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툰나잉, 그대 잘 가시오.

by 코리아글로브 posted Sep 11, 2015

<그대 잘 가시오.>


코리아글로브 상임이사 김석규


내툰나잉.
그대와 처음 만난
2015년 4월29일 저녁을 어찌 잊겠소.


내툰나잉+사진.jpg


한-미얀마 수교 40주년이라
무엇이라도 도움이 되려
국회 한켠을 잡아놓고
여야 의원들까지 불러모셨지만‥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라
아예 판을 깨는 주한미얀마대사관 탓에
아무 것도 하지 못했지 않소.

그때 그대와 김영길 아웅산포럼 대표께서
아예 부천에서 40주년 기념식을 갖자,
하여 NLD사무실에서 서른 남짓 우리끼리
두 나라의 40년 우정과 백년 미래를
함께 축원하지 않았소. 밤이 새도록.

"대사님께 고맙다 박수 드립시다.
그분이 아니었으면 어찌 우리가
이토록 귀한 인연을 맺었겠습니까."

처음 보는 자리에서 그대는 남달랐소.
두 달 마음고생을 한마디로 녹였으니
8.8부터 얼추 서른 해 그 긴 나날 또한
그대에게 넘지 못할 벽이 아니다 싶었소.

많이 떠들었소.
광화문에서 여의도에서
저 부천에 황금이 있다
머리 깎지 않은 파고다가 있다~

그런데 아이구머니나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오.
두 달만 지나면 11월8일인데
코앞에 두고 심장마비라니.

내 미처 몰랐소이다.
그대의 늠름함에 취해
그 긴긴 나날 그 몸서리치는 세월에
그대의 속이 썩어 문드러지고
그대 심장까지 무너졌음을
이 어리석은 사람은 못 읽었소이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아웅산수지 여사보다 더 빨리
하늘나라에서 그대를 부를 줄이야
이 모자란 사람은 꿈에도 못 헤아렸소.

이럴 줄 알았으면
국회에서 광화문에서
그럴 듯한 자리 만들어
그대와 함께 하려 하지 말 것을.

그저 부천에 불쑥 쳐들어가
그대의 손을 덥썩 잡고
막걸리 한잔 나눌 것을,
이 멍청이는 이 어둔 밤
사무실 홀로 한잔 마시며
그대의 이름을 부릅니다.

내툰나잉. 그대 잘 가시오.
내 이제 또다른 내툰나잉을 만나
그대와 못 다한 숙제를 풀 것이오.

내툰나잉. 부디 저 세상에서라도
그대의 미얀마가 자유의 나라가 되도록
우리 코리아가 통일의 나라가 되도록
우리 굳게 나누었던 약속을 이룹시다.

내툰나잉. 저승에 좋은 자리 봐두시오.
흐르는 세월 따라 문득 그대 볼 날이면
그새 잊어버렸소 타박하며
볕 좋은 마당에서 한잔 가득
이미 돌이 되어버린 아쉬움을 녹여냅시다.

내툰나잉. 보고 싶소.
내툰나잉. 그대 잘 가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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