요하다.


참석회원 : 강성룡, 김경아, 김석규, 김정대, 김현인, 박소희, 박종화, 염동하, 이주원, 이호준, 임중형, 최배근, 최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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