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의원> 3당 국회의원 초청 집담회 첫 순서

by KG posted Nov 12, 2004
야 3당 국회의원 초청 집담회(초청의원:김부겸 열린우리당 의원)-"중일 경제영토 확장과 아시아 경제네트워크 건설"

여․야 3당 국회의원 초청 집담회

중․일 경제영토 확장과 아시아 경제네트워크 건설



일    시: 2004/11/09 PM 7:30-10:00

장    소: 코리아글로브 회의실(경희궁의 아침 오피스텔 4단지 1504호)

초청의원: 김부겸(열린우리당 의원)

정    리: 사무국장 이주원



코리아글로브는, 남남갈등을 극복하여 ‘잃어버린 10년’에 종지부를 찍고 공동체의 주요관심무대를 아시아로 옮겨 국가와 민족의 활로를 찾는, 그랜드플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이에 우리와 뜻을 같이 하는 현인(賢人)들을 찾는 첫 마당으로 ‘여야 3당 국회의원 초청 집담회’를 기획하게 되었으며, 연후에 기업인과 과학기술인을 비롯한 각계인사를 모시는 자리를 연중 가질 것이다.


정치인 초청 집담회는 11월9일 열린우리당 김부겸 의원, 11월16일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 11월23일(미정) 민주노동당 조승수 의원의 순서로 열린다. 아래에 1차 집담회에서 나눈 이야기를 간략하게나마 소개한다.



1. 집담회 기획의 취지


4대 강국의 틈바구니에 낀 한국은 지금 국가적 위기에 봉착해 있다. 특히 남북한 경제와 한반도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수중에 놓여 있다. 한국의 위기는 87체제의 위기이기도 하다. 위기는 외파(explosion)에 대한 우리사회의 문제해결능력(리더십)의 부재에서 비롯되었다.


민주화의 결과로 성립한 87체제의 주역들은 국가사회의 장래에 대한 설계보다 과거의 해석과 현재 질서의 재편에 치중하고 있으며 낡은 질서를 대체할 새로운 청사진을 갖고 있지 않았다. 이는 북핵위기로 표면화된 한반도 문제와 외환위기 이후의 경제전략 실종으로 나타났다. 경제선진화의 전략이 없이 영․미형 시장경제모델을 안이하게 추종한 결과, 내수기반은 붕괴되었으며 한국경제는 소수 품목의 무역성적표와 소수 첨단 산업에 미래를 거는 구조적 불안정성에 처하게 되었다. 아울러 대안 없는 탈미자주(脫美自主)와 친중연북(親中聯北)의 한반도구상은 오히려 한반도문제를 국제사회의 몫으로 넘기고 그 결과 미국과 중국에 주도권을 이양하게 되었다. 이에 관한 근원적 성찰이 부재한 참여정부는 선배 민주화세대가 길을 닦은 이전 정권보다 더한 무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87체제의 결과로 성립한 문민정부-국민의정부-참여정부에서 진행된 개혁의 결과를 보면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위한 개혁이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가전략을 세우지도 못하고 10여 년에 걸쳐 지속되는 개혁은, ‘개혁을 위한 개혁’으로 빛이 바랠 개연성이 높다. 그리고 시대가 바뀌면 공동체의 우선순위가 조정될 수도 있다는 평범한 공리조차도 어긋나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개혁은 ‘시스템 개선의 일상화’란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이념논쟁의 과도화’로 흘러 국가사회의 통합이 아닌 남남갈등의 심화로 귀결되고 있다. 이에 관한 한 민주화세대의 등을 탄 이념세대나 개발세대의 정치적 결실을 독점한 영남파 모두 적대적 공존의 당사자인 수구(守舊)로서 오늘의 사태를 초래한 직접적 책임을 져야한다.


코리아글로브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남남갈등의 해법과 지난 10여 년 방치된 국가전략의 틀을 새로이 짜려는 모색 끝에 경제를 축으로 제반 분야를 망라한 ‘아시아네트워크’라는 집단적 문제의식을 정초해냈다. 그리고 ‘중․일 경제영토 확장과 아시아 경제네트워크 건설’이란 주제로 열린우리당 김부겸의원(이하 김의원)의 고견을 들었다.



2. 김부겸 의원의 발표


김 의원은 “민주화운동세력과 산업화세력 모두 공동체의 안위는 모른 척한 채 서로를 배척하고 있다”고 운을 띠우며 말문을 열었다. “절대다수 의원들은 국가가 봉착한 어려움에 깊은 고뇌를 품고 있지만 막상 의총이니 하며 모이면 당을 막론하고 극단의 목소리가 전체를 압도하여 버린다. 아직 한국정치는 그 목소리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면서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와 관련, 일전의 “대통령은 대통령다워야 하고 총리는 총리다워야 한다”는 일갈에 관한 소회를 묻자 “내 충정을 알지 않느냐”며 소이부답(笑而不答)했다.


아래는 주제에 관한 발표 요지다.


“동아시아에서 한국이 과연 스스로의 전망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찔하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구한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 시점이 수백 년 만에 한민족이 국제정치라는 냉혹한 현실을 피부로 느낀 때가 아닙니까.


당시 황준센의 <조선책략>은 조선의 리딩그룹에게 국제정치와 외교를 훈수하는 책입니다. 그 주요내용은 ‘조선은 아시아의 요충을 차지하고 있어 열강들이 서로 차지하려고 할 것이다. 조선이 위태로우면 중국도 위급해진다. 러시아가 영토를 넓히려고 한다면 반드시 조선이 첫 번째 대상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조선이 세워야할 책략으로 러시아를 막는 것보다 급한 일이 없다. 러시아를 막는 책략은 무엇인가? 친중, 결일본, 연미국으로써 자강을 도모할 뿐이다.’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선책략>조차 러시아와 동아시아의 패권을 놓고 영토분쟁을 하던 중국의 안보적 측면에서 쓰인 책일 뿐이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당시 조선엔 이 정도 수준의 이야기조차 없었으며 고종이 이를 배포하자 유생들이 연명상소하며 저항했던 일은 유명합니다. 결국 조선은 국제정치를 읽지도 못하고 읽으려고도 하지 않다가 인류사에 있어 그 혹독함을 따라올 수 없는 일제식민 치하가 되고 말았습니다.”


김 의원은 구한말 조선의 위기를 <조선책략>과 예시하며 한민족공동체에게 닥친 현실의 위기감을 토로했다. 김 의원은 “오늘의 현실로 돌아와 21세기 한민족공동체의 가장 큰 위협은 중국의 비약적인 성장과 패권 추구”라며 다시 말문을 열었다.



“만약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없었다면 한국인들이 패권국가로서 중국의 본질을 깨닫기가 쉽지 않았을 겁니다. 지금 우리에게 있어 중국이라는 호랑이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는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 그 호랑이 등에서 떨어지는 순간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두워질 것입니다. 그러나 중국이라는 블랙홀에 대한민국이 빨려 들어가지 않고 한민족공동체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꾀할 수 있다면 평화와 번영을 구가할 수 있습니다. 부국강병은 현실의 문제이며 이를 죄악시하는 것은 어리석습니다. 더불어 대한민국 정부의 신중하면서도 미래를 조망하는 외교 전략이 절실한 때입니다.


동아시아에서 한국과 유일한 동맹관계에 있는 일본(한-미-일 삼각동맹) 또한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원하는 국가라고 보기에는 힘듭니다. 따라서 우리는 균세와 자강, 그리고 국가 이익을 지킬 수 있는 안목이 있는지 스스로 물어봐야만 합니다. 저는 험악한 동아시아의 국제정세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으로 일맹삼반(一盟三伴)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일맹은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말하는 것이며, 삼반은 일본, 중국, 러시아와 동반자적 관계가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세계 12위의 무역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미국의 안보우산 속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2위라는 무역대국의 포지션을 가진 대한민국이 새로운 성장과 도약을 위한 국제 전략을 갖고 있다고 확언드릴 수가 없습니다.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실사구시(實事求是)하지 못하는 도덕론과 명분론은 국가공동체의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합니다. 결국 조선의 몰락을 가져온 것도 중국에 대한 사대의 결과로 의리라는 도덕론과 소중화라는 명분론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김 의원은 균세(均勢)와 자강(自彊)을 강조하였으며, 대한민국의 국가전략으로 ‘일맹삼반의 외교’를 제시하였다. 그러나 아직 대한민국 차원에서 적극적이며 능동적인 외교안보전략을 가졌는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못하였다.


코리아글로브는 스스로 정초한 개념인 아시아네트워크에 관해 김 의원의 의견을 구했다. 그는 “코리아글로브의 아시아네트워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아직 국가 차원에서 이를 지원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또한 “동아시아에서 대한민국이 경제네트워크를 주도하지 못한다면 에너지의 안정적인 확보는 물론 시장의 확보도 힘들어진다”고 하였다. 김 의원은 아시아네트워크를 원교근공의 측면에서 이해하였으며 국가전략의 새로운 틀로까지 함께 논하지는 못했다.


또한 김 의원은 “대한민국은 보수가 진보를, 진보가 보수를 압도적으로 누를 수 있는 사회가 더 이상 아닌 51대 49의 사회”라고 했다. 그는 “보수가 한국사회를 장악해도 반대하는 49% 세력이 있으며, 진보가 한국사회를 장악해도 반대하는 49% 세력이 있다”며 “더는 반대진영을 힘으로 누르려하지 말고 ‘타협과 설득’의 수준을 높여 헤게모니로 주도하는, 업그레이드가 절실하다”면서 온건중도노선의 중요성을 밝혔다.



3. 자유토론


자유토론에서 코리아글로브 회원들은, 정치권에 입문한 선배 민주화 운동세력과 386 국회의원의 무능에 관한 질책을 시작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다음은 코리아글로브 회원들의 토론 요지다.



한 회원은 “87체제 성립 이후 많은 민주화 운동세력이 국정운영의 주체로 참여했는데, 이들이 참여한 지난 10년은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이 꺼진 기간이었다. 김영삼 정부의 무능은 외환위기를 불렀고, 김대중 정부의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은 내수기반의 붕괴를 불러왔다”며 민주화세력의 무능을 꼬집었다.


또한 그는 “참여정부 수립 뒤 탄핵풍의 도움으로 국회에 대거 입성한 386 국회의원 다수는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로서 실력 문제가 심각함에도 여전히 우선순위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국정에 임하려 한다”면서 “오죽했으면 우리 단체가 ‘아시아네트워크’라는 주제로 함께 토론할 국회의원을 찾았으나 299명 중에서 단 3명을 골라내기가 쉽지 않았다”며 대를 잇는 민주화 운동세력의 무능과 성찰의 부족을 질책했다.


또 다른 회원은 “시청 앞을 점거할 수 있는 동원능력을 가진 극단적 친미세력과 극단적인 반미세력에게 대다수의 합리적인 온건중도적 사고를 가진 국민들은 포위되어 있다. 국가의 미래를 논하는 고뇌는 극소수 극단파들의 선동에 묻혀 자리 잡기가 어렵다. 언론방송 또한 이에 편승해 패를 갈라 목소리를 키우고만 있지 차분한 이성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 참여정부의 열렬 지지층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냉엄한 국제정치의 현실을 염두에 두고 특히 대다수 지지층의 우려를 우선시한다면, 경제와 안보에 관한 갈짓자 걸음을 확고히 멈출 때가 되지 않았느냐. 이미 그랬으면 진작에 극단적인 친미세력의 준동도 막았을 것”이라며 김 의원에게 집권세력이 자제와 중도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을 요청했다.


덧붙여 그는 “고용 없는 저성장의 시대에 실업의 늪에 빠져 있는 청년실업자들에게 정부가 길을 열어주려면 아시아 경제네트워크 구축에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 알아서 싱가포르든 어디든 가라는 것은 나라 없는 백성들에게나 할 소리다. 정부가 앞장서서 중개의 역할을 책임지며 한국의 청년들이 국제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제 꿈을 펼칠 기회를 만나도록 돌파구를 열어주어야 한다. 그저 공공근로 일자리나 늘리는 뉴딜이나 건설경기를 저울질하며 경기조절에 몰두하는 조작기법 말고 국제사회를 무대로 실업문제와 시장의 확대에 관해 정면 승부하는 믿음직한 정부로 자리 잡길 바란다.”며 참여정부에 대한 세간의 실망감을 대변했다.


이외에도 여러 분의 참석자들이 귀한 말씀을 해주셨지만 다 옮기지 못한 점, 정중히 사과를 드린다. 코리아글로브가 주관한 국회의원 초청 1차 집담회는 시종일관 진지하게 최선을 다한 김부겸 의원의 열정과 국가전략의 틀을 새로이 짜겠다는 코리아글로브의 냉철한 이성이 하모니를 이룬 멋진 만남이었다. 자정이 넘어서까지 자리를 지킨 모든 참석자들께 깊이 감사를 드린다.


아래는 당일 참석자 명단(가나다 순) 그리고 ‘아시아네트워크’ 발표문을 별첨한다. (코리아글로브- 이하 KG)


강성룡(흥사단 교육운동본부) 고한석(삼성 네트웤스 팀장) 김대호(자유기고가) 김부겸(열린우리당 국회의원) 김석규(KG KP2010 분과장) 김태희(회사원) 김현인(회사원) 박소희(KG 운영위원) 박종화(게임개발협회 부회장) 윤여진(건설기술인협회) 이규승(회사원) 이왕재(KG 경제모델 분과장) 이주원(KG 사무국장, 작은손길) 이호준(녹색연합) 임윤옥(회사원) 정우룡(회사원) 조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진월(KG 대표, 서울 불교대학원 교수) 최배근(KG 운영위원장, 건국대 경상학부 교수) 최성주(미디어워치 회장) 최소영(대학생) 하태경(SK경제연구소 연구원) 허욱(자유기고가)등 23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