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리> 셋한 무너진지 1343년, 태백산 천제단

by KG posted Nov 18, 2011
4344년(2011년) 음력 9월26일(10월22일)은
가우리(고구려) 펴라(평양성)가 스스로 불탄 날입니다.
하여 이를 끝으로 셋한(삼한)의 질서는 무너졌으며
그 뒤로 1343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도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던 복합문명의 혼은 살아나지 않고 있습니다.

코리아글로브는 지난 해부터 그 날을 기리면서
반드시 셋한의 질서를 되살리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마땅히 10월22일 해야 했고
더군다나 어천절에 맹세까지 했음에도
우스운 욕심으로 넘어가려다 하늘의 벌까지 받았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스무 엿새나 지나
永樂 烏金 公無가 함께 태백산 천제단에 올랐습니다.
감히 삼육대례를 올리고 내려오는 길에
단군성전에 들러 비나리를 바쳤습니다.

놀라운 일이 있었습니다.
하늘 연 날과 같이 까마귀가 내내
올라오는 우리들을 이끌어주었습니다.
사람들이 있을 때는 보이지 않다가
우리 일행만 있을 때를 골라
머리 위에서 눈앞에서 이끌었습니다.

다음은 안개였습니다.
하늘굿을 올릴 때 천제단을 감싼 안개는
그 신비로움을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끝으로 뉘신지 모를 어르신이었습니다.
처음 뵙는 단아하고 범상치 않은 할머니께서
정한수만 올려놓고 정좌하여 기도하시다가
永樂을 보고 하시는 말씀이 놀라웠습니다.

예전 밤에 제 지낼 때 보았노라고.
그게 너댓 해 앞이었습니다.
깜깜한 밤에 영하 십몇 도의 추위에 손발이 오그라들어
이러다 얼어죽는구나 실감할 때 함께 간 公無가 끓여준
라면을 천제단에서 먹고 살아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그 곳에 누가 잠시 있기는 한 듯한데
얼굴도 분간할 수 없는 어둠에서 누가 우리를 기억하겠습니까.
그리고 보통 천제단에 올라오는 무당 분들은
옷차림이나 기도할 때의 모습과 물품이 남다릅니다.
그러나 이 분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람이신지 신령이신지 모를 분을
만나고나니 하나는 분명해졌습니다.
"하늘에서 뭇 거룩하신 어른들께서
우리의 바람을 들어주시는구나.
그래서 앞으로 숙제가 더 많아지겠구나."

아래에 그 날의 비나리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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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나리

                                    1343해, 셋한 무너지고
                                      스무 엿새 지난 날
                                        코리아글로브

하늘겨레가 모시던 하느님은
셋이 하나이자 하나가 또한 셋이니
한어버이와 한스승과 한임금이라.

무등의 나날이던
환한나라의 때가 아득하여
한스승께서 오시어
널리 사람을 더하게 하더라.

그럼에도 끝내
한어버이 때로 돌아가지 못하고
환한나라를 이루지 못하더라.

이에 머리 된 사람들과
불을 다루던 사람들과
하늘을 우러르던 사람들이

하늘과 땅과 사람이
서로 어르는 까닭을 밝히고
스스로 어울려 새터에 자리잡아

다시 닫힌 하늘을 여니
이는 셋한이며 그를
한임금께서 다스리더라.

그로부터 셋 즈믄 해가 가도록
하늘 겨레는 하느님의
꿈과 뜻과 길을 받들어
시월 상달 초사흘에

늘 하늘을 다시 여는
큰자리를 펼치고
온 누리의 사람들을 모아

사흘 동안
먹고 마시며 춤추고 노래 부르며
하늘겨레의 뿌리를 이어왔노라.

땅을 먹고 바다를 마시며
하늘 높이 춤추고
하느님의 꿈과 뜻과 길을 노래했노라.

그러나 그 모든 빛을
오로지 한 사람에게 돌리는
어둠의 때를 이겨내지 못하고

제 지나온 날을 잊고
제 뿌리를 스스로 뿌리쳤으며
꾸며진 바깥의 그림자에 눈멀어

즈믄 해가 지나도록
갖은 부끄러움을 다 겪고
마침내는 거품처럼 사라질
두려운 때를 온 해나 겪었노라.

스무 엿새 앞에 9월 스무 엿새 날이
바로 그 셋 한이 문을 닫은 날이니
이미 누른바다를 거느렸던
불한이 제 조상의 터를 잃고
섬나라로 쫓겨 간 지 여덟 해.

큰마루치께서 숨을 거둔지 고작 이태 만에
아홉 온 해를 이어온 가우리는 주저앉고
펴라 벌판은 스스로 불바다가 되었으니
아~ 애 끊은 그 아픔을 가슴에 새긴 지
어언 1343 해가 지났노라.

어천절에 하늘제사를 올리며 고했습니다.
반드시 9월 스무엿새에는 천제단에서
시월상달 초사흘에는 참성단에서
뭇 거룩하신 어른들을 뵙겠노라고.

그 약속을 하챦게 여겼음에도
가벼이 매를 드셔서 이리 눈을 떴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얼간이가 되지 않겠습니다.

이제 임진년을 앞두고
비로소 하늘겨레가 눈을 뜨려 하니
뭇 거룩하신 어른들께서 지켜주소서.

다시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고
환한 나라를 제대로 세우려는
코리아글로브를 도와주소서.

어리석었음에도 먼 뒷날을 보시고
하느님께서 살려주신 신한이
하늘제사를 올렸던
큰흰뫼의 하늘굿당에
오늘 뒤늦게 섰나이다.

셋 한을 되살리겠나이다.
가까이는 머리한과 불한의 자취가 남은
만주와 섬나라가 코리아와 함께
하늘제사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멀리는 푸르렀던 앗선의 가운데와
드넓은 앗선의 아래 바다가
함께 영고와 동맹과 무천,
하늘겨레의 잔치로 어울리겠나이다.

무등의 꿈과
홍익인간의 뜻과
공존공영의 길을 함께 하는
셋 한을 되살리겠나이다.

하여 하늘겨레가
저 홀로 잘 사는 날이 아니라
온 누리의 사람들이 기뻐하고
위아래 없이 마음으로 누리는
환한 나라로 지구마을을 이끌겠나이다.

그리 되도록 이끌어주소서.
저희 비록 그릇은 작고
됨됨이도 볼 바가 없지만

여러 즈믄 해에 사무쳐온
맺힌 바람을 풀어라
이 자리에 보내심을 믿나이다.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지이다.