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시베리아 개발과 한반도

by 최새힘 posted Feb 28, 2006
국가가 석유시장에 개입해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석유를 비축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혹 어떤 이는 생존의 전략으로서 국가의 개입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뚜렷한 편익이 없는 추상적인 개념일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석유시장은 비교적 시장의 원리가 잘 작동하고 있는 시장 중에 하나입니다. OPEC가 담합이 성공한 역사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최근 석유값의 폭등은 사실 담합의 결과인지 혹은 전쟁의 결과인지 식별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석유값이 예전에 비해 많이 비싸졌습니다. 하지만 환경적인 편익을 고려해볼 때 현재의 가격은 아직도 낮은 편입니다. 거리에 줄지 않는 자동차를 보십시오.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해비용이 더 큽니다. 물론 가난한 사람들이 난방비를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사회전체의 편익의 크기와 형평성은 다른 문제입니다.

인간의 화석연료 의존 경제에 대한 시각에서 비판해본다면 높은 석유가격은 재생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지하철에 붙은 광고를 보니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의 전기료가 월등히 싸더군요. 이건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네온싸인 등으로 쉽게 써버리는 일과 에너지효율성 측면에서 보면 대단히 바람직스럽지 못한 일입니다.

공기업이 아닌 사기업도 국내시장에 석유를 안정적으로 공급하여 얻을 수 있는 수입의 크기는 아주 충분합니다. 에너지 산업의 경우 정부의 간접적인 도움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기업이 자신의 역할을 다할 때 에너지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은 의미가 없습니다.

이제 석유공사에 대한 국민적 원망을 토로해보겠습니다. 석유공사의 역할은 해외유전의 개발과 석유의 비축 두 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해외유전의 개발은 이미 사기업이 하고 있는 일이고, 비축하는 일은 이미 조달청이 동일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석유만 못하고 있겠지요. 즉 불필요한 일을 위해 국민의 세금을 써가며 공기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대에 맞지 않는 공기업인 것입니다.

하루 빨리 석유공사를 해체하고 그 돈을 소년소녀가장을 돕는 일에 사용하는 것이 국가적으로는 절실한 일입니다. 조직 이기주의 때문에 축소나 해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겠는지요.

시베리아와 한반도, 어쩐지 어색한 제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